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유산 국제해석설명센터(WHIPIC)
유산 보호의 중요성은 따로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이지만, 유산을 어떻게 ‘해석’하고 ‘설명’하는지도 유산을 매개로 한 평화와 지속가능발전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칩니다. 지난 2022년 우리나라에 들어선 유네스코 카테고리 2 기관인 유네스코 세계유산 국제해석설명센터(WHIPIC)는 짧은 기간만에 포용적 유산 해석과 설명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데요. 홍창남 초대 센터장을 만나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눠 보았습니다.
안녕하세요. 2023년 9월에 초대 센터장으로 취임하셨습니다. 센터에 생소한 독자들을 위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기획예산처와 문화재청 등에서 근무하면서 조직 관리 및 성장 등에 관심이 많았고, 신설된 기관이 앞으로 나가가야 할 길의 초석을 다지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국제해석설명센터(International Centre for the Interpretation and Presentation of World Heritage Sites under the auspices of UNESCO, WHIPIC)를 이끌게 되었습니다. 우리 센터는 유산의 해석(interpretation)과 설명(presentation)이라는 개념을 세계유산 정책 내에 반영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이행할 수 있도록 연구·역량강화·정보화·네트워킹의 기능을 수행합니다. 더불어 유산 해석과 설명 관련 국제 규범을 구축하고 널리 알려 포용적 유산해석을 실현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대중들도 쉽게 세계유산과 해석·설명을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신설 기관으로서 현재 한국에 있는 6개 카테고리 2 기관(이하 C2기관)과의 협력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는 센터 설립추진단 때부터 지금까지도 꾸준히 세계유산 해석에 관한 다양한 논의를 하고 있고, 앞으로도 다양한 방식으로 두 기관이 해석관련 협력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저희 WHIPIC이 설립되면서 한국은 유네스코에서 보존하고 관리하는 세계유산, 무형유산, 기록유산 관련 C2기관을 모두 유치했습니다. 그래서 특히 아태무형유산센터(ICHCAP) 및 국제기록유산센터(ICDH)와 통합적 관점에서의 유산 해석과 설명을 위한 협력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5월에는 WHIPIC 창립기념식을 겸하여 전 세계의 세계유산 분야 9개 C2기관이 모이는 회의가 열렸습니다. 첫 1년 간의 활동을 정리해 보는 기회였을 것 같습니다.
WHIPIC 설립 1년만에 열린 창립기념식에는 그간 WHIPIC이 설립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신 많은 귀빈들이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 주셨습니다. 이번 행사를 통해 대내외에 기관의 방향성을 확고히 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함께 개최한 연례회의는 이번으로 8회째를 맞았는데요. 오랜만에 멕시코, 바레인,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모든 세계유산 관련 C2기관 대표자들이 모이면서 지난 4년간 팬데믹으로 인해 차질을 빚었던 세계유산 관련 C2기관 간 대화가 다시 이어지게 되었다는 데 의의가 있었습니다. 회의에서는 세계유산 보존과 관리를 위한 C2기관의 활동을 공유하고 이러한 기여의 가시성을 높이기 위하여 C2기관 간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관련 카테고리2센터 간 이해와 협력에 관한 선언문(세종선언문)’을 채택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앞으로 기관 간 공동프로젝트 수행, 인적교류 등 구체적인 협력이 가능해졌고, 세계유산위원회에서 C2기관의 활동이 더욱 가시적으로 보여질 수 있을 것입니다.
얼마 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제45차 세계유산위원회가 열렸는데요. 세계유산 관련 가장 중요한 회의 중 하나인 만큼 WHIPIC에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세종선언문이 이번 세계유산위원회를 통해 공식화되었고, 다음 회의인 제46차 위원회부터는 C2기관들이 별도 의제로서 직접 활동보고를 하게 되는 발언권도 얻게 되었습니다. 해당 안건에 기대를 걸었던 C2기관들이 모여 함께 기쁜 마음으로 축하 저녁식사를 했던 것이 기억에 남아요. 회기 중에는 ‘세계유산 제도 내 유산해석과 설명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부대행사도 열었습니다.세계유산센터장을 비롯하여 자문기구 관계자 및 100여 명의 전문가들이 행사에 참석해 유산 해석의 미래를 진지하게 논의했습니다. 그밖에 다양한 기관들과 협의도 했었는데요. ICOMOS, ICCROM, IUCN 같은 자문기구를 비롯하여 사우디아라비아, 싱가폴, 바레인 등 국가적 차원에서도WHIPIC과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하거나 교육을 요청하는등 세계유산 해석과 설명이라는 우리 센터 역할에 국제적 기대감이 높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1972년 세계유산협약이 채택된 지도 50년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유산이 인류의 지속가능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한국과 WHIPIC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지속가능발전목표의 세부목표 11.4에서 제시하고 있듯 ‘세계문화유산 보존 노력 강화’는 사회의 안정과 통합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현대사회의 회복력을 위하여 ‘모두의 유산’인 세계유산적 가치가 사람 중심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 관습적 변화가 필요합니다.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최근 중요하게 다루는 공동체 중심의 가치 해석 등을 WHIPIC이 직·간접적으로 지원할 수 있겠고, 세계유산 관련 이해관계집단에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거나 세계유산 정보를 효율적으로 대중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모두가 WHIPIC이 중장기 목표로 삼은 일들이니 앞으로 꾸준한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인터뷰 진행 및 정리 『유네스코뉴스』 편집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