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국가위원회 AI윤리 권고 이행 현황 공유 세미나 개최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이라는 새로운 시대의 흐름을 맞이하며 각국이 집중하고 있는 바는 제각각이다. 이를 기회로 바라보든 위협으로 바라보든, 거의 모든 국가가 인공지능을 국가 핵심 의제 중 하나로 꼽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2022년 12월 5일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유네스코독일위원회가 온라인으로 공동 개최한 ‘유네스코국가위원회 AI윤리 권고 이행 현황 공유 세미나’는 그러한 관심을 확인하는 동시에 2021년 유네스코가 채택한 「인공지능 윤리 권고」의 각국 국가위원회별 이행 상황을 살펴보는 자리였다.
유네스코의 「인공지능 윤리 권고」는 인공지능의 개발과 활용에 대한 윤리적 지침이자 AI 기술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에 대응하는 데 있어 사회를 안내하는 글로벌 도구다. 해당 권고는 모든 유네스코 회원국의 합의로 채택됐지만, 그 준비 상황은 각국의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한국과 독일은 이러한 격차와 권고 이행의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와 시민사회 등 유네스코 관련 기관과 협력하는 주체로서 유네스코국가위원회의 역할을 모색해 보고자 이번 세미나를 마련했다. 두 위원회는 해당 권고의 이행에 있어 국가위원회 간 비공식적인 정보 교류를 촉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보고 이번 세미나에 ‘채텀 하우스 규칙(the Chatham House Rule)’을 적용했다. 이는 정보를 자유롭게 사용하되, 발언자의 신상과 소속, 또는 다른 참가자의 그 신상과 소속을 밝히지 않기로 하는 것을 말한다.
발표 및 토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유네스코 인문사회과학섹터 다프나 페인홀츠(Dafna Feinholz) 과장은 유네스코 사무국 차원의 「인공지능 윤리 권고」의 이행 상황을 발표하고 국가적 역량 구축이 권고 이행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유네스코독일위원회는 지난해 10-11월 한위와 함께 공동 진행한 ‘권고 이행에 있어 국가위의 활동에 관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공유했다. 총 37개국이 참여한 이 조사의 결과는 세미나의 토론 주제 등 구체적인 의견 교환의 기초가 되었다.
세미나의 첫 번째 세션에서는 카메룬, 필리핀, 팔레스타인, 루마니아 국가위원회가 활동 우수 사례를 발표하고, 각 활동의 성공 요인과 도전과제 등에 대해 공유하고 이후 정보 교환과 대화, 피드백이 이어졌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앞서 언급한 4개 국가위원회 발표자들이 좌장을 맡아 ▲전문가 및 자문 그룹 형성 ▲전문가 워크숍 및 컨퍼런스 개최 ▲대중 대상 행사 ▲출판의 4개 분야를 중심으로 소규모 병렬 그룹 토론을 진행했다. 각 국가위원회는 솔직하고 구체적인 토론을 통해 서로 다른 활동과 권고 이행 단계 속에서도 몇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 첫째는 ‘윤리’적 차원에서 인공지능 전략이나 가이드라인을 다룬 곳이 없었기에 유네스코 권고에서 강조하는 윤리에 대한 인식 제고가 가장 중요하다는 점이었고, 둘째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포괄하고 참여시켜야 한다는 점이었다.
이번 세미나는 「인공지능 윤리 권고」와 관련한 각국의 이행 단계와 상관없이 정보 공유의 차원에서 적잖은 의미가 있었다. 특히 많은 국가위원회는 해당 국가의 교육부나 외교부 등 정부 조직의 일부인 관계로 해당 국가 차원의 인공지능 전략이 자유롭게 공유되었다는 점이 여타 국가위원회에 도움이 되었다. 이를 계기로 앞으로 각 국가위원회가 권고의 실질적인 이행과 보급에 효과적으로 기여할 수 있길 바라며, 궁극적으로 다양성과 포용성을 보장하기 위한 기술, 이를 관장하는 윤리를 확산해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길 기대한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유네스코독일위원회는 예산을 전혀 투입하지 않고 1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정기적으로 실무자 간 온라인 회의를 진행하면서 공동으로 사업을 구상·기획·실행했으며, 그 과정에서 함께 역량을 쌓을 수 있었다. 그야말로 독일과 한국 위원회 직원들의 열정으로 가득 채운 이 행사의 긴 여정은 실무담당자로서 지난 한 해 동안 가장 기억에 남고 보람있는 행사로 기억될 것 같다.
최연수 과학청년팀 전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