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재관이 만난 사람 ‐ 변원정 전문관
유엔 회원국들이 목표로 한 지속가능발전목표를 달성하고 2030년 이후에도 모두가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데 있어, 지속가능발전교육(ESD)을 세계 곳곳에 뿌리내리는 일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유네스코에서 이러한 일을 맡고 있는 지속가능발전교육과에서 근무중인 변원정 전문관을 만나 보았습니다.
— 안녕하세요. 먼저 몸담고 계시는 유네스코 지속가능발전교육과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지속가능발전교육(Education for Sustainable Development, ESD) 분야 유엔 선도기구로서 유네스코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교육의 역할에 대해 국제사회에서의 논의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발전교육과에서는 ESD의 국제적인 틀과 실행전략을 수립하고 각국의 역량강화를 지원해 ESD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ESD-net 2030’이라는 국제 네트워크를 조직해 상호 정보 교류와 협력의 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 이렇게 국제기구에서 일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대학생 때 배낭여행을 하던 중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화두를 접한 뒤부터 전 세계를 학교삼아 이 분야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유엔지속가능발전교육 10년의 첫 해였던 2005년 경남 통영에서 개소한 유엔지속가능발전교육 통영센터(RCE)를 시작으로 이곳이 2011년 통영시지속가능발전교육재단, 2015년 교육센터인 통영RCE세자트라 숲으로 발전하기까지 사무국장으로 일했습니다. 또한 세계RCE아시아태평양지역 간사로 활동하기도 하며 지속가능한 지역사회 전환을 위한 교육의 역할에 대해 고민해 왔습니다. 그러던 중 ESD 정책의 중심인 유네스코본부 지속가능발전교육과의 채용 공고를 보고 지원하여 지난 2016년부터 신나게 일하고 있습니다.
— 담당하고 계신 주요 사업들에 대한 설명도 부탁드립니다.
국제 ESD 2020-2030년의 기본 틀인 ‘ESD 2030’과 로드맵 수립을 담당했고, 이 안이 2019년 유네스코 총회와 유엔 총회를 통과하게 됨에 따라 이제 각국의 실행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또한 국가 ESD위원회를 중심으로 각 나라별 국가 이니셔티브를 장려하기 위해 79개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기후변화교육 담당자로서 지난 9월 유엔 교육혁신 정상회의(UN Transforming Education Summit)를 통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기후변화교육 파트너십(Greening Education Partnership)을 출범시켰고, 지난 11월 이집트에서 열린 제27차 기후변화 총회에 이어 올해 12월에 열릴 제28차 총회 등을 기점으로 각 나라와 300여 개 국제기구, 시민사회단체, 청소년 단체, 기업 등과 협력해 교육을 통한 기후위기 대응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 이제 파리 생활 7년차이신데요. 코로나19 등을 거치며 그간 업무상으로나 개인적으로 힘든 점은 없으셨는지요? 그 와중에 가장 보람을 느낀 부분이 있었다면 무엇인가요?
서울에서 통영, 통영에서 파리로 옮겨가며 일을 하고 있는데, 어느 곳에서든 새롭고 즐거운 일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프랑스어도 서툴고 국제기구 업무 문화에 익숙하지 않아 힘들기도 했지만, 제 인생의 관심분야에서 국제사회에 변화를 만들며 좋은 동료들과 마음껏 일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갖고 지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기간에는 한동안 집에 갇혀 지내기도 했지만, 이제 그 고비를 넘기고 일상이 돌아온 것도 참으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의 하루 하루가 의미있었지만, 특히 지난 3년간 ‘ESD의 미래’ 논의 과정을 통해 지속가능발전교육 10개년의 방향인 ‘지속가능발전교육2030’과 로드맵을 완성한 것, 그리고 최근 ‘기후변화교육 파트너십’을 유엔 교육 정상회의에서 출범시킨 것이 가장 보람있었습니다.
— 마지막으로 유네스코 교육 분야에서 한국이 앞으로 더욱 관심을 가지고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일까요?
지난 제27차 기후총회를 준비하며 166개국 1만 7000여 명의 청소년들에게 기후변화 교육 경험에 대해 설문조사를 시행했습니다. 여기서 응답자의 70%가 그간 학교에서 배운 것만으로는 기후 위기의 시대를 살아갈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이제는 우리 교육이 머리로 기후변화를 이해하는 것뿐만 아니라 마음으로 공감하고 손과 발로 행동할 수 있도록 질적인 혁신을 해야할 때입니다. 모쪼록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서 기후변화교육에 적극 앞장서는 한편, 국내외에서 혁신을 이끌어가는 모습을 보게 되기를 바랍니다.
주재관 근무를 마치며
2021년 봄 파리 공항의 스산한 공기가 여전히 생생하게 느껴지는데 어느덧 귀임하는 날이 돌아왔네요. 코로나가 한창이어서 온라인 화면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 더 많아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많이 배울 수 있었고 또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대표부와 사무국의 소중한 동료들을 비롯해 이곳에서 만난 수많은 귀한 인연과 만남의 순간들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곧 명동에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독자 여러분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나날 되시길 바랍니다.
— 임시연 올림
인터뷰 진행 및 정리
임시연 주유네스코대한민국대표부 주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