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세계교육회의 장관회의
코로나19로 심화된 교육 위기에 대한 대응을 넘어, 보다 포용적이고 공평한 양질의 교육을 보장하고 모두를 위한 평생학습 기회 증진을 달성하고자 하는 전 세계 교육 수장들의 회의인 ‘2021 세계교육회의 장관회의’가 지난 7월 13일 온라인으로 열렸다. ‘회복으로부터 SDG4 이행 촉진을 향해’라는 주제로 90여 개 유네스코 회원국 교육부 장관 및 국제기구 대표들이 머리를 맞댄 이번 회의 모습을 전한다.
유네스코와 SDG-교육2030운영위원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2021 세계교육회의 장관회의(2021 Global Education Meeting–Ministerial segment)는 한국 시간으로 밤 8시에 시작돼 당초 예정된 3시간을 훌쩍 넘긴 새벽 1시가 넘어서야 끝났다. 하지만 “2시간 50분을 기다린만큼 저에게 주어진 2분을 소중히 사용하겠습니다”라는 리오노르 브리오네스 필리핀 교육부 장관의 발언에서 알 수 있듯, 각국 장관들은 ‘세계교육협력체계’(Global Education Cooperation Mechanism)의 개편안을 승인하는 이번 회의의 중요성을 인지하며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유네스코는 지난 2015년에 열린 세계교육포럼에서 지속가능발전목표4(SDG4, 모두를 위한 양질의 교육)에 대한 실행계획을 결정한 후, 권역별 4개 국가 파견 대표 및 국제기구, 시민사회 전문가를 포함한 44인으로 구성된 SDG-교육2030운영위원회(SDG4-Education 2030 Steering Committee, 이하 SC)를 중심으로 SDG4에 대한 이행 현황을 점검하고 국제 협력을 이끌어 왔다. 하지만 코로나19 때문에 교육에 심각한 차질을 빚는 국가들이 속출하고 그간의 교육 분야 성과마저 퇴행하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각국은 작년에 열린 2020 세계교육회의에서 SDG4 이행 촉진을 위한 더욱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국제교육협력체계를 모색하기로 결정했다. 더불어 교육분야의 국제협력을 강화하고 조율할 수 있도록 SC를 개혁하는 데도 뜻을 모았다. 이를 위해 유네스코와 지역 대표 회원국, 국제기구, 전문가들로 구성된 워킹그룹이 올 상반기 동안의 활동을 거쳐 개편안을 내놓았다. 이 개편안은 새롭게 ‘세계교육최고기구’(Global Education Apex Body)를 만들고 이를 ▲소규모의 저명인사 혹은 ▲회원국, 다자·지역기구, 비정부기관 등 고위인사로 구성하는 안을 제시했다.
워킹그룹의 개편안과 달리 다수의 회원국은 SDG4 이행의 책임이 각 국가에 있는 만큼 새로운 협의기구를 설립하는 것보다는 많은 회원국이 참여할 수 있는 포용적인 국제교육협력체계를 만들 것을 주문했다. 이후 폭넓은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이번 회의에서는 최종적으로 장관급 그룹과 고위실무자 그룹으로 이원화된 ‘SDG4-교육2030 고위급 운영위원회’(SDG4-Education 2030 High-Level Steering Committee, 이하 HLSC)를 구성하는 안이 확정됐다. HLSC는 전체 위원수를 기존 44인에서 28인으로 축소하는 한편, 각 회원국 교육부장관, 국제기구 대표 등 고위급 인사와 해당 국가·기관의 고위실무자가 각각 SDG4 논의과정에 참여하도록 구성될 예정이다. 당초 개편안과 회원국의 요구가 절충된 셈이다.
회의에 참석한 대다수의 유네스코 회원국은 최종 개편안을 환영했지만, 글로벌교육파트너십(GPE)의 앨리스 올브라이트 사무총장은 28명으로 이루어진 HLSC의 규모가 여전히 너무 크다는 우려를 표하며 “새로운 국제교육협력체계가 보다 간소화되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길 바란다”는 의견을 밝혔다. 독일의 닐스 아넨 외무부장관은 이번 국제교육협력체계 개혁이 기존 체계를 발전·계승하였다는 점에서 지지를 표명했으며, 고든 브라운 유엔 국제교육특사 역시 국제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교육분야에 대한 추가적 재정 지원과 투자를 촉구했다. 우리나라 대표로 참석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한국 교육정책의 형평성 및 포용성 강화, 코로나19 교육 대응, 2021년 2학기 등교개학 추진 계획 등을 소개하고 교육분야 국제협력 의지를 표명했다.
회원국, 국제기구, 지역기구, 교원단체, 학생·청소년 등 국제 교육계의 다양한 당사자의 폭넓은 참여를 이끌어내는 동시에, 변화하는 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하며 국제사회의 SDG4 이행을 효과적으로 이끌어내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은 국제교육협력체계의 지역별 대표 선출 및 세부운영방침 수립은 올 하반기에 논의·결정될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서 아미나 모하메드 유엔 사무총장보가 밝혔듯, 유네스코와 유니세프, 세계은행, OECD 등 국제기구 간 교육분야 협력은 그간의 개편 논의를 계기로 이미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 국제사회가 더욱 효과적이고 효율적이며, 보다 신속하게 SDG4를 위해 힘을 모을 수 있도록 이러한 노력들은 끊임없이 이어져야 한다. 오는 11월에 열리는 ‘2021 세계교육회의 고위급회의’에서 발표될 세계교육협력체계 관련 세부방침을 통해 그러한 노력의 보다 세부적인 청사진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권송 교육팀 전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