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시 ‘하나로(路)통합학습연계망: 온마을이 학교’
오산시의 ‘하나로(路)통합학습연계망: 온마을이 학교’는 집 가까운 곳에 있는 시설의 유휴공간을 동네 학습공간으로 활용하는 평생학습 프로젝트입니다. 집 근처 카페나 공방, 음식점, 도서관, 꽃집 등 다양한 유형의 시설들이 ‘징검다리교실’로 지정되어 이웃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유 학습공간으로 활용되는 과정을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평생학습관이 없었던 오산시는 민간 및 공공 시설의 유휴공간 및 사람들을 서로 연결하는 공유경제 플랫폼을 구축해 ‘온마을이 학교’가 될 수 있는 도시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이에 2017년부터 시민활동가 8명과 함께 행정구역 내 유휴공간을 찾아 나서는 한편, 민·관·산·학을 연계한 ‘오산백년시민대학 공동협력 협약’을 맺어 관내 도서관 및 여러 기관들을 포함해 총 245개소의 유휴학습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징검다리 교실’로 명명된 이들 공간은 오산시 교육포털 ‘오늘e’에서 사용가능 여부를 조회해 원하는 시민이면 누구든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징검다리교실로 지정된 민간 공간의 대표에게는 일정 금액의 활동비(시간당 3000원)를 지급했습니다. 개인 카페공간을 징검다리교실로 지정한 카페 사장 한O진 씨는 “조용하던 카페가 활기를 되찾았다”며 “시에서 교실 사용료, 냉·난방비도 지원해 줘서 가게 운영도 한층 여유로워졌다”고 말했습니다. 징검다리교실은 2017년부터 현재까지 사용횟수 1만5000회, 사용시간 4만 시간, 사용인원 약 10만 명에 달하며 그 숫자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역의 소규모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들의 사업장인 카페, 공방, 꽃집, 학원 등이 학습장소로 활용되면서 사업장 홍보와 매출 증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습니다.
한편 오산시는 관내 6개 행정동(중앙동, 대원동, 남촌동, 초평동, 세마동, 신장동)을 ‘오산백년큐브’라는 이름으로 캠퍼스화해 각각 ▲문화예술 ▲공동체 ▲환경 ▲인문사회 ▲외국어 ▲생활설계에 특화된 전문 교육과정을 갖춘 지역 거점 학습장소로 조성했습니다. 주로 기초과정만을 진행하는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과 달리, 오산백년큐브 특성화캠퍼스 프로그램은 과정별 심화과정을 갖추고 있어 해당 전문교육을 이수한 주민들이 마을과 결합된 새로운 평생학습의 모델로서 커뮤니티 활성화와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한 역량을 갖추도록 돕습니다. 오산시의 교육포털사이트인 ‘오늘e’ 홈페이지도 편의성과 기능성을 중점으로 점진적으로 고도화해 프로그램 신청 및 유휴 학습공간 예약, 시설관리 등을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마련된 ‘하나로(路)통합학습연계망’은 관내 모든 주민자치센터, 도서관, 공공·민간 징검다리교실의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었고, 그 결과 2020년에는 ESD 공식프로젝트로 인증을 받았습니다.
징검다리교실은 2020년부터 본격화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큰 암초를 만나기도 했습니다. 카페, 공방 꽃집 등은 징검다리교실이기 이전에 지역 소규모 자영업자들과 소상공인들의 생계를 책임지는 개인 사업체였고, 코로나19로 이들 업체가 존폐위기에 처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오산시 사업 담당자와 징검다리교실 대표(시민활동가)들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상생의 방안을 고민한 끝에 ‘징검다리교실 이웃축제’를 기획했습니다. 공간의 대표가 직접 강사가 되어 본인의 공간에서 강의를 하기도 하고, 평소 본인이 듣고싶었던 강좌를 기획해 오산 관내의 시민강사를 초빙하는 등의 방식으로 공간을 활용하는 행사였습니다. 이 행사는 ‘나(1) 혼자(1) 즐기는 평생학습이 아닌 이웃(2)사촌(4) 모두가 즐기는 평생학습으로 나아가자’라는 의미를 담아 2020년 11월 11일부터 24일까지 2주간 진행됐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전국 각지의 축제들이 줄줄이 취소되는 가운데, 오산시는 이미 구축해 둔 ‘하나로(路)통합학습연계망’을 통해 이같은 행사를 2주에 걸쳐 소규모 분산형 축제로 운영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징검다리교실 이웃축제는 매년 열리는 오산형 평생학습 이웃축제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19가 여전히 맹위를 떨치던 지난해에도 2회 축제가 열렸고, 공공·민간 징검다리교실 80개소에서 약 185개 프로그램이 기획돼 1200여 명의 시민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시민들은 징검다리교실에 대해 “오산시민을 꿈꾸게 하는 곳”(민간 징검다리교실 대표 김O진 씨)이라며 자부심을 표하기도 하고, “다양하고 우수한 평생교육이 오산시민의 일상에 자리잡는 데 큰 영향을 주었다”(시민활동가 박O정 씨)며 앞으로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하기도 했습니다. 오산시는 앞으로도 더욱 편리한 공간 관리와 예약 시스템을 마련해 시민들이 집 가까운 곳에서 자발적인 학습모임을 조성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한편, 시민들의 바람과 기대에 부응하는 근거리 학습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최병석
오산시 평생교육과 평생학습운영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