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한국위원회 70주년의 결정적 숫자들 ➏
2024년은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이하 한위)가 창립 7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한위가 그 어느 국가위원회보다 활발하게 국내외에서 평화와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유네스코의 비전을 실현하는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기까지는 수많은 노력과 도전, 그리고 기억해 둘 만한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1부터 70까지, 그 순간들을 기억해 보는 ‘결정적 숫자’ 기획의 여섯 번째 이야기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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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제37차 유네스코 총회, 한국 최초 자연과학분야 유네스코 카테고리2 센터인 i-WSSM 설립 승인
2017년 6월 8일에 열린 개관 기념식 행사 모습. i-WSSM 홈페이지 자료
유네스코 회원국과 유네스코 본부 간 협정에 따라 설립돼 유네스코의 전문 영역에서 관련 사업을 이행하고 연구하는 국제협력기관인 카테고리2 센터(이하 C2센터)는 2000년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APCEIU)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모두 6개 기관이 국내에 설립돼 있다. 그중 물안보 국제연구교육센터(International Centre for Water Security and Sustainable Management, i-WSSM)는 국내에 처음 설립된 자연과학분야 C2센터로, 안전하고 충분한 물을 인류에게 제공하는 물 안보 문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국제사회의 물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통해 지속가능발전을 뒷받침하기 위해 설립됐다. 한국은 2009년 제64차 유엔 총회에서 물 관련 국제기구 유치 필요성을 언급한 이후 2011년 유네스코에 i-WSSM의 유치를 정식 제안했으며, 2013년 11월 제37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이를 승인받은 뒤 2016년 12월 유네스코와 한국 정부 간의 협정이 체결·발효·공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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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유네스코 정보커뮤니케이션 분야 최초 카테고리2 센터인 국제기록유산센터 설립 승인
충북 청주시에 건설 중인 국제기록유산센터의 6월 현장 모습. ICDH 홈페이지 자료
우리나라의 다섯 번쩨 유네스코 카테고리2 센터(이하 C2센터)인 국제기록유산센터(International Centre for Documentary Heritage, ICDH)는 전 세계 기록유산의 안전한 보존과 관리, 보편적 접근을 증진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으로 세계기록유산 모니터링, 역량강화 및 인식제고, 네트워크 및 허브 구축, 콘텐츠 개발 등의 다양한 사업을 통해 기록유산과 전문가 및 세계를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ICDH는 유네스코의 전문분야 중 정보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처음으로 설립된 C2센터다. 한국 정부는 2017년 3월에 청주시 및 유네스코한국위원회 간 ICDH 설립 MOU를 체결했으며, 유네스코의 설립 타당성 조사를 거쳐 2017년 11월 제39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그 설립이 최종 승인됐다. 유네스코와 정부 간 정식 협정은 2019년 7월에 체결됐으며 202년 6월 창립 총회를 개최하고 현재 청주 시내에 건설되고 있는 센터 사옥 완공을 기다리며 임시 사무실 체제에서 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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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유네스코 인공지능 윤리 권고」 및 「유네스코 오픈사이언스 권고」 채택
유네스코 「인공지능윤리권고」 채택을 앞둔 2021년 4월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한국법제연구원과 공동으로 개최한 ‘유네스코 AI 윤리 권고 현황 및 법적 과제’ 포럼 현장
과학기술의 발전은 인류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를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동시에 윤리와 인권, 안보 측면에서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유네스코는 그러한 기대와 우려의 중심에 있는 분야 중 하나인 인공지능(AI) 분야에서 AI 윤리에 대한 최초의 세계적 표준이라 할 수 있는 「유네스코 인공지능 윤리 권고」를 마련했다. 더불어 보다 다양한 사회 구성원들이 과학 기술 개발에 참여하고, 그 활용과 혜택이 전 인류에 공평하게 미치도록 하기 위해 「유네스코 오픈사이언스 권고」도 만들었다. 이 두 권고는 2021년에 개최된 제41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됐으며, 한국은 이상욱 한양대 교수가 인공지능 윤리 권고 작성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등 이 두 권고를 마련하기까지 다양한 측면에서 그 역할을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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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한국청년해외봉사단 제1기 단원 44명 출국
네팔 현지에서 의료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한국청년해외봉사단 단원
국제무대에서의 역할을 본격적으로 찾아나서게 된 한국 청년들의 열망을 감지한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평화, 발전, 참여를 기본 이념으로 인류의 보편적 복지 증진과 국가 발전의 기반 조성을 목표로 하는 한국청년해외봉사단 (Korean Youth Volunteers)을 창설하고 의료, 교육, 농업, 체육, 사회봉사, 지역사회 개발 등의 봉사활동을 펼칠 1기 청년 단원 44명을 선발했다. 1990년 4월 16일부터 훈련과정을 수료한 단원들은 8월 10일 유네스코 청년원에서 수료식을 갖고 8월 30일 출국 기자회견을 했다. 전 국민적인 관심 속에 필리핀, 인도네시아, 네팔, 스리랑카 등 4개국으로 떠난 1기 활동을 시작으로 한국은 원조를 받는 국가에서 도움을 주는 국가로서 더욱 적극적인 활동을 펼쳐 나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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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가입한 한국, 45개국 예술계 대표들과 함께 문화분야 국제무대 첫선
그 출발은 작았지만 이후 한국은 문화강국으로서 유네스코 문화 분야 활동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사진은 한국의 강익중 작가가 2007년 유네스코에 기증한 작품 ‘Power of Youth(청춘)’ ©UNESCO / P. Lagès
1950년 6월 14일 유네스코에 가입한 뒤 불과 2주 만에 전쟁이 발발하면서 한국은 회원국으로서의 활동을 펼칠 여력이 별로 없었다. 그러한 상황에서 한국이 유네스코 가입 이후 실시한 문화 분야 최초의 국제 활동은 1952년 9월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개최된 ‘유네스코 국제예술가회의’ 참가라고 할 수 있다. 유네스코가 주최한 국제예술가회의는 45개국 예술계 대표와 국제 문화예술단체 관계자 등 300여 명이 참석해 예술계의 현안과 발전·교류 방안을 논의하는 당대 최대의 예술가 국제회합이었다. 한국에서는 극작가 오영진, 조각가 윤효중, 건축가 김중업, 수필가 김소운, 소설가 김말봉 등이 이 회의에 참가했는데, 이들은 자비로 여비를 마련해야 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민간 분야에서의 문화 부흥에 대한 실마리를 찾기 위해 이탈리아로 가 전 세계 문화예술계 대표들과 교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