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에서 시작되는 루앙프라방의 지속가능발전
난생 처음 전기물레 앞에 자리 잡고 앉은 한 참가자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한 덩이의 흙을 조심스레 도자기 물레 위에 얹고, 조금 망설이는가 싶더니 이내 꽤 능숙한 솜씨로 입구가 넓은 그릇을 하나 만들어낸다. 그제서야 긴장이 풀렸는지 이를 내보이며 활짝 웃는다. 다른 참가자들의 박수가 터져 나온다. 기록적인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지난 8월 초, 동남아에 위치해 있지만 오히려 서울보다는 조금 더 선선했던 라오스 루앙프라방에서는 ‘2018 라오스 […]
공존과 지속가능발전의 정신 계속 이어지길
팔렘방에서 불어온 남북 간의 훈풍 “감동적인 순간!” 지난 7월 24-27일 인도네시아 팔렘방에서 열린 유네스코 인간과 생물권(MAB) 사업 국제조정이사회에서 우리나라 순천과 북한의 금강산이 나란히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는 모습을 보면서, 콜롬비아 대표는 이렇게 외쳤다. 금강산이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면서 북한은 1989년 백두산을 시작으로 구월산, 묘향산, 칠보산에 이어 다섯 번째 생물권보전지역을 보유하게 되었다. 금강산 생물권보전지역은 금강산 숲 생태계를 중심으로 해안과 농경지, 담수 생태계까지 아우르는 지역으로 고유종과 희귀종을 포함해 1,228종의 식물과 258종의 척추동물이 […]
새로운 ESD의 모습을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 가겠습니다
지난 7월 1일 국내 지속가능발전교육(ESD)의 포괄적 실천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온 유네스코 지속가능발전교육한국위원회(약칭, ESD한국위원회) 제5대 위원장으로 이선경 청주교육대 교수(과학교육과)가 위촉됐다. 앞으로 2년간 위원회를 이끌어갈 이 위원장의 소감과 각오를 『유네스코뉴스』가 들어보았다. 먼저 ESD한국위원회의 제5대 위원장이 되신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ESD한국위원회는 그간 우리나라 전체 지속가능발전교육의 큰 그림을 그려왔고, 앞으로도 기여할 중요한 위원회입니다. 그런 위원회의 제5대 위원장으로 봉사하게 되어 부담감이 앞섭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지속가능발전교육 분야에서 오랫동안 활동을 해온 […]
‘세계 문해의 날’과 4차 산업혁명
올 8월 말로 33년 교직을 접고 명퇴하는 아내의 화장대 앞 시간이 길어진다. 젊은 시절에는 기초 화장품만 발라도 빛나던 얼굴이었는데. 참지 못하고 그만 일어서라고 독촉하다가 이내 미안한 마음이 든다. 화장에서도 기초화장이 중요하듯, 모든 일은 기초가 중요하다. 요즘 누구나 이야기하는 ‘제4차 산업혁명’에서도 기초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가 없다. 이 제4차 산업혁명의 16대 핵심 기술도 기초 문해(foundation literacies)로 출발한다. 기초 문해란 학습자들이 일상에서 핵심 기술을 적용하는 방법지(how)를 가리킨다. 기초 문해는 […]
인류세(Anthropocene), 우리가 남긴 흔적
우리가 인간으로서 남긴 흔적은 지구 전체에 영향을 미치며, 우리 주변의 환경을 계속해서 바꾸고 있다. 우리에게 지구 전체를 바꿀 막강한 힘이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것은 어떤 의미를 지니며, 우리에게 어떤 깨달음을 줄까. 유네스코『꾸리에』2018년 4-6월호가 ‘인류세’(Anthropocene)를 주제로 던진 도발적이고도 지적인 질문들을 소개한다. 지구와 인류의 역사 지구의 역사를 나타내는 지질시대 구분법에 따르면, 『유네스코뉴스』 9월 호를 읽고 있는 지금 이 순간 우리는 현생누대(顯生累代, Phanerozoic eon) 신생대(新 生代, Cenozoicera) 제4기(第四紀, Quaternary […]
유네스코 상식
