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한만년 대표의 뜻 기리며 유네스코 활동 후원
7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도서출판 일조각의 창업자 가족이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 고액 기부금을 약정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2월 5일 한경구 전 사무총장과 그의 형제들이 선친인 고(故) 한만년 도서출판 일조각 대표(1925-2004)의 뜻을 기리기 위해 1억 원을 기부하기로 약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기부는 10년에 걸쳐 매년 1천만 원씩 진행되며,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활동을 후원하는 중요한 재원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고 한만년 대표는 유네스코와 오랜 인연을 맺어온 인물로, 1966년부터 10년간 유네스코 아시아 지역 출판 전문가로 활동하며 아시아 지역 도서 개발 진흥 계획 수립에 참여했다.
그는 또한 1966년 한국 도서 개발 현지 조사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유네스코와의 협력을 더욱 공고히 했다.
뿐만 아니라, 고 한 대표는 국제출판협회의 부회장으로도 활동, 한국 출판업계의 국제화와 위상 강화를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의 국제적인 활동은 한국 출판산업의 발전과 유네스코 가치 확산에 크게 기여했다.
이번 기부는 유네스코한국위원회 한경구 전 사무총장이 제안하고, 고인의 자녀인 한성구, 한준구, 한홍구, 한승미 씨를 비롯한 유족들이 모두 동참하면서 성사됐다. 한성구(의대)·경구(자유전공학부)·준구(의대) 씨는 서울대 교수로 재직하였으며, 넷째 아들 홍구 씨는 성공회대 석좌교수로, 딸 승미 씨는 연세대에서 국제학대학원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기부금 전액은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활동에 사용되며, 특히 영상 콘텐츠 제작에 집중적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이는 유네스코의 이념과 가치가 텍스트를 넘어 시청각적 형태로 널리 확산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한경구 전 사무총장은 “이번 기부를 계기로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유네스코의 가치를 담은 영상을 활발히 제작해 나가기를 바란다. 또한, 이 영상을 접한 많은 사람들이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활동에 공감하고, 후원에 동참해 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번 기부로 고 한 대표의 자녀 일동은 평화롭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앞장서 만드는 ‘유네스코한국원회 Future Leader’가 되었다.
일조각의 창업자 한만년(韓萬年)은 상해임시정부 법무위원, 동아일보, 시대일보, 조선일보 편집장을 역임한 월봉(月峰) 한기악(韓基岳)의 둘째 아들로 태어나 중앙학교와 보성전문, 서울대 문리대를 졸업하고 고종사촌 형 홍석우와 함께 해방 후 탐구당(探求堂)을 시작하면서 출판업에 입문하였다. 1953년, 대한민국 제헌헌법을 기초한 현민(玄民) 유진오(兪鎭午)로부터 ‘일조각’이라는 사호(社號)를 받아 서울 종로구 관훈동 141번지에서 창업하였으며, 1957년에 공평동 9번지로 옮겨서 오로지 좋은 책을 펴내는 일에 헌신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