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사업 2022년 결산
“하프타임!!!” 하프타임은 스포츠 경기에서 전반전과 후반전 사이에 갖는 휴식 시간을 의미합니다. 분위기를 환기하고, 팀의 전략을 재정비해서 후반전을 탄탄하게 이끌어가기 위한 시간이지요. 브릿지 사업에 있어 2022년은 여러모로 중요한 해였습니다. ‘브릿지 2단계’ 5개년 사업 중 3년차가 되는 중간 해였고, 파일럿 사업으로 시작한 ‘브릿지 세종’의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해였습니다. 탄탄한 브릿지 후반전을 이어가기 위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각 나라에서 펼쳐진 브릿지 사업 3년간의 전반전을 살펴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반환점을 돈 브릿지 2단계 사업
라오스에서 브릿지 사업은 라오스 전역에 퍼져있는 지역학습센터 어디에서나 쓸 수 있는 매뉴얼을 개발했습니다. 라오스의 지역학습센터는 학교 밖 어린이와 청소년은 물론 어른들에게 잃어버린 배움의 기회를 전하는 중요한 공간입니다. 정부를 비롯해 국내외 NGO까지 다양한 기관에서 지역학습센터를 지원하다보니 통합된 하나의 운영 매뉴얼이 절실했습니다. 브릿지 라오스 사업을 통해 드디어 마련된 지역학습센터 매뉴얼이 라오스 곳곳의 지역학습센터들을 보다 효율적이고 내실있게 운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동티모르에서는 2022년 3개의 지역학습센터를 완공했고 성대한 개소식이 열렸었지요. 에르메라 지역의 하똘리아 지역학습센터 개소식에는 유네스코한국위원회 한경구 사무총장을 비롯한 출장단이 참석해 함께 기쁨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2020년부터 3년동안 모두 10개 지역학습센터가 동티모르에서 새로 문을 열었습니다. 교육의 기회를 놓쳤던 많은 청소년과 성인들이 이곳에서 다시금 배움의 즐거움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말라위에서는 성인을 위한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성인교육 전문가 양성을 위한 학위과정을 개발하기 위해 수 차례 회의와 워크숍이 열렸습니다. 성인문해교육 자료를 보완해 수준 높은 교재와 교육자료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국제 사회가 지향하는 지속가능발전목표 4번(SDG4)은 ‘공평한 교육’ 뿐 아니라, ‘양질의 교육’도 추구하고 있습니다. 브릿지 말라위 사업은 성인을 위한 교육을 내실화하여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부탄에서도 반가운 소식이 있었습니다. 브릿지 사업으로 진행된 비형식교육 정보관리체계(Non-formal Education Management Information System, NFE-MIS) 개발이 드디어 완료되었습니다. 이 관리체계는 지역학습센터를 통해 교육의 기회를 얻은 학습자들의 학습 과정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정보에 기반한 교육정책을 마련하기 위한 것입니다. 부탄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국가적 차원의 이 시스템이 부탄의 비형식교육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진짜 킥오프(kick-off)’를 준비하는 브릿지 세종 사업
2021년 기획된 브릿지 세종 사업은 유네스코 세종대왕 문해상을 수상한 기관 중에서 사업 공모를 통해 스리랑카, 요르단, 우루과이, 파키스탄 등 4개국의 수상 기관을 선정했습니다. 다양한 사업의 특징들을 가지고 있는 브릿지 세종 사업은 그야말로 다채로운 문해 및 모어 교육 프로그램들을 보여주었습니다.
스리랑카에서는 학교 밖 아동과 청소년, 성인들까지 다양한 학습자를 대상으로 문해교육과 기초직업교육을 진행했습니다. 청소년 중에는 재소자나 약물 중독자와 같이 교육의 기회뿐 아니라 삶의 기회를 잃어버릴 뻔 했던 학습자도 있었습니다. 브릿지 스리랑카 사업의 일환으로 특수교육 강사를 위한 가이드라인도 개발됐습니다. 장애 학생의 교육의 질을 높이는 것은 특수교육 강사들의 역량을 높일 때 더 잘 이루어질 테니까요. 이렇듯 유네스코와 국제사회가 함께 하는 ‘모두를 위한 교육’은 브릿지 스리랑카 사업을 통해 실현되고 있습니다.
우루과이에서는 교도소 재소자들을 위한 문해교육이 계속 진행되었습니다. 산티아고와 살토에 있는 교도소 두 곳에서 브릿지 우루과이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재소자를 대상으로 문해교육을 실시할 뿐 아니라, 재소자 대상 문해력을 진단하기 위한 기기와 활용 역량 연수도 제공했습니다. 교도소 내 도서관을 활용해 기초 문해교육 이후의 교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그 외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우루과이의 교육소외계층, 우리가 쉽게 생각하지 못한 곳에서도 브릿지 사업은 운영되고 있습니다.
요르단은 어떨까요? 브릿지 요르단 사업을 수행하는 타기어(Taghyeer)에서는 ‘We love reading(우리는 독서를 사랑해요)’ 프로그램을 계속 이어갔습니다. 어린이의 문해력 향상을 위해 독서교육을 실시하며, 특히 프로그램의 장·단기적 효과를 학술적으로 연구하여 사업의 성과가 학계와 현장에 두루 확산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현장과 이론이 만나는 지점에서 브릿지 요르단 사업은 어린이와 학부모들에게, 또한 학계와 많은 학습자들에게 독서와 문해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브릿지 파키스탄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분야드(Bunyad)에서는 여성을 위한 문해교육뿐 아니라, 기본적인 읽기와 쓰기, 셈하기를 익힌 학습자를 위한 이동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자주 모일 수 없는 환경을 고려해 휴대전화를 활용한 모바일 문해교육으로 문해 후 학습을 진행하기도 했고요. 브릿지 파키스탄 사업의 학습자들은 글을 읽고 쓰는 것을 넘어 문해를 통해 지역사회에 참여하고 있어 더욱 의미있는 사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더욱 활기차고 내실있는 ‘후반전’을 준비하며
브릿지 2단계 사업은 2023년부터 4차년도(말라위는 3차년도)에 들어섭니다. 또한 브릿지 세종 사업은 2023년 1월로 첫 번째 파일럿 사업이 마무리되고 본격적인 사업을 준비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브릿지 2단계와 세종 사업의 전반기 성과를 돌아보는 하프타임을 가져 보았는데요. 후반전 때도 전반전의 성과를 이어가며 최종 목표인 지속가능발전목표 4번의 달성에 기여하기 위해 열심히 달릴 겁니다. 브릿지 사업의 후반전도 함께 뛰어주실거죠? 브릿지 사업을 응원하고 후원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김계신 국제협력사업실 전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