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시간의 기록, 한국의 유네스코 유산」 제작팀
지난해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KBS와 함께 우리나라의 유네스코 지정유산 중 10개를 선정, 「시간의 기록, 한국의 유네스코 유산」이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을 제작·방영했다. KBS가 오래 전부터 기록하고 보존해 온 아카이브 영상자료에 유산 전문가들의 해설과 아름다운 영상을 더해 우리 유산의 이야기를 전한 이 프로그램은 2021년 한국방송기자클럽이 주최한 ‘BJC 올해의 방송기자상’의 영상보도부문 대상을 받기도 했다. 멋진 영상으로 우리나라 유네스코 유산의 소중함과 가치를 더욱 널리 알리는 데 도움을 준 KBS의 뉴스영상아카이브팀(신봉승 촬영기자, 오진주 작가, 성동혁 에디터, 최민경 에디터)을 만나보았다.
― 안녕하세요. 우선 지난해 한국방송기자클럽 올해의 방송기자상 영상보도부문 대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수상 소감부터 한 번 여쭈어야 될 것 같습니다.
신봉승 촬영기자 무사히 10편의 영상 제작을 마무리할 수 있어서 참 감사했는데요. 그에 더해서 상까지 받으니 ‘우리 노력이 헛되지 않았구나’ 싶어서 더 감사한 마음이었습니다. 이 자리를 통해서 함께해주신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 이 프로그램을 기획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신봉승 촬영기자 웹이나 인쇄매체를 통해 전달되는 뉴스는 문자 정보의 전달이 중심이 되다보니 아무래도 딱딱한 측면이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방송 뉴스는 영상으로 전달된다는 점에서 영상만이 전할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이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영상을 통해 아름다움과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늘 고민을 하는 편인데요. 그러던 중에 한국의 유네스코 유산이 좋은 소재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성동혁 에디터 저희 부서는 영상을 편집하기도 하지만 영상 아카이빙을 하는 작업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KBS에는 국가기간방송사로서 오랜 기간 기록하고 보존해 온 영상들이 적지 않은데, 여기에 새로운 이야기와 메시지를 더한다면 이들 자료를 더욱 다채롭게 활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 것도 제작 의도 중 하나였습니다.
― 기존의 아카이브 자료뿐 아니라 새로 촬영하는 인터뷰까지 포함해서 고퀄리티의 영상 한 편을 한 주만에 편집해 내시는 걸 보고 ‘정말 능력자들이시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제작과 편집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없었나요?
신봉승 촬영기자 저희 영상은 매주 한 편씩 뉴스의 한 코너로 방영되었어요. 하지만 매일매일의 다른 뉴스들과는 차별화된 방식으로 접근을 하고자 노력을 많이 기울였습니다. 뉴스는 사건이나 상황을 촬영하는 작업이 가장 먼저 이루어지는데 반해, 이번 프로젝트는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담을지를 사전에 고민하는 시간이 꽤 길었습니다. 저희는 영상을 아름답게 촬영하고 편집하는 데는 자신이 있지만, 이번 프로그램은 단순히 영상을 중첩하기만 해서는 유네스코 유산의 가치와 의미를 온전히 담아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여기 함께 참여한 오진주 작가께서 그러한 스토리를 효과적으로 잡는 데 큰 역할을 해 주셨죠.
오진주 작가 이야기를 풀어가는 입장에서는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 편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아요. 처음으로 현장을 보여드려야 하는 편이기도 했고, 이들 유산의 가치를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완전하게 이해하기가 쉽지 않아서 일단은 부딪치고 보자는 마음으로 임했어요.
성동혁 에디터 더불어서 저희 아카이브 자료들을 살펴보고 선별하는 작업도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과거 자료들은 지금처럼 분류가 잘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원하는 영상을 한 번에 찾기가 쉽지 않거든요. 그래서 여러 가지 방식으로 다시 검색해서 영상을 찾고, 그것들을 두루 돌려 보면서 관련성이 떨어지는 자료들은 빼고 꼭 필요한 장면들을 추려내는 작업이 길게 이어졌습니다.
― 다음에 또 이런 프로그램을 하신다면 다루고 싶은 주제가 있을까요?
신봉승 촬영기자 사실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10편을 만들어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만약 ‘시즌2’가 가능하다면 이번에는 해외의 유산을 다뤄봤으면 하는 욕심은 있습니다. (웃음)
― 좋은 콘텐츠를 통해 대중들에게 유네스코 지정 유산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알리는 일은 유네스코한국위원회도 큰 관심을 쏟고 있는 일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앞으로 특별히 더 신경써야할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최민경 에디터 지정 유산에 대해 홈페이지에 공개되어 있는 자료들은 주로 등재 기준에 집중하고 있어서 이해하기 어렵고 딱딱한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연구를 하는 분들에게는 좋은 자료가 되겠지만, 일반인들이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유산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도록 요약된 정보가 제공되면 좋겠습니다. 더불어서 유산에 대해 ‘스토리텔링’이 가미되면 더욱 좋겠지요.
― 마지막으로 이번 기회를 통해 「시간의 기록, 한국의 유네스코 유산」을 접할 저희 유네스코뉴스 독자 여러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신봉승 촬영기자 이번에 유네스코 유산을 촬영을 위해 여러 유산 지역을 다녀보니 각 유산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 상당히 재미있고 의미가 있었습니다. 저희가 제대로 일했다면, 시청자 여러분도 영상 속에서 유산의 새로운 의미를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코로나19로 해외로 나가는 것이 어려워지면서 국내여행을 다니시는 분들이 많아졌는데, 저희 영상을 통해 우리나라 유산의 가치를 사전에 익히고 가신다면 더욱 알찬 여행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 믿습니다.
오진주 작가 이번에 저희가 만든 영상은 과거의 기록과 현재의 기록을 함께 담고 있지만, 이 영상물도 결국은 다시 과거의 기록이 될 겁니다. 부디 저희 영상을 보신 여러분께서 직접 유산을 경험하고 체득해 보신 뒤, 우리 미래세대에도 잘 전달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성동혁 에디터 저는 창덕궁 촬영 때 느꼈던 그 아름다움이 아직도 이따금 생각이 납니다. 그래서 주변에도 꼭 한 번 가보라고 추천할 정도인데요. 저희 영상을 보실 여러분께서도 그곳에 꼭 가보고 싶다고 느끼실 겁니다. 저희가 앞으로 오픈 아카이브도 내놓을 예정이니, 그것도 유용하게 활용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최민경 에디터 저는 종묘 영상을 제작하면서 처음으로 종묘에 가봤는데요. 정말 인상적이어서 바로 다음주에 또 한 번 어머니를 모시고 갔을 정도였습니다. 저희 영상을 보신 여러분께서도 우리 주변의 유산에 친근함을 느끼고 자주 찾게 되신다면 더 바랄게 없겠습니다.
인터뷰 진행 및 정리 문화팀 백승현 전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