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7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
제217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가 10월 4일부터 10월 18일까지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개최됐다. 미국이 다시 유네스코로 복귀했고 유럽과 중동에서의 전쟁으로 다시금 다자주의 정신이 도전을 받는 등, 여러 변화와 산적한 과제 속에서 한국을 포함한 집행이사국들은 유네스코의 대응책과 향후 방향을 가늠해 보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제217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 현장
이번 집행이사회 본회의에 참석한 대다수 집행이사국은 국별 기조연설을 통해 다시 유네스코로 돌아온 미국을 환영하며 그에 따른 유네스코 예산 증액에 대한 기대를 내비치면서, 2024-25년 회기의 유네스코 사업 및 예산 초안(42 C/5)에 지지를 표명했다. 한편으로는 기후변화와 안보 위기 등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어려움 속에서 유네스코의 역할을 더욱 강조하며 다자주의 정신을 통해 선도적으로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특히 전 지구적 차원에서 2030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이 한참 뒤처져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유네스코의 관련 분야에서 회원국들이 좀 더 합심해 힘을 내고 분발할 것을 촉구했다. 집행이사회 본회의 기간 동안 함께 열리는 유네스코 국가위원회 회의에서는 유네스코한국위원회 김귀배 지적연대본부장이 발표자로 나서 국가위원회 간 협력 사업 우수사례로 브릿지 사업을 공유하여 국가위원회 및 사무국으로부터 호평을 받기도 했다.
10월 11일부터 13일까지 사흘간 진행된 ‘사업 및 대외관계(PX) 위원회’에서는 유네스코의 관련 분야에서 총 24개 의제를 다루었다. 그중 교육과 관련한 논의 사항으로는 ▲SDG 4 교육 2030 지구적/지역별 조정, 모니터링, 지원 방안 ▲ UNESCO-UNEVOC 직업기술교육(TVET) ▲유네스코 학교 네트워크 청년 대사 지위 개설 등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 한국대표단은 ‘BEAR Project’ 등의 여러 성과를 소개하기도 했다. 과학 분야에서는 제9차 세계물포럼 및 2023 유엔 물회의에 대한 유네스코의 기여를 재확인하고, 유엔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해양 10개년 관련 IOC 및 유네스코 부문 간 협력활동에 대한 보고가 있었다. 회원국들은 2021년 유네스코 총회에서 채택한 AI 윤리 권고 이행이 큰 진전을 이룬 것을 환영하며, AI 윤리 영향평가와 준비도 평가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문화 분야에서는 2022년 멕시코에서 열린 유네스코 세계 문화정책 및 지속가능발전 회의 관련 후속조치로서 글로벌 보고서의 작성 방식과 방향을 제시했으며, 정보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는 모두를 위한 정보사업(IFAP) 관련 보고 및 논의가 이루어졌다.
10월 11-12일에는 기구의 재정 및 인적 자원의 운영 사안을 주로 다루는 행· 재정 위원회(FA)가 열렸다. 모두 20개 의제를 다룬 이번 회의에서는 ▲유네스코 사무국 직원의 지리적 배분 및 성평등 ▲ 2023-2027 인적자원 관리전략 ▲유네스코의 비정규직 이용 현황 ▲유네스코 본부 건물 관리 진행경과 ▲유네스코 퇴직자 의료보험 재정 보조 ▲회원국의 분담금 납부 등 재정기여 현황 ▲전반적인 재정 상황 점검 ▲유네스코 카테고리2 기구 및 센터의 신규 지정과 갱신 등을 검토했다.
제217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 합동위원회
특히 미국이 유네스코에 재가입함으로써 추가로 확보된 정규 분담금의 활용 방안도 집중적으로 다뤘다.
10월 13일, 16일, 17일에는 행·재정 위원회와 사업 및 대외관계 위원회가 모여 함께 토의하는 합동(JOINT) 회의가 3일에 걸쳐 열려 모두 10개 의제를 다뤘다. 합동 회의에서의 주된 관심사는 역시 미국의 유네스코 재가입에 따른 2024년-2025년 회기 예산 수정안이었다. 이에 대한 회원국의 관심은 매우 뜨거웠다. 이를 반영하듯 회의에서는 다수 회원국들의 요청에 따라 기존의 첫 번째 안건을 마지막 순서로 미루는 대신 사업 및 예산 초안(42 C/5)의 수정안에 대한 안건을 회의 첫 번째 순서로 올렸다. 회원국 대부분은 미국의 재가입과 그로 인한 예산 증액을 환영하였고, 추가 확보된 예산의 세부적인 집행계획은 큰 변동 없이 채택되었다.
한편, 유네스코의 우크라이나 지원 활동과 긴급 지원 현황을 보고하는 안건을 검토하는 순서에서는 묘한 긴장감도 감돌았다. 결정문은 러시아의 요청에 따라 회원국 간 토론을 종결한 뒤 결정문 채택 여부를 호명(roll-call) 투표를 통해 채택키로 했다. 한국을 포함한 총 27개 이사국은 해당 결정문에 찬성을 표했고 러시아·중국·미얀마 3개 이사국은 반대를, 그 외 5개 이사국은 투표에 참석하지 않음으로써 해당 결정문이 최종 채택됐다.
이번 제217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는 미국의 유네스코 재가입과 그에 따른 예산의 증액, 그리고 해당 예산의 사용 방안에 대한 유네스코 사무국과 회원국의 다양한 열망을 확인하는 계기였다. 이번 집행이사회에서도 역시 유네스코의 이상과 가치 실현을 위한 회원국 간 연대의 정신을 엿볼 수 있었지만, 동시에 서로 다른 견해와 의견 충돌도 적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 유네스코는 불협화음 속에서도 결국 멋진 화음을 찾아갈 수 있으리라 믿으며, 이는 11월에 열리는 제42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다시금 확인하게 되리라 기대한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출장단 지적연대본부 김귀배, 임시연, 백영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