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2022 브릿지 세종 사업 결과보고
교육을 받는다는 것은 그저 책을 읽고 셈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만이 아닌, 내 삶을 주도적으로 가꾸고 스스로를 발전시킬 기본적인 권리를 행사하는 힘을 갖는 일입니다. 따라서 교육은 특히 여성의 사회 진출이 제한적인 곳에서 여성의 삶을 극적으로 변화시키는 도구가 되기도 합니다. 11월 2일 서울 명동 유네스코회관에서 열린 ‘2022 브릿지 세미나’에서 소개된 브릿지 세종 파키스탄 사업 활동을 돌아보며, 이곳의 여성들에게 일어난 새로운 변화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브릿지 세종 파키스탄 사업의 수행기관인 분야드지역문해협회(Bunyad Literacy Community Council, 이하 ‘분야드 협회’)의 샤힌 아틱-라흐만(Shaheen Attiq-ur-Rahman) 부회장이 ‘해외 비형식교육에서의 여성의 참여와 의미, 그 변화’를 주제로 소개한 파키스탄 사업 발표는 파키스탄 여성이 처한 문제에 대한 간략한 브리핑으로 시작됐습니다. 아틱 레흐만 부회장은 파키스탄의 여성 권리 현황을 이해하기 위한 지표로 ‘높은 출산율’과 ‘낮은 문해율’을 제시했습니다. 매 시간당 774명의 생명이 태어날 정도로 파키스탄의 출산율은 높지만, 브릿지 세종 파키스탄 사업 대상지역인 펀잡 주(州) 4개 지역에서 여성의 문해율은 절반을 밑돌고 있습니다. 이는 파키스탄 농촌 여성이 가난에 시달리면서 높은 가사노동의 부담을 지고 있는 반면에 삶의 주체로서 역량을 개발의 기회는 충분히 갖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파키스탄 농촌 여성에게 문해교육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이에 대해 아틱-레흐만 부회장은 문해교육이 여성 자신의 역량을 높일 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인 여아의 교육권을 보장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고 대답합니다. 문해교육의 혜택을 받은 어머니는 타인에 의존하지 않고 가정 경제를 계획하고, 더 많은 정보를 주체적으로 활용하며 자존감을 높이고, 나아가 교육에 대한 인식 개선을 통해 여아 교육에 비우호적인 현지의 관습을 깨는 마중물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문해교육은 단지 읽고 쓰는 능력을 기르는 것에 그치지 않으며, 자녀 교육, 특히 여아의 교육에 긍정적 영향을 미쳐 미래 세대의 교육 접근성을 높입니다.
이 발표 내용은 최근 파키스탄 사업 현장으로부터 접수된 「주관적 안녕감 조사 결과 보고서」를 통해서도 입증되고 있습니다. 브릿지 세종 파키스탄 사업의 문해교육이 여성의 자존감과 삶에 대한 만족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조사를 통해 확인된 것입니다. 더 구체적으로 사업 수혜 여성들은 더욱 높은 자신감을 갖고 미래 계획을 세우게 되었으며, 개인 삶에 대한 통제력과 능동성도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삶의 긍정적인 변화를 직접 경험한 여성이 여아 교육을 옹호하며 본인의 자녀를 학교에 보내게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세미나를 마친 뒤 브릿지팀과의 개별 인터뷰에 응한 아틱-레흐만 부회장은 소외된 농촌 여성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브릿지 프로그램과 후원자들에게 특별한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그리고 “파키스탄의 높은 비문해율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여성의 참여와 교육이 필수”라고도 말했습니다. 보수적인 파키스탄의 농촌사회에서 문해교육의 첫걸음을 내딛는 여성들이 하나 둘 늘어날 때, 더 많은 여성과 여아가 당당하고 주체적인 삶을 꿈꾸게 될 것입니다. 그 길을 함께 걷고자 하는 브릿지 세종 파키스탄 사업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김바다
브릿지팀 전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