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세계인문학포럼
제6회 세계인문학포럼이 지난 11월 19-21일 3일간 경상북도 경주시 화백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됐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교육부, 경상북도, 경주시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한 이번 포럼에서 참가자들은 코로나 위기 속에서 인류가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해 보았다.
세계인문학포럼은 전 세계 석학들과 사상가들이 모여 오늘날 당면한 시대적인 과제들을 인문학적 시각에서 성찰하는 담론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2011년부터 2년에 한 번씩 열리고 있다. 경북 경주에서 열린 올해 포럼에서는 ‘어울림의 인문학: 공존과 상생을 향한 노력’이라는 주제 안에서 코로나 위기 속에 인류가 공존하기 위한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다양한 논의가 진행됐다. 총 25개의 분과 및 세션은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는 코로나19를 감안해 온·오프라인을 병행하여 운영됐으며, 여기에 160여 명의 국내외 학자들과 일반인들이 참여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평화의 문화 증진을 위한 한반도 세계시민성의 모색’을 주제로 분과회의를 운영했다. 비록 코로나 위기와 남북관계 경색으로 잠시 관심에서 멀어진 상황이지만, 한국 사회를 논할 때 분단의 현실은 언제나 고려해야 할 대상이다. 그런 와중에 한국 사회는 민족, 세대, 젠더, 문화 등의 측면에서 급속히 다원화되어 가고 있으며, 따라서 잠재적인 갈등의 가능성 또한 높아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분과회의에 참가한 다섯 명의 전문가들은 갈등의 다원화 현상이 비단 한국사회에서만 벌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하면서도, 한국에서 갈등과 대립의 양상이 극단화되는 근본적인 원인으로 ‘분단’을 꼽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나아가 분단으로 파생된 이분법적 갈등 구도를 해체하기 위한 방안으로 국가 중심의 시민성이 아닌 도시 중심의 시민성을 모색할 것을 주장하고, 더불어 ‘환대’의 사회적 제도화,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다중적 정체성으로부터 국가와 민족 담론을 뛰어넘는 한반도 세계시민성의 사유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비록 코로나19의 유행에 따라 이번 포럼을 준비하는 데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온·오프라인을 통해 이번 포럼에 함께할 수 있었던 모든 참가자들이 모쪼록 인문학의 가치를 발견하고 그 본질을 성찰해 보는 계기가 되었기를 희망해 본다.
김명신 과학청년팀 선임전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