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차 유네스코 학습도시 국제콘퍼런스(ICLC)
제5차 유네스코 학습도시 국제콘퍼런스(ICLC)가 지난 10월 27일부터 30일까지 인천시 연수구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렸다. 64개국 229개 유네스코 글로벌학습도시 네트워크(GNLC) 회원도시장과 관계자가 포함된 2300여 명의 참가자들은 온·오프라인을 통해 ‘대응을 넘어 새로운 도약으로-학습을 통한 건강하고 회복력 있는 도시 구축’이라는 주제로 코로나19 시대의 평생학습과 도시의 역할을 고민했다.
유네스코 학습도시 국제콘퍼런스(International Conference on Learning Cities, ICLC)는 전 세계 유네스코 글로벌학습도시 네트워크(Global Network of Learning Cities, GNLC) 소속 도시들이 지구촌의 평생학습 증진 방안을 논의하는 축제의 장으로, 2년마다 대륙별 순환방식으로 개최된다. 이번에 인천 송도에서 열린 제5차 ICLC는 대면 행사로 열리던 기존 콘퍼런스와 달리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진행된 만큼, 주최측인 유네스코 평생학습원(UNESCO Institute for Lifelong Learning, UIL)과 연수구 입장에서는 기획부터 준비, 운영에 있어 모든 순간이 도전의 연속이었다.
하이브리드 방식에 있어 가장 첨예한 이슈 중 하나는 지역별로 서로 다른 시차를 감안해 개최도시 기준이 아닌 전 세계 GNLC의 참여가 용이하도록 시간대를 재조정하고, 콘퍼런스 세부 프로그램을 재구성하는 일이었다. 이에 따라 공식 콘퍼런스 일정은 한국시간 오후에 시작하는 것으로 변경했고, 오전 중 오프라인 참가자 중심의 특별세션을 구성하기도 했다. 특별세션 중 14개국 주한대사가 참석한 주한대사 및 전국평생학습도시 단체장 서밋 포럼에서는 ‘유네스코가 말하는 미래교육을 위한 7가지 원칙’이라는 주제를 다뤘고, 국내·외 대학들이 참여한 대학세션에서는 평생학습을 위한 대학과 지자체의 협력 방안, 회복 및 자기표상을 위한 대체적 플랫폼, 게임과 학습 등을 주제로 3개 회의실에서 각기 다른 주제의 세션이 동시에 진행됐다.
콘퍼런스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축사 및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기조연설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후 각 도시의 수장들이 모여 GNLC 의 향후 전략에 대해 머리를 맞댄 시장 포럼이 열렸고, 총 24개의 세션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시된 건강을 위한 학습, 공동체 및 지역 학습시스템의 강화 등을 통한 도시의 회복력 등을 세부주제로 한 열띤 논의가 이어졌다. 이후 각 세션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28개 조항이 담긴 ‘연수 선언문’을 채택하며 콘퍼런스는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한편, 콘퍼런스 연계행사로 열린 ICLC 세계시민 평생학습박람회에서는 9개 테마관에 설치된 154개 부스에서 1만여 명의 참가자들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했다. 해외 참가자들은 평생학습 유관기관 및 모더나 백신 위탁 생산업체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ICLC에 활용된 자가진단키트 제조업체인 셀트리온을 방문하여 K-바이오 랩 허브도시를 둘러보기도 했다.
사실 코로나19로 인한 아쉬운 상황은 주관기관인 UIL과 개최도시인 연수구가 1년여 간 행사를 준비하는 내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해외 입국자를 대상으로 한 방역 조치에 따라 오프라인 참가자 신청 기한을 일찍 마감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 학습도시상 수상 도시로 선정된 영국의 벨파스트는 시상식에 온라인으로 참석해야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했다. 참가 도시별 참가 인원도 부득이하게 최소한으로 제한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에 따라 오프라인 참가를 취소하는 도시도 있었다. 특히 콜롬비아 메데진에서 지난 제4차 ICLC가 열려 학습도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남미 및 캐리비안 권역 국가의 참가 희망 도시들이 참가자수 제한에 대한 아쉬움을 많이 토로했다. UIL 소속 직원들의 고충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최대 4명까지만 출장이 가능했기에 소수의 실무자들이 각종 미디어 인터뷰 및 MOU 체결에 동행하는 등의 의전은 물론, 해외 참가자들과 콘퍼런스 현장을 챙기고 주최기관 간 커뮤니케이션을 지원하는 등 몸이 열 개여도 모자랄 지경이었다.
이렇듯 코로나19라는 악재 속에서도 두 기관은 다양한 새로운 시도를 해 보았고, 결국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필자 또한 UIL과 연수구의 중간 다리를 잇는 역할을 하며, 양측 동료 모두로부터 배우고, 이 경험을 향후 글로벌 평생학습 증진을 위한 사업 안에 녹여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행사를 마치면서, 그간 UIL 본부가 위치한 독일 함부르크 사무실에서 엄격한 코로나19관련 규정으로 바로 옆 사무실에 앉아있으면서도 온라인으로만 소통하고, 함께 커피 한 잔 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수많은 밤을 같이 지새우면서 서로 격려하고 치열하게 논의하던 UIL의 동료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또한 시차와 문화적 차이 속에서도 훌륭한 콘퍼런스를 준비한 연수구청 유네스코국제회의추진단, 어려운 상황에서도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유관기관과 콘퍼런스를 찾아주신 많은 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ICLC 개최라는 소중한 경험이 앞으로 대한민국과 전 세계 평생학습도시들의 길잡이 역할로 계속 이어져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배아영 연수구청 유네스코국제회의추진단 평생교육사(유네스코 평생학습원(UIL) 파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