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국제보호지역 관리자 역량강화 워크숍
유네스코 카테고리2센터인 ‘글로벌 국제보호지역 연구·훈련센터’가 내년에 제주도에서 개관을 앞두고 있다. 국제보호지역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한 연구 및 훈련 활동을 지원할 본 센터의 개관을 앞두고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지원을 받아 2019년부터 일련의 시범 프로그램을 개최해 오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난 9월 29일부터 사흘간 제주특별자치도, MAB한국위원회와 함께 온라인으로 개최한 ‘2021 국제보호지역 관리자 역량강화 워크숍’의 내용을 전한다.
오늘날 전 세계에는 세계유산,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지질공원, 람사르습지 등 다양한 국제보호지역이 있다. 이들은 각기 다른 기준과 관리지침 및 관리주체를 갖고 있지만, 큰 틀에서 지속가능발전과 자연 및 문화의 보전을 위한 행동을 이끌어 내는 장소로서 그 의미와 역할이 나날이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국제보호지역이 단순한 ‘지정’을 넘어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되고 지속가능성을 높여가기 위해서는 해당 지역의 관리에 대한 적극적인 연구 및 훈련 활동이 필요하다는 데 대다수의 회원국들은 공감하고 있다. 이러한 인식 하에 이번에 열린 ‘2021 국제보호지역 관리자 역량강화 워크숍’은 ▲국제보호지역과 주민참여 ▲국제보호지역의 커뮤니케이션 전략 ▲국제보호지역의 생태관광 등 국제보호지역 관리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관리과제로 선정된 주제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의견을 나누는 자리였다. 코로나19로 인해 전면 온라인으로 개최됐음에도 워크숍에는 국내 및 전 세계 보호지역 관리자, 시민단체, 협력기관 관계자 등 총 51개국에서 239명이 참가해 국제보호지역 관리에 대한 높은 관심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워크숍 첫째 날의 주제는 ‘국제보호지역과 주민참여’였다. 기조강연자로 나선 전 유네스코 생태지구과학국장인 나타라잔 이시와란 박사는 국제보호지역과 환경, 개발에 대한 세계적 흐름을 소개하며, 국제보호지역 내 주민참여의 중요성, 그리고 주민참여를 이끄는 과정에서 관리자들이 마주하는 쟁점들을 경제적·생태적 요인 등의 관점에서 설명했다. 더불어 이상적인 이론이 아닌 국제보호지역 현장이 중심이 되는 연구 및 데이터 수집, 지역주민과의 상호 파트너십 구축과 이를 위한 관리자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조강연에 이어 일본의 이토이가와 세계지질공원과 홍콩 세계지질공원, 그리고 대한민국 연천(연천 임진강 생물권보전지역, 한탄강 세계지질공원)의 사례발표가 있었다. 세 지역의 사례 모두 주민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한 주민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지역별 특색에 맞는 다양한 주민참여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특히 연천의 사례발표자로는 지역주민이 직접 나서, 동식물 모니터링과 지역해설 활동 등 국제보호지역 관리에 직접 참여한 주민으로서의 생생한 경험을 전했다.
워크숍 둘째 날에는 방문객 및 일반 대중과의 효과적인 소통을 위한 ‘국제보호지역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주제로 강원대학교 지질학과 명예교수이자 국제자연보전연맹 세계보호지역 위원회의 지질유산 전문가 그룹 의장인 우경식 교수가 기조강연을 맡았다. 우 교수는 국제보호지역 현장에서 방문객을 맞이하는 해설판을 중심으로 관리자가 대중과 소통할 때 염두에 둬야 할 기본 원칙과 내용 구성 요건에 관해 설명했다. 이어서 스위스 엔틀레부흐 생물권보전지역과 스페인 바스크해안, 청송 세계지질공원이 사례발표에 나서 SNS와 유네스코 브랜드를 활용한 국제보호지역 및 지역 상품 홍보활동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교육문화 프로그램을 제시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국제보호지역 현장에서의 소통이 어려워짐에 따라, 각 지역의 상황에 맞는 비대면 홍보 및 소통 방식을 전반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다.
워크숍 마지막 날은 ‘국제보호지역의 생태관광’에 대해 미국의 샴플레인-애디론댁 생물권보전지역 공동의장이자 폴스미스 대학교 호텔경영학과 교수인 세리아로 켈리의 기조강연과 함께 시작됐다. 세리아로 교수는 생물다양성 보전과 지속가능한 지역사회, 중소 단위 관광 등 생태관광의 기본 원칙을 설명하고, 관리자들이 보호지역 내 생태관광을 추진할 때 직면하는 과제와 그 해결방안을 이야기했다. 또한 “계획뿐만 아니라 관리, 모니터링 등 생태관광 개발에 대한 총체적 접근(holistic approach)”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VR(가상현실)이나 홀로그램 등 적극적인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환경교육 및 보전과 모니터링까지 함께 할 수 있는 생태관광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뒤이어 베트남 캇바 생물권보전지역과 탄자니아 응고롱고로 렌가이 세계지질공원, 그리고 제주도 생물권보전지역이 생태관광에 대한 사례를 발표했다. 각 지역들은 서로 다른 생태자원과 거버넌스를 활용한 생태관광 프로그램을 소개했고, 환경훼손과 경제적 지원 부족 등 여전히 해결해야 하는 관리과제를 참가자들에게 공유했다.
한편, 매 주제별로 기조강연과 사례발표가 끝난 후에 진행된 화상 분과토론에서는 기조강연자가 좌장을 맡아 발표자들과 함께 보다 깊이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워크숍 도중에는 실시간으로 참가자들로부터 질문을 받아 답변을 하고, 사전 설문을 통해 받은 참가자들의 의견에 대한 토론도 진행해 참가자와 발표자 간 비대면 소통의 벽을 넘고자 노력했다.
3일에 걸쳐 세 가지 각기 다른 주제로 국제보호지역의 관리과제를 논의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전체적인 담론의 흐름은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개별적이며 단편적인 문제 해결보다는 통합적인 관리체계를 구성하는 것이 국제보호지역의 관리에 있어 더욱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바로 그러한 이유로 곧 제주도에서 문을 열 ‘글로벌 국제보호지역 연구·훈련센터’가 관리자들의 통합적인 역량을 길러주는 인큐베이터로서 효과적으로 기능하길 기대한다.
손민희 과학청년팀 전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