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번 주에도 어김없이 목요일과 함께 돌아온 유네스코 뉴스레터입니다. 오늘부터 새로운 얼굴이 ‘따끈따끈 파리 통신’ 코너를 맡게 되었는데요. 바로 지난달 주유네스코대한민국대표부에 주재관으로 부임한 백영연 주재관입니다. 백 주재관이 앞으로 2년간 파리에서 전해올 소식을 첫 기사로 만나보세요. 파리에서의 주재관 생활과 유네스코 안팎에서 접하는 익숙하면서도 낯선 이야기. 그 첫 번째 소식을 함께 읽어보실까요?

지난달부터 주유네스코대한민국대표부에 주재관으로 새로 부임한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백영연입니다. 앞으로 약 2년 여간 파리에 머무르면서 독자 여러분을 정기적으로 만나 뵐 텐데요. 초등학생 때 파리에서 몇 년간 체류했었고, 대학 졸업 후에는 석사 과정 유학을 하기도 했던 파리는 제게 낯선 도시는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네스코도 마찬가지예요. 약 13년 동안 제가 쌓아 온 경력이 모두 유네스코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방인으로서 타국의 도시에 정착하는 일은 여전히 쉽지 않고, 유네스코 또한 깊이 알아갈수록 새로운 이야기가 가득한 곳이라고 느껴집니다. 앞으로 익숙하면서도 낯선 이곳의 이야기들을 생동감 있게 전할 것을 약속드리며, 오늘은 그 출발을 알리는 첫 이야기를 시작해 볼게요.
교육, 과학, 문화, 그리고 정보·커뮤니케이션이라는 방대한 영역에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는 유네스코라는 유엔 전문기구는 크게 3개로 구분되는 핵심 행위자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데요. 첫 번째 행위자는 바로 ‘회원국(Member States)’입니다. 회원국은 정회원국(Member States)과 준회원국(Associate Members)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현재 194개 회원국과 12개 준회원이 있습니다. 두 번째 행위자는 우리가 흔히 국제기구 본부라고 알고 있는 ‘사무국(Secretariat)’입니다. 유네스코의 사업과 행정 실무를 담당하는 사무국은 사무총장과 직원들로 구성되어 있고, 최고 행정 책임자인 사무총장은 총회에서 회원국들의 투표를 통해 선출됩니다. 4년 임기의 사무총장은 연임이 가능한데, 마침 올해는 오드레 아줄레 현 사무총장의 두 번째 임기가 끝나는 해라서 새로운 사무총장 선출을 앞두고 있기도 합니다. 올해 말에 열릴 총회가 가까워지면 선거 열기도 뜨거워질 텐데요. 선거를 둘러싸고 또 어떤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펼쳐질지도 기대가 돼요.
보통의 국제기구는 이렇게 ‘회원국’과 ‘사무국’의 두 개 주체가 서로 협력해 운영되고 있는데, 유네스코에는 독특하게도 제3의 행위자가 하나 더 있어요. 바로 ‘국가위원회(National Commissions)’입니다. 유엔 기구 중 이런 제도를 공식적으로 갖고 있는 곳은 유네스코밖에 없어요. 새로 유네스코에 가입한 국가는 유네스코 헌장 제7조에 근거해 국가위원회를 설치하고, 이를 통해 회원국 내에서 유네스코 활동을 촉진하도록 권장됩니다. 국제기구와 회원국 정부, 정부와 시민사회를 연결하는 가교이자 허브 역할을 하는 거죠. 여러분이 잘 알고 계시는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바로 한국의 유네스코 국가위원회입니다.
저는 그동안 운이 좋게도 이 세 곳, 즉 한국 정부와 유네스코 사무국,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모두에서 업무를 수행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2년간은 유네스코에서 대한민국 정부를 대표하는 대표부에서 자연과학과 정보·커뮤니케이션 업무를 담당할 예정이에요. 앞으로 자연스레 지난날의 경험이나 추억들이 다시 떠오르게 될 것 같은데요. 그런 기억에 더해 새로 경험하게 될 많은 일들을 잘 갈무리해서 ‘따끈따끈한 이야기’로 전달해 드릴 방법을 고민해 보겠습니다.
마침 그런 따끈따끈한 소식 하나가 떠오르는데요. 바로 오는 8월부터 유네스코 본부에서 진행될 유네스코 청년 전문가 연수 프로그램(UNESCO Sponsored Traineeship Programme, U-STEP)입니다. 한국의 청년들이 유네스코 본부에서 실무 경험을 쌓으며 교육·과학·문화·정보·커뮤니케이션 분야의 국제 전문가로 성장하고, 나아가 국제기구 진출을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하는 이 프로그램 역시 앞서 말씀드린 유네스코의 세 행위자들이 서로 협력하면서 꾸려가는 사업이에요.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유네스코 사무국이 ‘유네스코한국위원회-유네스코 간 연수 프로그램 실시에 관한 협약’에 근거해 이 선발 과정 및 운영 전반을 담당하고, 대한민국의 교육부가 이를 후원하는 형태죠. 이런 협력 덕분에 앞으로 선발될 4명의 청년들은 6개월간 유네스코 사무국의 4개의 부서에서 경험을 쌓게 될 거예요. 대표부에서 근무하는 제가 본부 소속으로 활동할 연수 프로그램 참가자들을 매일같이 만나지는 못하겠지만, 관심을 갖고 틈틈이 관련 소식도 챙겨 보겠습니다. 4월부터 프로그램 지원자 접수 및 선발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니 어쩌면 지원자들이 이번 뉴스레터를 볼 수도 있겠는데요. 응원의 마음을 전하면서 이 말 한마디도 전하고 싶어요.
“인생이 계획대로 흘러가지만은 않지만, 작은 우연이 인생의 큰 방향을 결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하는 것 같아요. 국제기구 본부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많은 경험을 즐겁게 하며, 의미 있는 ‘우연’들을 만들어 가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주유네스코대한민국대표부 백영연 주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