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유네스코 교사 포럼
가을이 물씬 다가와 바람이 차갑게 느껴졌던 지난 10월 20일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에서 ‘2023 유네스코 교사 포럼’이 개최되었다. 이번 포럼의 ‘방청세션’으로서 개최된 ‘제6회 유네스코 토크’, 그리고 ‘토론세션’으로서 열린 ‘2023 유네스코 학교 포럼’을 통해 참가자들이 다룬 이슈들을 정리해 소개한다.
2023년 교육을 둘러싼 이슈를 이해하고, 공존과 상생의 학교를 향한 교육의 방향성을 모색하기 위해 열린 ‘2023 유네스코 교사 포럼’에는 유네스코학교 관련 교원 및 현직·예비 교사 및 시민 40여 명이 참석했다. 교사들은 방청세션과 토론세션으로 구성된 포럼을 통해 해당 주제에 대한 전문가들의 논의를 경청하는 한편, ‘함께 그려보는 공존의 학교’에 대한 각자의 의견을 나누어 보았다.
첫 번째 방청세션에서는 ‘청년 교사, 공존의 교육을 말하다’를 주제로 제6회 유네스코 토크가 진행되었다. 정준희 한양대 겸임교수가 사회를 맡은 가운데 변진경 시사IN 사회팀장, 유성상 서울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정용주 서울천왕초등학교장 등 3명의 교육 전문가들이 대담자로 나섰다. 토크는 총 3부로 나눠서 진행되었다. 1부에서는 올해 가장 뜨거운 주제 중 하나였던 교사 집회를 배경으로 학교 현장 구성원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긴장과 갈등을 짚어보았으며, 2부에서는 이러한 갈등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교육 정책과 학교 문화를 논의했다. 3부에서는 공존의 학교로 가기 위한 각 구성원들의 교육적 책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담자들은 공존의 교육과 관한 각자의 의견을 밝혔다. 유성상 교수는 “학교는 사회적 책무인 교육을 수행하도록 전문화된 공간이자 유치원부터 대학교 이후 교육이라는 시간적 의미를 포함한다”고 설명하면서, 사회 질서 유지라는 이데올로기적 역할을 수행하는 동시에, 사회변화를 교육의 목적으로 설정하는 곳으로서 학교의 여러 특징들을 짚었다. 더불어 다양한 입장을 가진 교육 주체 간 대화를 통해 ‘공존의 장’으로서의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정용주 교장은 1997년 이후 우리나라가 입시 체제로 전환되면서 교육의 중심과 권위가 공교육에서 사교육으로 이전했고, 학교 내부에서는 여러 사회 복지성 사업이 등장하며 기존 전통적인 교육 주체 간의 계약 관계가 무너졌다고 진단했다. 이어서 보다 자율적인 학교 운영 체제를 토대로 학부모 참여가 이루어질 수 있는 새로운 사회적 계약을 맺을 것을 제안했다. 기자로서 교육 현장을 취재했던 경험을 전한 변진경 팀장은 이번 교사들이 내세우는 ‘교권 회복’이 ‘과거 권위주의적 교육으로의 회귀’로 해석되는 분위기를 경계했다. 그러면서 공존의 학교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교사와 학생 사이에 새로운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진행된 토론세션에서는 참가 교사들이 초등학교 그룹과 중등학교 그룹으로 나눠 토론을 진행했다. 유네스코 토크의 대담 내용을 바탕으로 유네스코학교 교사, 비유네스코학교 교사, 예비교사, 일반 시민들은 공존의 학교를 만들기 위한 방안에 관하여 심도있는 토론을 나눴다. 참가자들은 먼저 공존의 학교가 무엇이며, 공존의 학교를 방해하는 요소는 무엇인지에 관해 각자의 생각을 나누었다. 현직 교사들은 교육의 주체로서 교육 현장의 실상과 어려움을 생생하게 전했고, 예비 교사들은 교사 양성 교육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미래의 교육 주체로서 공존의 학교를 위해 해야 할 노력을 공유했다. 현직 교사 참가자는 “오늘 이 자리는 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 분들에게 위로를 받고자 참석했다”고 이야기했고, 어느 민간 교육 기업 종사자는 “더 나은 교육,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많은 분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누군가는 ‘공존의 교육’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학교 내 구성원뿐 아니라 학교 외부에 있는 사람들이 힘을 모아 현재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실현 불가능한 이상이 아니라 우리 곁의 현실로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2023년을 떠나 보내며, 유네스코가 말하는 ‘공존의 교육’에 대해 궁금한 독자라면 12월 중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되는 제6회 유네스코 토크 영상을 시청해 보길 권한다.
문솔 네트워크사업실 전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