유네스코 유산 ‘오해와 진실’ ⑲ 세계유산 지역에서 판매되는 특산물에도 세계유산 로고를 붙일 수 있나요? 유네스코 세계유산과 관련하여 가장 자주 받는 문의 중 하나가 세계유산의 로고 사용 규정입니다. 최근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이 우리나라의 13번째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서 통도사, 부석사, 봉정사, 법주사, 마곡사, 선암사, 대흥사 등 7개 사찰 주변 지역에서도 세계유산 로고 사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듯 합니다. 하지만 세계유산 지역이라고 해서, 그 지역에서 이루어지는 상업활동에서까지 세계유산 로고를 활용할 수 있는 […]
정치 아닌 전문적 식견에 귀 기울일 때
주재관 서신 유네스코의 탄생은 1922년 설립된 국제지적협력위원회(International Committee on Intellectual Cooperation, CICI)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인류의 지성들이 모여 국제연맹을 자문할 목적으로 만든 이 위원회는 프랑스의 대표적 철학가 앙리 베르그송이 의장을 맡았고, 알버트 아인슈타인, 지그문트 프로이트, 마리 퀴리, 토마스 만 등이 참여했다. 세계적 인류학자 클로드 레비스트로스는 1950년 인종선언(Statement on Race)을 준비하면서 맺은 유네스코와의 인연을 50년 넘게 이어 갔으며, 유네스코의 기본 이념을 형성하는데 큰 영향을 끼쳤다. 유네스코의 […]
기후변화 윤리 원칙 선언 토론회 – 기후변화, 지금 우리 모두의 책임
참가 후기 2017년 11월 13일 유네스코 제39차 총회에서 기후변화 윤리 원칙 선언이 채택된 것을 계기로, 기후변화 대응 시 제기되는 국가 간, 지역 간, 계층 간, 공동체 간, 성(性) 간 불평등과 취약성을 극복하고 이해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토론회가 7월 5일 유네스코 회관에서 개최되었다. 필자는 윤리 전문가는 아니지만, 기후변화 윤리 원칙 선언의 국제법적 함의와 국내 이행의 가능성에 관한 발표를 요청 받고 기쁜 마음으로 토론회에 참석하였다. 개회식에 이어 첫 발표는 […]
제42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개최
6월 24일 바레인 마나마에서 개막한 제42차 세계유산위원회가 7월 4일 종료되었다. 금번 세계유산위원회에서는 문화유산 13건, 자연유산 3건, 복합유산 3건 등 총 19건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새로 등재되었다. 우리나라의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 또한 여기에 포함됐다. 또한 2007년 세계유산이 된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은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상류동굴군이 추가되어 유산의 구역 변경이 이루어졌다. 이번 세계유산위원회에서는 군함도 등 조선인 강제노역 역사를 지닌 유산이 포함된 ‘일본의 메이지 산업혁명유산’에 대해 전체의 역사를 모두 밝힐 수 있는 유산의 해석 전략을 수립하라는 내용의 2015년 권고를 […]
‘응답하라’ 일본, ‘축하하라’ 한국의 산사
제42차 세계유산위원회가 중동의 작은 섬나라인 바레인의 마나마에서 6월 24일부터 7월 4일까지 10일간 개최되었다. 우리나라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4년간 세계유산위원국으로 활동하면서 세계유산 등재를 결정하고, 각 세계유산이 지닌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를 보존하기 위해 당사국들이 이행해야 할 의무사항을 결정한 바 있다. 지난해까지 위원국으로서 누렸던 명예와 영광은 잠시 뒤로 한 채, 필자는 올해 처음 옵저버 국가 대표단으로 회의에 참석하게 되었다. 감회가 남달랐다. 위원회라는 무대에서 ‘액터’(actor)가 아닌 ‘관람객’으로 내려와 회의에 참관한다는 홀가분함 한편으로, 위원국 못지않은 부담감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