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등재
처용무는 궁중 무용의 하나로서 오늘날에는 무대에서 공연하지만, 본디 궁중 연례에서 악귀를 몰아내고 평온을 기원하거나 음력 섣달그믐날 악귀를 쫓는 의식인 나례에서 복을 구하며 춘 춤이었습니다. 동해 용왕의 아들로 사람 형상을 한 처용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어 천연두를 옮기는 역신으로부터 인간 아내를 구해냈다는 한국 설화를 바탕으로 한 처용무는 동서남북과 중앙 등의 오방을 상징하는 흰색·파란색·검은색·붉은색·노란색의 오색 의상을 입은 5명의 남자들이 추는 춤입니다. 무용수들은 팥죽색에 치아가 하얀 신인 탈을 쓰고, 납 구슬 목걸이에 주석 귀고리를 하고 검은색 사모를 쓰는데, 사모 위에는 악귀를 몰아내고 상서로운 기운을 맞이하는 벽사진경의 뜻을 담은 모란 2송이와 복숭아 열매 7개를 꽂습니다. 다양한 형식과 박자의 반주 음악, 간간이 삽입된 다채로운 서정적 노래 등을 통해 처용무는 호방하고 활기찹니다. 처용의 형상을 대문에 새기면 역신과 사귀를 물리칠 수 있다는 민간 신앙을 포함해 처용을 둘러싼 더 광범위한 민속 신앙의 일부를 이루는 한편, 처용무는 특히 오행설로 대표되는 유교 철학을 구현합니다. 처용탈의 제작 과정 또한 전통 장인의 기량을 엿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