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공학보고서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공학』
3월 4일은 유네스코가 선포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세계 공학의 날’이다. 유네스코는 이날을 맞아 지난 2010년에 이어 10년 만에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공학』 보고서를 발간했다.
지난 2019년 11월에 열린 제40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회원국들은 매년 3월 4일을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세계 공학의 날’(World Engineering Day for Sustainable Development, 이하 공학의 날)로 지정하고 공학이 현대사회에 기여한 바를 기리는 한편, 인류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룩하는 데 있어 공학이 해야 할 역할과 책임을 상기시키기로 했다. 또한 공학 분야에서 여성에 대한 장벽 때문에 여성 공학자가 부족하다는 사실도 지적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것도 천명했다.
올해로 두 번째를 맞은 공학의 날이 더 특별했던 이유는 바로 2010년 이후 10년 만에 유네스코 공학보고서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공학: 지속가능발전목표 이행』(Engineering for Sustainable Development: Delivering on the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이하 공학보고서)이 발간되었다는 점이다. 지난 2010년에 처음으로 발간된 공학보고서가 인문·사회·경제·문화적 발전 맥락에서 공학이 직면한 이슈와 도전, 그리고 기회에 대해서 이해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면, 이번 보고서는 제목 그대로 재난 위기 경감에서부터 개발 격차 감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 공학의 각국별 현황과 사례연구, 접근방식, 문제해결방식 등을 담았다. 중국 공학 아카데미, 중국 칭화대 국제공학교육센터(ICEE), 세계공학기술단체연합회(WFEO) 등 국제 공학 기관 및 각국 전문가들과의 협업으로 작성된 이번 보고서는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에 기여하는 공학의 혁신 및 조치의 단면을 보여주는 한편, 17개 지속가능발전목표 각각을 달성하는 데 있어 공학의 역할을 강조하고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에 있어 엔지니어의 참여가 중요한 이유를 제시했다.
더불어 공학 보고서는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이 보여준 전례 없는 상황에서 공학의 효과적인 구현을 통한 과학적 혁신이 회복력을 높일 수 있다고 평가하고, 공학계에서 일어나는 혁신과 신기술, 특히 정보통신기술과 데이터 활용 기술이 기후변화 및 도시화 등의 문제에 대응하여 어떻게 우리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고 있는지도 짚었다.
이같은 내용 외에도 보고서는 공학이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개선해야 할 점도 제시했다. 공학에 대한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높은 데 반해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공학자의 수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며, 만성적인 성 불평등 문제가 여전히 충분히 개선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공학 분야의 이러한 지리적·성별 불평등이 다양성을 저해해 여러 비효율의 원인이 되고, 나아가 지속가능발전을 저해하는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의사 결정권자들이 업계 내의 협력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함을 강조하고 각국이 미래의 공학자, 특히 여성 공학자를 더 많이 양성하기 위해 세워야 할 실질적인 행동 방침도 제시했다. 또한 공학계가 보다 혁신적이고 포용적이며 협력적이며 책임감 있게 변모하기 위해서는 학제 간, 그리고 다학제적인 접근법과 공학자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새로운 공학의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학계 및 업계의 성별 장벽을 제거하고 지리적 불평등과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는 이번 공학보고서의 주장은 비단 공학뿐만 아니라 과학계 전반이 새겨 들어야 할 메시지이기도 하다. 이번 공학 보고서가 모든 관계자들의 평등한 참여를 이끌어내 공학의 잠재력이 최대한 발휘되도록 돕고, 나아가 다양성을 존중하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건설하는 데 기여하기를 기대해 본다.
[참고자료]
· unesco.org “World Engineering Day for Sustainable Development”
최연수 과학청년팀 전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