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한강중학교 ‘우리 안의 다양성’ 프로그램 활동
경기 남양주의 다산한강중학교 학생들은 ‘우리 동네 정감(情感)’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유네스코학교 활동을 펼쳤습니다. 신도시의 신설학교에서 자기 고장에 낯선 느낌을 갖기 마련인 학생들이 지역의 역사를 알고 타 지역 학생들과 교류하면서 어떤 변화를 만들어 갈지 기대해 주세요.
경기 남양주의 다산한강중학교에서는 유네스코학교 활동의 일환으로 ‘우리 안의 다양성’ 프로그램을 시행하며 학생들이 사회적, 문화적 견문을 넓히고 배움의 즐거움을 느끼도록 돕고 있습니다. 의식주, 놀이, 음악, 언어, 환경 등에 초점을 맞춘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은 자기 고장 내부의 다양성을 확인하는 한편, 이를 다른 지역 학생들과 공유하면서 문화 내적 다양성을 키워가게 됩니다.
다산한강중학교는 신도시에 위치한 신설학교로 많은 학생들이 이사를 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들이 우리 안의 다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이 고장의 여러 특성을 이해하고 애향심을 가질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또한 유네스코 활동 및 유네스코 유산을 학습하고 지속가능발전목표를 기반으로 역사 활동 수업을 진행하면 어렵지 않게 역사를 배우면서도 유익한 수업이 될 것으로 희망했습니다.
이같은 기대를 바탕으로 프로그램명은 ‘우리 동네 정감(情感)’으로 선정했습니다. 정감이라는 단어는 ‘정조와 감흥을 일으키는 느낌을 준다’는 의미와 함께, ‘마을에 정이 간다’는 중의적 표현으로 만들었습니다. 수업의 전반적인 방향은 첫째로 학생들이 경기도 남양주 및 생활 근거지인 마을 주변을 이해하고, 둘째로 유네스코의 지속가능발전목표 중 역사와 관련된 주제나 마을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수업 시간에는 먼저 마을을 이해하고 문화적 자산을 탐구하기 위해 학교 뒤편에 위치한 공원을 답사했습니다. 학생들은 공원에서 청동기 시대 대표적인 무덤인 지석묘 등을 둘러보고, 도시 개발과 문화재 발굴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지를 이야기하며 마을과 생활 공간의 기능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남양주의 대표적 위인인 정약용과 그의 사상과 발명품을 학습하고, 발명품을 모형으로 만들어보며 지역의 역사성도 배웠습니다. 유네스코 지속가능발전목표를 활용한 역사 관련 활동도 진행했습니다. 학생들은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중심으로 마을 지도를 제작하며 마을을 심도 있게 알아갈 수 있었으며, 식민 지배와 인종차별 등의 역사 속 불평등 요소를 학습한 후 보드게임을 활용해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학생들은 타 지역 친구들과의 교류를 위해 충남 청양과 경기 파주에 위치한 중학교와 각각 짝을 맺어 두 차시에 걸쳐 원격 교류를 진행했습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다른 지역의 위치 및 특징을 파악하고 유명 문화재 및 특산품 등에 대해 보고 배우며 사회적 견문을 넓힐 수 있었습니다.
활동 위주의 수업과 평가에 대한 부담이 없어 학생들은 재미있게 수업 및 활동에 참여했고, 수업 진행에 크게 어려운 점도 없었습니다. 다만 타 학교와의 교류를 위해 수업 시간을 조정하는 일은 다소 까다로웠습니다. 여러 학년의 다양한 수업을 맡다 보니 수업을 교환하거나 빌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고, 학교마다 수업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양교 학생들이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조율하는 것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짝을 맺은 학교의 선생님께서 배려를 잘 해 주신 덕분에 수월하게 교류가 진행됐습니다. 다만 앞으로도 이와 같은 프로그램이 유지된다면 교류 내용과 주제를 미리 선정해 주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짝 학교만 선정해 교류를 진행했을 때 자율성을 바탕으로 창의적인 교류가 될 수도 있지만, 그에 앞서 상대 학교의 소개 및 소통 내용을 간략하게나마 알려준다면 보다 의미 있는 교류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원격으로 교류를 하는 만큼, 미리 각 학교가 원격 교류를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규 교과의 원격 수업은 기존의 매체를 활용해 수월하게 진행되지만, 학교 간 교류를 할 때는 두 학교가 주로 쓰는 프로그램이 서로 다를수도 있는 등 변수가 있을 수 있어 이를 미리 점검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학교 교육 향상 및 학생들의 수업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제공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간 현실적인 제약으로 인해 구상으로만 머물렀던 수업을 실제로 구현해 본다면 교사로서의 역량 향상 및 교육의 질 증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특히 평가에 대한 부담이 덜한 주제 선택 수업이나 동아리 수업에 이 프로그램을 활용한다면, 학생들은 생활 근거지인 마을과 다양성을 이해하고 교사는 역량을 마음껏 펼치는 유익한 수업을 구성할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더 많은 분들이 우리 안의 다양성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져보시길 권합니다.
원진섭 다산한강중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