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기백기 인터뷰 | 유네스코한국위원회 과학청년팀 최연수 전문관
이번달 청.기.백.기(청년 기자단의 백 가지 기록)에서 만나본 사람은 최연수 전문관입니다. 우리의 현재와 미래가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자연과 과학, 그리고 청년들과 함께하는 일에 보람을 느끼는 최 전문관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와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유네스코한국위원회 과학청년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최연수라고 합니다. 오픈 사이언스 등 과학기술 분야 사업과 인간과 생물권(MAB), 생물다양성 관련 사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인간과 생물권(Man and the Biosphere, MAB)이라는 말은 저희에게 좀 생소하게 들리는데요. 어떤 사업인지 궁금합니다.
MAB 프로그램은 인간의 발전만이 아니라 환경과 인간의 관계를 생각해야 한다고 일찍부터 주장해 온 유네스코의 이념이 담긴 사업입니다. 인간과 자연을 분리해 생각지 않고, 전체 생물들이 조화롭게 이루고 있다는 개념을 지칭하는 생물권(biosphere)이라는 단어 자체가 유네스코가 세계에 최초로 소개한 개념이기도 해요. 유네스코는 1971년에 MAB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주로 생물권보전지역(Biosphere Reserve)을 지정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생물권보전지역은 자연을 보호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자연을 활용하기도 하면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발전 모델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지난 2019년에 지정된 연천 임진강과 강원 생태평화 생물권보전지역 등 모두 8곳이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생물권보전지역은 저도 뉴스에서 접해본 것 같아요.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MAB 사업에서 담당하고 있는 역할은 무엇인지 소개해 주시겠어요?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우리나라 정부 정책에 자연 보전 관련 정책이 반영될 수 있도록 MAB 한국위원회와 협력하면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MAB가 출범한 지 50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기도 합니다. 이를 기념하는 심포지엄을 11월에 개최할 예정이에요. 심포지엄뿐만 아니라 생물권보전지역 활동 수기 공모전, 사진 공모전 전시, 토론회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또한 올해에는 제주도에 국제보호지역 관리와 관련한 연구 및 역량강화 센터가 설립될 예정인데, 센터에서 앞으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시범 프로그램을 운영하려고 합니다. 그 외에도 국제보호지역 관리자를 초청해서 역량 강화하는 워크숍을 개최하기도 해요.
•과학청년팀에서 근무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이 궁금합니다.
2019년 9월에 국제보호지역 관리자 역량 강화를 위해 아프리카와 아시아 지역 개발도상국 10개국의 관리자들을 초청해서 제주도에서 3박 4일간 진행한 워크숍이 기억에 남아요. 유네스코가 지정하는 국제보호지역으로는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유산, 세계지질공원, 람사르습지 등 4가지가 있는데, 이들은 각기 다른 성격의 지역들이지만 생태 관광, 브랜딩, 지역사회 참여 등 공통된 과제를 갖고 있기도 해요. 이에 대해 관리자들이 서로 토론하고 공유할 수 있었다는 점이 재미있었습니다. 제주도의 동백동산습지센터를 현장 방문했을 때, 아프리카에서 오신 분께서 새끼줄이 꼬아져 있는 등산로를 보시고 자연 친화적이고 편하게 걸어 다닐 수 있다며 이 기술을 알고 싶다고 얘기해 주신 게 기억나요. 제주도 세계유산 센터에서는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은 용암동굴을 VR로 체험할 수 있는 전시관을 보시고 혁신적이라며 놀라는 반응도 보였어요. 저는 다양한 문화권에서 온 분들을 만나서 소통할 때 열정과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라 이 워크숍이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전문관님께서 요즘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시거나 관심이 있는 과학 이슈는 무엇인가요?
저는 최근 기후변화와 오픈 사이언스를 관심 있게 공부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는 단순히 과학 이슈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포괄적이며 중요한 이슈예요. 최근 MAB 50주년을 기념해 유네스코에서 생물다양성 포럼을 개최했는데, 이때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기후변화는 도덕적 문제”라는 말씀을 하셨어요. 이처럼 기후변화는 일상생활에서 조금 불편하더라도 미래세대에 짐을 떠넘기지 않겠다는 생각이 있어야만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픈 사이언스는 ‘과학은 공공재이며 모두가 향유해야 한다’라는 신념에서 시작된 개념입니다. 우리가 코로나19 상황에서 봤듯, 전 세계 모든 과학자가 함께 정보를 공유해야만 코로나19라는 공통의 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 겁니다. 유네스코는 오는 11월에 유네스코 오픈 사이언스 권고를 채택할 예정인데, 이는 시의적절하게 과학계 패러다임의 전환에 기여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우리 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유네스코 오픈사이언스 권고를 향하여』라는 책을 참고해 봐도 좋겠습니다.
•끝으로 청년기자단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미래 세대에게 우리가 살았던 환경만큼은 온전히 물려주는 데 청년이 중요한 주체가 될 것이라 생각해요. 이를 위해 좀 더 청년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회가 왔으면 좋겠어요. 같이 잘 해봐요!
인터뷰 진행 및 정리 기경민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청년기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