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위] “교육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걸 배웠습니다” 2015-01-12 (조회수 8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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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교육나눔 사업인 ‘유네스코 브릿지 아프리카 프로젝트’를 통해 세워진 말라위 나피니 지역학습센터. 이곳의 꽃이자, 가장 활발하게 주민들의 참여가 이루어지고 있는 교육 프로그램은 단연 나피니 유치원입니다. 요즘 나피니 유치원에는 지난 여름 교사 양성 워크숍을 통해 뽑힌 4명의 신입 교사가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이들 신입 교사들이 처음부터 능숙하게 아이들을 이끌기는 물론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나피니 유치원의 ‘터줏대감’이자 정신적 지주인 교사 미시(Missy) 덕에 이 선생님들은 큰 어려움 없이 60여 명의 아이들과 함께 유치원을 이끌고 있습니다. 2년여 전 나피니 유치원이 처음 문을 열 때부터 한결같은 열정과 지역 사회에 대한 헌신으로 활동해 오고 있는 미시 선생님이 바로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입니다.
2011년 말, 나피니 지역학습센터는 많은 주민들로부터 유치원을 열어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여러 촌장들은 한 자리에 모여 주민들의 이러한 요구에 대해 논의를 했습니다. 아이들의 열망도 크고, 유치원을 열 장소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이 되었지만 한 가지, 유치원을 여는 데 큰 걸림돌이 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바로 선생님을 구하는 일이었습니다. 시골마을이라 선뜻 교사를 맡으려는 이도 없는 데다, 설사 교사를 구한다 해도 임금을 마련하는 일도 걱정이었습니다. 큰 돈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하나같이 어려운 주민들로부터 모금을 하는 것도 여의치 않았기에 촌장들은 각자 마을에서 자원봉사로 유치원 교사로 활동할 수 있는 사람을 모집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저마다 살기 바쁜 주민들 중 단 한 명도 선뜻 나서는 이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유치원을 여는 게 점점 어려워 보일 즈음 자원한 이가 바로 미시였습니다. 가정 주부였던 미시는 주변 이웃을 통해 교사 모집 소식을 듣고는 바로 다음날 촌장을 방문해 자신의 뜻을 알렸습니다. 비록 임금도 받지 못하는 자원봉사이지만 그녀는 희망과 신념을 갖고 일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집에서 가만히 앉아 있는 것보다 지역 사회의 일원이 되어 무엇이라도 열심히 하다 보면, 나중에 꼭 좋은 기회가 찾아 올 것”이라면서요.
그렇게 나피니 유치원이 문을 열었습니다. 처음에는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배움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과 브릿지 활동을 통한 지원 속에서 유치원도 차츰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자원봉사로 교단에 서던 그녀가 소정의 임금을 받으면서 교사로 활동한 지도 어느덧 1년이 되어 갑니다. 미시는 그렇게 번 돈을 부지런히 저축해 양철 지붕을 마련하는 것이 작은 꿈이라 합니다. 얼마 전에는 염소도 두 마리 사서, 암컷이 새끼를 낳기를 기다리는 중입니다. 유치원 교사 활동과 이를 통해 얻는 약간의 소득으로 그녀가 이루고자 하는 궁극적인 꿈은 미처 다 마치지 못한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것입니다. 10여 년 전 그녀가 고등학교에 입학한 해에, 홀로 그녀를 키워 온 어머니가 그만 세상을 떠났습니다. 고아가 된 그녀는 지역 사회 복지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아서 학교를 계속 다닐 수는 있었지만, 4년 교육 과정 중에 마지막 학년은 끝내 마치지 못했다고 합니다.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배움을 포기해야만 했지만, 선생님이 된 지금도 그녀는 다시 학교로 돌아가 졸업장을 받을 꿈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꿈과 교사로서의 일에 대해, 지난 교사 양성 워크숍에서 그녀는 이런 말을 전했습니다. “저는 유치원 교사로서 나피니 지역학습센터를 더 좋은 교육의 장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제 꿈은 나피니 지역학습센터가 더욱 더 진보해 나가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 무엇이든지 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저는 교육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고,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을 배웠으며, 제가 그런 것들을 실현할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좋은 교사가 될 수 있길 희망합니다. ”
그녀는 현재 나피니 유치원의 5명의 교사 중 리더로서 유치원의 전반적인 운영과 수업 진행에 대한 다양한 지식들을 신입 교사들에게 지도해 주고 있습니다. 나피니 유치원은 매월 두 번 아이들의 학부모들과 미팅을 갖는데, 그 자리에서도 미시의 활약은 두드러집니다. 모임의 사회자로서 다양한 안건들을 공유하고 논의를 진행해 나피니 유치원과 학부모들을 이어주는 역할도 하는 것이지요. 그렇게 나피니 유치원의 ‘역사’가 된 그녀는 어느새 평범한 가정 주부에서 지역 사회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성장해 있었습니다. 나피니 유치원의 대들보로서, 예쁜 딸과 아들을 둔 엄마로서, 그리고 누구보다 커다란 배움의 열정을 가진 학생으로서 그녀의 꿈이 꼭 이뤄지기를 항상 응원하고 지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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