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에도 교육의 핵심 가치는 ‘모두를 위한 교육’ 아닐까요
교육부에서 유네스코 본부에 파견돼 근무하고 있는 김흥순 과장은 교육부의 유네스코 신탁기금사업인 BEAR 프로젝트(Better Education for Africa’s Rise)를 담당하고 있다. 김 과장으로부터 파리에서의 업무 및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 안녕하세요. 우선 과장님께서 유네스코 교육 섹터에서 담당하는 프로젝트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교육부의 유네스코 신탁기금사업인 BEAR 프로젝트(Better Education for Africa’s Rise)는 아프리카 직업교육체계를 구축하고 혁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으로, 아프리카 청년들에게 직업교육을 통한 자립의 기회를 제공하고 아프리카의 지속가능발전을 뒷받침하고자 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교육 분야 ODA 사업입니다. 프로젝트는 5년 단위의 단계별로 추진되고 있는데요. 현재 2017년부터 2022년까지의 2단계 사업은 동아프리카 5개국(케냐, 탄자니아, 우간다, 에디오피아, 마다가스카르)에서 추진 중입니다. 그간 많은 변화와 성과를 거두며 명실상부하게 아프리카 직업교육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은 프로젝트를 담당한다는 데 굉장히 보람도 있고 사명감도 느끼고 있습니다.
— 어떤 계기로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유네스코 파견근무를 결심하셨는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직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지난 21년간의 공직생활을 하면서 특히 직업교육정책 업무를 맡았을 때 보람있고 뿌듯한 경험이 많았습니다. 직업교육은 국가 경제 차원에서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에게 직업교육은 삶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소중합니다. 저는 사무관 시절에도 직업교육 업무를 담당했고 3년 3개월간 직업교육정책과장을 맡기도 했는데, 그 과정에서 알게 된 BEAR 프로젝트를 언젠가 꼭 해 보고 싶다는 소망을 품고 있었습니다. 마침 운 좋게 저에게 귀한 기회가 주어졌고, 매일매일 감사하는 마음으로 즐겁게 임하고 있습니다.
—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타지에서의 생활에 힘든 점은 없으셨나요?
작년 9월 말에 유네스코로 파견을 나왔는데, 당시 유네스코 사무국은 전일 재택근무를 하고 있어서 낯선 조직에서 업무 프로세스나 체계, 담당업무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죠. 현재도 주 2일은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데, 동료들을 직접 만나면 쉽게 해결될 일을 메일이나 전화로 진행하다 보니 생각보다 속도가 더디게 추진되는 측면도 있습니다. 게다가 1년이 지난 지금도 일부 동료들의 낯이 익숙하지 않다는 게 많이 아쉽습니다.
— 남은 파견 기간 동안 특별히 이루고 싶은 계획이 있으신지요?
일단 업무적으로는 지난 2년 가까이 코로나19로 인해 사업 진행이 상당히 지연되어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이제 점점 사업의 속도가 붙고 있어 다행이라 생각하고요. 11월 중순에는 아프리카 현장점검을 나가게 되었는데, 실제 현장에서 BEAR 프로젝트에 대한 반응과 성과를 직접 확인할 생각을 하니 기대가 큽니다. 내년 연말까지는 BEAR 2단계 프로젝트가 당초 계획한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사업관리에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현재 서아프리카 5개국(나이지리아, 코트디부아르, 기니, 가나, 시에라리온) 직업교육 혁신 지원을 위한 BEAR 3단계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또한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노력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파리에 와서 코로나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걷기와 달리기를 즐기게 되었는데, 달리기를 하며 복잡했던 생각도 정리할 수 있어 업무에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한국에 돌아가기 전에 10km 달리기를 하는 것을 목표로 남은 기간 열심히 달려볼 계획입니다.
— 끝으로 유네스코 교육 분야에서 한국이 앞으로 더욱 관심을 가지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말씀해 주십시오.
최근 환경교육과 미래교육 등 교육 분야에서 다양한 논의가 펼쳐지고 있지만, 저는 유네스코 교육이 수호해야 할 기본 목적과 가치는 ‘모두를 위한 교육’이라 믿고 있습니다. 아직도 교육으로부터 소외된 지역의 수많은 청년들이 새로운 삶을 위한 기회를 희망하고 있는데요. 이런 교육 소외 지역의 청년들과 특히 젊은 여성들에 대한 직업교육 지원이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청년과 여성이 직업교육을 통해 새로운 삶을 영위하도록 하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 위해 제가 있는 자리에서 힘껏 달리겠습니다!
인터뷰 진행 및 정리 임시연 주유네스코 대한민국대표부 주재관
김홍순 과장은 조선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43회로 공직에 입문, 핀란드 투르쿠대학교에서 교육학 석사를 취득했다. 교육부 대학학사평가과 서기관, 직업교육정책과장, 혁신행정담당관, 청와대 교육비서관실 행정관 등을 거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