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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2018 유네스코 한일교사대화 한국교직원 일본 방문 프로그램에 다녀와서
등록일 2018-03-06

2018 유네스코 한일교사대화 한국교직원 일본 방문 프로그램에 다녀와서 

 

 

한-일 양국 교사들의 상호 이해를 높이고 교육 관련 논의를 위한 ‘2018 유네스코 한일교사대화 한국교직원 일본 방문 프로그램’이 지난 1월 진행됐다. 

 

 

 20여 년 전인 1997년, 교육시찰단의 일원으로 일본의 교육 현장과 학교를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 청년 교사 의 눈에 비친 당시 일본 사회와 학교는 경이로움과 새로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우리 학교는 언제쯤 이렇 게 선진화된 시설과 교육환경을 갖추고 콩나물 교실 을 벗어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참 많이도 부러워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부러우면 지는 것’이라는 말도 있지만, 그 부러움을 감추기란 그만큼 쉽지 않은 일이 었다.

 

 그로부터 10여 년이 지난 뒤, 이번에는 학생들과 함께 한·일 친선 학생 교류단의 일원으로 다시 일본을 방문했다. 일본 사회는 여전히 깨끗했고, 누구 할 것 없이 정리정돈이 생활화되어 있는 일본인들을 다시금 볼 수 있어 좋았다. 하지만 전에 느꼈던 부러움은 느껴지지 않았다. 미래의 주인공이 될 우리 학생들이 또래의 일본 친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스스럼없이 대화와 우정을 나누는 모습이 너무나 대견하고 자랑스러워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10여 년 동안 일본 교육의 모습은 그다지 많이 바뀌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더이상 새 롭지도 않았다. 일본의 성장이 주춤하는 동안 우리나라가 발전을 거듭하여 세계적 수준의 교육 강국이 된 것이라 자평하며 내심 흐뭇해하기도 했다. 이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만난 일본인 동료에게 언제라도 우리 학교를 방문해 달라며 자신있게 말을 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또다시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이번에는 ‘2018 유네스코 한일교사대화 한국교직원 일본 방문 프로그램’에 참가차 일본 땅을 다시 밟았다. 한일교사 대화는 2000년부터 실시된 한·일 양국의 교직원 초청 프로그램으로, 학교현장과 교육·문화시설을 방문하여 양국의 교육제도 및 현황에 대한 교사들의 이해를 높 이고, 나아가 양국의 상호이해 및 우호촉진을 목적으 로 진행되는 행사다. 100여 명의 한국 교직원은 도쿄에 서의 오리엔테이션을 마친 뒤 세 팀으로 나뉘어 오사카부, 기후현 이케다동, 아이치현을 각각 방문했다. 그 과정에서 지난해 우리학교를 방문했던 일본 선생님들 과의 재회를 비롯, 학교 현장에서 일본 교사들과 진솔한 대화를 나누면서 교육에 대한 공감의 영역을 넓힐 수 있었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일본 교육의 여러 긍정적인 면을 볼 수 있었다. 글로벌 국제 교류 진출에 능동적으로 임하는 자세, 혹한의 날씨에도 맨땅에서 서로 몸을 부딪쳐가며 땀 흘리는 스포츠 클럽 활동, 하루 두 시간 이상을 지하철로 통학하면서도 학교에 대해 자긍심을 갖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 사교육과는 굳이 전쟁도 경쟁도 하지 않는 공교육에 대한 자긍심, 자활보다 자립을 강조하는 특수교육, 우리의 수능에 해당하는 ‘센터 시험’ 대신 미래를 준비하는 학생들에 대한 미래지향적 평가 대책 등이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이다.

 


 

 

 무엇보다 이번 방문을 통해 학교 교육 본연의 목적과 가치를 제대로 추구하고자 하는 일본의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그 바탕에는 ‘선택과 자율’이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더불어 우리 교육은 아직도 지 나치게 시설과 환경, 성과와 지표, 등급과 평가에 집착하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보게 되었다. 

 

 

이욱 대구 원화여자고등학교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