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위] 누구에게나 교육 받을 권리는 있다 2014-03-10 (조회수 9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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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위는 장애에 대한 그릇된 인식과 사회적 편견이 심한 곳입니다. 장애인들은 귀신이 씌어 있다던가, 죄가 많아 장애인으로 태어났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이 있기 때문이지요. 이곳에 태어날 때부터 휠체어에 앉아 한번도 제대로 걸어보지 못한 렉스(29)와 파티마(28) 남매가 살고 있습니다. 이들은 고등학교까지 졸업했지만 직업이 없었습니다. 높은 말라위의 실업률 앞에서 장애인인 렉스와 파티마는 일할 수 있는 꿈을 갖는 것 조차 불가능해 보였지요. 렉스와 파티마는 부모님과 살고 있지만 밭에서 일하는 아버지가 채소를 길러 시장에 판 돈과 시집간 자매들이 한푼 두푼 모은 돈으로 근근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희망은 있습니다. 처지가 비슷한 또래 장애청년들과 함께 삶을 변화시키고자 새로운 모임을 조직한 것입니다. 렉스와 파티마는 나미양고 지역사회 장애청년들을 이끄는 리더입니다.
장애는 무능력이 아니다.
렉스는 말합니다. “장애는 무능력한 것이 아니에요. 사람들은 우리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라 여기지만, 우리의 목소리를 모으고 힘을 모으면 하지 못할 것이 없어요”. 그 중에서 가장 변화시키고 싶은 것이 장애아동의 교육환경. 어릴 적 엄마가 휠체어를 끌어주지 않으면 학교를 다니지 못했던 렉스는 학교에 가도 또래 친구들의 심한 괴롭힘을 이겨내야 했습니다. ‘넌 왜 다리를 못써? 우리 엄마가 그러는데 너에게 마귀가 씌어서 너랑 놀면 안 된대.’ 학교 친구들 사이에서 렉스는 항상 외톨이였습니다. 다른 학생들의 놀림감이 되는 것은 물론, 돌을 던지거나 휠체어에 타고 있는 렉스를 그대로 밀쳐버리는 등 심한 괴롭힘을 당해야 했습니다. 관심을 가져주셔야 할 선생님들도 한 학급 당 100명 이상의 학생들을 돌보아야 하는 열악한 교육 환경에 있기 때문에 장애를 가진 자신에게까지 관심을 주지 못했습니다. 렉스는 누구보다 배움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지만, 주변의 왜곡된 시선과 장애에 대한 편견 때문에 교육의 기회를 충분히 갖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쉽다고 합니다. 렉스와 같은 고통을 겪었던 파티마는 이야기합니다. “교육은 모두를 위한 것이에요. 장애에 대한 부정적 시선들이 교육의 걸림돌이 되어선 안됩니다. 내가 휠체어에 앉아 있든, 앞을 보지 못하든, 말을 듣지 못하든, 누구나 교육을 받아야 할 권리가 있는 것입니다”.
희망의 등불이 된 방과후 교실
렉스와 파티마는 현재 유네스코 브릿지 프로젝트와 함께 나미양고 지역사회 장애아동들을 위한 방과후 교실을 열고 있습니다. 어릴 적 아픈 기억들을 되살리며, 신체적·정신적 장애 때문에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동들의 선생님이 된 것이지요. 40여명의 장애아동들은 유네스코 브릿지 방과후교실을 통해 학교에서 미처 다 배우지 못한 알파벳과 산수 등을 열심히 공부합니다. 교실에 들어가면 선생님의 구호에 맞춰 ‘아, 에, 이, 어, 우’ 를 즐겁게 따라 하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청각장애 친구들은 손가락으로 열심히 글자를 만들어 문자를 배웁니다. 이 교실의 아이들은 또래 친구들에 비해 배움의 속도가 느릴 수 있지만 파티마와 렉스는 모든 아이들이 함께 배워나갈 수 있도록 기다려줍니다. 예전에 자신의 모습을 기억하며 누구보다 더 이 아이들을 이해하기 때문이지요. 아이들은 학교보다 유네스코 브릿지의 방과후 교실을 더 재미있어 합니다. 여기에선 누구도 외톨이가 아니니까요.
렉스와 파티마는 요즘 가르치는 재미에 푹 빠져있습니다. 이들과 아이들에게 방과후 교실은 교육의 희망인 것이지요. 이들 마음 속 희망의 등불이 훨훨 자라 미래를 밝게 비출 수 있기를 유네스코 브릿지는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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