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뉴스, 온라인 뉴스레터 전환
한 달에 한 번, 오랜 기다림은 이제 그만! 유네스코와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다양한 관점과 새로운 소식을 전해오던 『유네스코뉴스』가 2월부터 전면 온라인으로 전환합니다. 더욱 쉽고 재미있고, 그러면서도 여러분의 삶에 ‘의미’가 될 수 있는 콘텐츠로 이제 매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우리의 미래를 향한 지적이고 양심적인 연대에 앞으로도 동참해 주실 거죠?
‘페이퍼리스’의 시대, 『유네스코뉴스』 너마저?
오늘날 점점 더 많은 지식과 정보는 종이 대신 전기신호를 타고 우리에게 오고 있습니다. 종이 영수증을 ‘카톡’ 등의 형태로 대신 발행하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 되었고, 저마다 다양한 이유로 종이책 대신 전자책을, 필기 노트 대신 태블릿을 쓰고 있습니다. 물론 종이는 앞으로도 매우 오랫동안 우리 곁에 남아 널리 쓰일 것입니다. 하지만 지식과 정보 전달하는 창구가 점점 ‘페이퍼리스(paperless)’를 향해 움직이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기업과 정부가 종이를 버리면서 강조하는 단골 문구는 ‘친환경’입니다. 종이 생산을 위해 희생되는 수많은 나무와 제지·인쇄·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을 생각하면 종이에서 디지털로의 전환이 훨씬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하지만 저희는 『유네스코뉴스』를 온라인 뉴스레터로 전환하는 첫 번째 이유로 ‘환경보전’을 꼽을 생각이 없습니다. 사실, 그것이 가장 설득력 있는 이유라고도 생각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매일 쓰는 디지털 기기를 생산하는 데도, 인터넷 정보를 전달하고 소비하는 데도 결코 적지 않은 양의 탄소가 소비되며, 이를 모두 감안해서 면밀히 비교·분석하지 않고서는 ‘우리 온라인으로 전환해요’가 곧 ‘우리는 지구를 생각하니까요’라는 뜻이 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왜 온라인인가?
그저 또 다른 ‘그린워싱(green washing)*’이 아니라면, 800호가 넘게 유네스코 패밀리들의 사랑을 받아 온 이 매체를 온라인으로 전환하기로 한 진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한 마디로 그것은 독자 여러분과의 새로운 ‘관계’를 위해서입니다. 매 호 『유네스코뉴스』를 손에 쥐면서 느꼈던, 종이가 전해주는 따뜻한 물성은 언제나 편집진의 한 달 수고를 잊게 해 준 기쁨이었지만, 그러면서도 저희는 물리적 공간 너머로 더 많은 독자들과 더 많은 시선들과의 ‘관계맺기’가 늘 고팠습니다. 이번에 우리가 준비한 기사들은 어떻게 읽혔을까? 어떤 울림이 있었고, 혹은 어떤 비판이 있을 수 있을까? 독자들이 더 궁금해 하는 것, 더 알고 싶어 하는 지식, 더 필요로 하는 정보를 어떻게 하면 제때 전달할 수 있을까? 유네스코와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활동이 그러한 지적인 가려움을 긁어줄 수 있다는 것을 어떻게 증명해 보일 수 있을까? 그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효과적으로 얻을 수 있는 형식으로서 저희는 종이 대신 온라인을 택했습니다. 한 달이 아니라 매주 한 번, 저희의 ‘뉴스’를 알리는 일을 넘어 우리 일상에서 ‘의미’가 될 수 있는 이야기를 보다 재미있고 친근하게 전달하기 위해, 먼저 종이라는 공간을 넘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 실제 그렇지 않으면서도 광고 등을 통해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내세우는 행위
그래서 앞으로는
새롭게 출발하는 뉴스레터가 꿈꾸는 것은 명확합니다. 바로 ‘내 삶 속에서 의미가 되고 새로운 가치를 주는 지식’을 전하는 일입니다. 가볍고 쉽게 읽히면서도 읽고 나면 배우고 남는 게 있는, 그래서 더 알리고 공유하고 싶은 콘텐츠를 담고 싶습니다. 단순한 정보만이 아니라 인류의 평화롭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고민하는 유네스코의 관점이 들어간, 다른 데서는 얻을 수 없는 다양성과 공존의 가치를 담은 콘텐츠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더 다정하고 친절한 목소리로 전하고, 그러면서 새롭고 더욱 넓고 깊은 관계를 여러분과 맺어 가고 싶습니다.
한편으로 온라인 전환 과정에서 다양한 경로로 조언해 주신 여러분의 목소리도 잊지 않겠습니다. 특히 오늘날에도 여전히 ‘온라인되지 않은’ 사람이 적지 않고, 이들이 뒤처지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잊지 말아 달라는 당부를 기억하겠습니다. 매년 주요 기사를 선별해 단행본으로 만드는 방안 등, 디지털만으로는 지킬 수 없는 가치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그 대안을 꼼꼼히 검토해 보겠습니다.
비록 첫술에 배가 부를 수는 없을지라도, 저희는 지금까지 그래왔듯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제 보다 손쉽게 전달할 수 있게 된 피드백 과정을 통해 여러분의 의견을 들려 주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새로운 뉴스레터를 전할 때마다 조금씩 더 나은 내용을 담을 수만 있다면, 창립 70주년을 맞아 내딛어 본 새로운 발걸음이 더욱 의미 있는 한 걸음으로 기억될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