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파니아 지아니니(Stefania Giannini) 유네스코 교육 사무총장보(ADG/ED)가 9월 2일 유네스코한국위원회를 찾아 김광호 사무총장 및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교육 분야에서 유네스코의 책임과 전략을 강조한 지아니니 사무총장보는 직원들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다양한 현안에 대한 의견을 냈고 유네스코한국위원회 활동에 대한 감사와 당부도 잊지 않았다. 서울 명동 유네스코회관에서 열린 간담회 내용을 인터뷰 형식으로 추려 소개한다.
내년이면 유네스코 가입 70주년을 맞는 한국과 유네스코의 역할에 대한 의견과, 교육 사무총장보로서 유네스코의 교육 분야 전략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내년이면 한국이 유네스코에 가입한 지 70년이 되는데, 유네스코가 처한 환경은 그 당시와 지금이 다른 점도 많지만 비슷한 점도 많습니다. 세계 곳곳에서는 여전히 전쟁이 일어나고 있으며, 국가 간 또는 국가 내의 불평등도 여전합니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국가 간 평화적인 관계를 촉진하는 데 유네스코가 기둥 역할을 해야 합니다.
유네스코가 교육 분야에서 집중해야 될 첫 번째 과제는 분야를 넘나드는 도구(cross-cutting tool)로서 교육의 역할을 고민하는 것입니다. 과거의 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역할이었지만, 이제 우리는 공동의 책무성을 갖고 교육이 인지(awareness)의 영역을 넘어 행동(action)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역할을 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새로운 교수(teaching) 방법에 대한 고민이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교육은 교사-학생 간 각자의 역할과 내용이 있는 구조로 되어 있었지만, 이제는 보다 집합적인(collective) 형태의 학습과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물리적인 학교 교실이 아니라 지역사회, SNS, 온라인 등 다양한 형태의 플랫폼에서 교육이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우리는 학습과 교수법에 대해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교육 분야에 산적한 도전 과제들이 있지만, 지금은 오히려 다시 생각해보고 전략을 수립하기 좋은 기회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유네스코는 회원국 및 관련 기관들과 함께 이러한 내용을 담은 중기 전략 수립에 대해 고민할 것입니다.
‘제4회 세계시민교육 페다고지와 실천을 위한 국제회의’(9월 3-4일) 참석 차 방한하셨습니다. 교육 분야 지속가능발전목표(SDG4)의 세부 목표(4.7)로 세계시민교육과 더불어 지속가능발전교육이 핵심 이행 수단으로 포함되어 있는데, 향후 이들 교육 간 연계와 협력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까요?
세계시민교육(Global Citizenship Education, GCED)과 지속가능발전교육(Education for Sustainable Development, ESD)은 같은 선상에 있는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GCED는 관용, 존중, 인간 존엄성 등 교육의 가치에 보다 중점을 두고 있고, ESD는 지구 보호, 문화유산 보호 등 공동의 책무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둘은 배타적인 개념이 아니며, 오히려 인류 공동의 책임과 행동을 요청하는 같은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육 사업은 유네스코 활동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유네스코가 지향하는 교육의 핵심 가치는 무엇인지, 그리고 이를 토대로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유네스코는 설립 초기부터 인본주의적(humanistic) 관점에서 교육에 기여를 해 왔습니다. 기술 발전이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현대에도 인공지능(AI) 교육 등을 통해 유네스코의 기여는 계속될 것입니다. 더불어 유네스코는 다양한 지식과 전문성을 모아서 대화의 장을 마련하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국가위원회는 유네스코만이 보유한 독특한 회원국별 기구입니다. 유네스코의 교육 분야 활동에 있어 국가위원회의 역할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국가위원회는 국가별로 다양한 기능을 가질 수 있기에 몇몇 특정 역할로 통일해서 이야기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지만 유네스코 사업의 국내 가시성을 높이고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일이 중요한 임무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