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기 신임 주유네스코 한국대표부 대사
외교부 문화외교국에서 처음 유네스코와 연을 맺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시 유네스코를 찾은 감회가 궁금합니다.
외교부에서 2010-2015년까지 5년 반동안 줄곧 문화외교국 업무(국장, 심의관)를 하면서 세계유산, 교육 등 분야에서 한-유네스코 협력 업무를 했습니다. 워싱턴에서 3년을 보내고 파리로 와 다시 유네스코 업무를 맡게되니 고향에 온 기분입니다. 이제는 대표부 대사로서 교육, 과학, 문화, 커뮤니케이션 등 모든 영역에 관심을 갖고 좀 더 거시적인 안목으로 단기 이슈 뿐 아니라 장기적인 국익 실현을 위한 토대를 튼튼히 하기 위해 뛰어야 한다고 봅니다. 여러가지 과제들을 접하면서 긴장도 되고 어깨가 무겁습니다.
대사께서 느끼는 유네스코 내 한국은 어떤 모습인지요?
한국은 정규분담금 규모로 193개 회원국 중 10위, 자발적 기여로는 2위의 유네스코 주요 공여국입니다. 그에 걸맞게 유네스코의 개혁과 교육, 과학, 문화의 국제협력 확대 주요 논의에 적극 참여하면서,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강화하고 보다 나은 국제공동체를 만드는데 기여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 대한 유네스코의 기대와 관심은 큽니다. 주요 공여국임을 떠나서 유네스코의 교육 지원이 한국의 발전에 큰 역할을 한 사실이나,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왕성한 활동과 리더십은 이미 유네스코 내에 잘 알려진 이야기들입니다. 그만큼 한국의 경험과 노하우에 관심이 많고, 한국에 도움을 요청하는 회원국들이 많습니다. 한국은 유네스코를 통한 국제협력이 어떠한 성과를 낼 수 있는지 잘 보여주는 증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여 유네스코의 평화 이념을 실현해 나가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이번 11월에는 2년마다 열리는 유네스코 총회가 개최됩니다. 제40차 유네스코 총회의 주요 안건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지금 유네스코는 개혁을 위한 전략적 전환을 한창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제3단계로 2030 아젠다 이행에 기여하기 위한 유네스코의 역할 강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12명의 다양한 국적과 연령으로 구성된 고위급 자문회의도 총회 기간에 처음으로 개최될 예정입니다. 유네스코 의사결정과 운영체계(거버넌스) 개혁의 일환으로 집행이사회 연임 금지 내용을 담은 유네스코 헌장의 개정도 관심이 큰 사안입니다. 집행이사회가 더욱 균형있는 대표성을 지향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회원국과 피선거권에 대한 회원국의 권리, 운영의 효율성 등을 근거로 임기제한에 반대하는 회원국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서 이번 총회에서 결론이 날지는 모르겠습니다. 또한 기록유산제도 논의는 내년 6월 말까지 작업반 회의를 연장하게 되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월 말 UN 총회 연설에서 DMZ(비무장지대)를 국제평화지대로 만들자고 제안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우리나라와 유네스코의 협력 계획은 무엇인지요?
한반도 평화구축 프로세스 진행과 함께 DMZ를 분단의 상징이 아닌 평화구축을 위한 협력의 장으로 변모시켜 보려 합니다.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는 협력 과정과 그 이후에 국제적인 보호노력은 남북한 평화의 길을 더욱 넓고 견고하게 만들것이고, DMZ 내 생태계를 잘 보전하여 그 상징적 가치를 지켜나가는 데에도 기여할 것입니다. 현재 유네스코 아줄레 사무총장이 적극적인 지원의사를 보이고 있고, 앞으로 사무국과 함께 세계유산 등재 실현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내년 6월 14일로 한국이 유네스코에 가입한 지 70년이 됩니다. 대표부에서 준비하고 있는 70주년 기념 계획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요?
한국에서는 그 즈음에 기념식을 비롯해 유네스코 특별 전시부터 교육, 과학, 문화, 커뮤니케이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국제회의까지 여러 기념행사들이 계획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파리에서도 유네스코 집행이사회를 계기로 회원국을 대상으로 평화콘서트와 특별회의, 전시 등을 개최하여 한국과 유네스코의 지난 7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협력에 대한 비전을 알리는 자리를 마련하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재임 기간 중 어떤 대표부를 만들고 싶으신지요?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리 국민들이 세계를 향한 공공외교의 채널로 편하게 소통하고 활용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모든 직원들이 즐겁게 일하고 성취감과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유네스코한국위원회를 비롯한 국내 여러 기관들이 마음놓고 활용하면서 한-유네스코 협력을 한 차원 더 높게 끌어올리는 대표부가 되었으면 합니다. 유네스코에서 대한민국의 존재감을 더 깊이 심어주고자 합니다.
김지현 주유네스코 대한민국대표부 주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