제4차 산업혁명의 플랫폼으로서의 유네스코
광화문을 거닐다가 제4차 산업혁명위원회 간판을 보면서 만감이 교차한다. 한 때 혁명은 함부로 사용할 수 없는 용어였다. 어렸을 때는 ‘5·16 군사혁명’(5·16 쿠데타를 일으킨 신군부가 군사 정변 정당화를 위해 붙인 명칭-편집자 주)이란 말을 듣고 자랐다. 요즘은 급격한 변화를 상징하듯, 혁명은 사회의 여러 부문에서 쓰인다. 우리는 정치혁명, 시민혁명, 산업혁명, 교육혁명 등 혁명의 일상화, 일상의 혁명화 속에서 살고 있다. 혁명은 특수 전문 용어를 넘어 일반 보통명사로 쓰인다. 한편, 혁명과 교육은 불가분의 관계이기도 하다. 모든 혁명은 […]
유네스코의 올바른 거버넌스란
유네스코는 지식인들의 성찰을 밑거름으로 태어난, 남다른 ‘출생 배경’을 가진 국제기구다. 이런 배경으로 유네스코의 거버넌스에는 시민사회와 지식인을 대표하는 전통이 오래 이어져 왔다. 73년 전 설립 당시 유네스코의 의사결정기구인 집행이사회는 개인 자격의 전문가 18명으로 구성됐다. 이후 집행이사회 구성원의 자격은 개인에서 국가를 대표해 뽑힌 개인으로 바뀌었다. 이어 1991년에 이사국 수를 현행 58개국으로 대폭 늘리면서 집행위원의 자격 역시 개인에서 정부 대표로 완전히 바뀌었다. 환경에 따라, 그리고 구성원이 대표하는 […]
평화를 이야기하는 법
꾸리에 평화란 무엇일까 학생들은 ‘평화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어떤 대답을 할까?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평화가 무엇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평화는 생각보다 정의내리기 어려운 단어다. 평화 가 무엇인지 생각해보자고 하면 대부분의 학생들은 전쟁이 없는 상태라고 답하지만, 평화란 이 정도로 소극적 개념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학생들에게 다른 측면의 질문을 던지며 좀 더 생각을 넓혀보길 권해본다. 평화는 정말 ‘전쟁 없는 상태’뿐인 […]
여성만이 아닌 우리의 연대
[741호] 커버스토리 매 해 연초는 대중문화계의 시상식 시즌이다. 시상식 참가자들이 선보이는 패션은 동시대 전세계가 주목하는 트렌드가 된다.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골든글로브(Golden Globe)와 그래미(Grammy)부터 3월의 아카데미(Academy)까지,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아티스트들이 올 시상식에서 선보일 ‘베스트 액세서리’로 ‘정치적 발언’을 꼽았다. 여성 아티스트들은 더는 시상식의 꽃으로 남기를 원하지 않는다. 시상대에 오른 여성들은 하나같이 검정 드레스, 혹은 흰 장미를 […]
한국의 다양성 의제와 문화다양성 협약
[740호] 기고 최근 한국사회에서 다양성에 대한 여러 논의가 사회적 의제로 제기되었다. 한국사회의 집단주의적 획일성이 가져온 효율과 속도에 대한 성찰, 이념과 정치에 근거한 억압과 배제에 대한 반성, 타인에 대한 종교와 신념, 가치의 강요에 대한 우려가 전에 없이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우리의 미래 사회 모습을 그려낼 ‘4차 산업혁명’ 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 역시 다양성 의제를 제기하고 있다. 창의와 융합의 시대에는 다양성이야말로 창의성의 원천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
너무나 멀리 있지만 아마도 이미 아프리카
[740호] 주재관 서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연을 맡은 ‘블러드 다이아몬드’(2007)는 전쟁의 자금줄이 된 시에라리온의 다이아몬드를 둘러싼 피를 부르는 내전의 현실을 고발한다. 포레스트 휘태커가 독재자로 분한 ‘라스트 킹’(2006)은 수십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악명 높은 우간다의 독재자 이디 아민(Idi Amin)의 실상을 보여준다. ‘국적 없는 짐승들’(2015)은 아프리카 내전으로 가족을 잃은 소년병의 스토리를 담고 있다. 아프리카를 다룬 많은 영화는 독재, 기아, 분쟁이 얽혀 만들어 낸 아프리카의 […]
밤에 보아야 아름답다 경주의 밤이 그렇다
[740호] 알.쓸.U.잡 아~ 아~~~~ 신라의 바아아암이이여어~ 불국사의 종소리. 들리는 구우나아~ 경주에 가면 나도 모르게 입에서 흥얼거리는 노래. 현인의 ‘신라의 달밤’이다. 그래. 경주의 밤. 그때는 저런 종소리가 귓가에 은은하게 맴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좀 다르다. 지금 경주의 밤에는 들리는 것도 있겠지만 볼 것이 더 많다. 경주는 낮 시간에 우리 앞에서 자태를 뽐냈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옷을 입고 ‘2라운드 패션쇼’를 우리 앞에 보여준다. 정말, 정말 ‘아름다운 천 년의 도시’라는 […]
“부엌데기가 내 유일한 운명일 수는 없습니다”
[740호] 국제개발협력 남성 중심의 가부장주의가 만연한 인도 사회, 그 속에서 살아가는 많은 여성들은 소위 말하는 ‘부엌데기’(부엌일을 맡아 하는 여성을 얕잡아 이르는 말)의 운명을 거스르지 못합니다. ‘곧 결혼하게 될 소녀들의 교육에 투자하는 것은 낭비’라는 사회적 인식 때문에 일찍 학교를 떠나기도 하고, 남성들에 비해 경제활동이나 사회참여에 큰 제한을 받습니다. 하지만 인도 사회의 이 권위적인 얼굴에 맞서 자신의 운명을 새롭게 쓰기 […]
폭력은 가라
[740호] 꾸리에 2015년 유엔은 세계 각지에서 분쟁중 일어나는 성폭력을 전쟁범죄로 규정하고 이를 척결하기 위해 매년 6월19일을 ‘분쟁중 성폭력 척결의 날’(International Day for the Elimination of Sexual Violence in Conflict)로 지정했다.그 1주년이 되던 지난해 6월, <유네스코 꾸리에>는 유네스코가 공동 주최하는 ‘알프레드 프리드 포토그래피 어워드’(Alfred Fried Photography Award)의 수상작을 소개하며 이 날을 기념했다. 이 상은 매년 ‘평화’를 주제로 한 출품작 중 […]
당신에게 스포츠의 진정성이란
[740호] 커버스토리ㅣ스포츠 반도핑과 유네스코 기울어지지 않은 운동장 깨끗한 스포츠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깨끗하지 못한 일들이 지나친 경쟁에서 비롯된 것임을 생각하면, 스포츠에서 경쟁을 없애버리는 것도 한 방법이다. 호주에서는 지난 2014년부터 10세 이하 어린이들의 럭비 리그에서 점수와 승패 기록, 토너먼트와 개인상 시상을 금지했다. 하지만 스포츠 팬이라면 누구든 쉽게 짐작할 수 있듯, 해당 조치는 호주 내에서도 큰 논란이 됐다. 호주의 전설적인 농구 선수 앤드류 게이즈(Andrew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