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부터 유네스코 지속가능발전교육한국위원회(ESD한국위원회)의 5-6대 위원장을 역임해 오고 있는 등 국내 지속가능발전교육(ESD)의 정착과 실천에 힘써온 이선경 청주교육대 교수(과학교육과)는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지구촌 교육 나눔 사업의 오랜 후원자이기도 하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든든한 조언자이자 파트너로서가 아닌, 한 사람의 후원자로서 이 교수가 느낀 점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ESD분야에서 오랫동안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이하 한위)에 소중한 경험과 지식을 전해주고 계신데요. 유네스코와의 첫 만남은 어떻게 기억하시는지요?
유네스코 도서관을 통해 처음 만난 것으로 기억합니다. 1990년대 초반에 환경교육 관련 내용으로 박사학위 논문을 준비하면서 당시 관련 자료를 찾기 위해 한위의 도서관을 방문한 적이 있었어요. 거기서 유네스코 소식지인 『Connect』와 환경교육 관련 자료들을 찾아 읽곤 했었지요. 지금은 자료들이 대부분 전자화되어서 실물 서적들을 소장하는 도서관이 축소되었지만, 당시 환경교육 관련 자료들을 볼 수 있던 곳이 거의 없었던 상황에서 유네스코의 자료는 정말 소중한 자원이었어요. 이후 2005년에 유엔 지속가능발전교육(ESD) 10년 국가추진전략 개발에 참여하면서 다시 한위와 연을 맺었어요. 당시 대통령자문지속가능발전위원회(PCSD)가 국내 지속가능발전을 총괄하면서, ESD 10년의 선도기구로 역할을 하고 있는 한위와 협업이 필요했기 때문이었지요. 그러면서 ESD를 기존의 유네스코 사업이나 활동에 통합하는 방안 중 하나로서 세계유산교육과 통합하는 국제 워크숍, 국제이해교육과 연계하는 심포지엄 등을 개최했어요. 이런 행사를 통해 기존의 교육 활동에 ESD를 어떻게 통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 보고, 그 결과 기존의 교육뿐만 아니라 ESD도 질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던 기억이 있어요. 그러다가 2009년부터 한위가 ESD를 주도적으로 이끌게 되면서 여러 가지 시도에 좀 더 깊숙이 참여하게 되었지요.
이미 저희 활동에 큰 도움을 주고 계시지만, 여기에 후원까지 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한위의 후원 모금이 시작되자마자 적은 액수이지만 정기 후원을 시작한 것으로 기억해요. 이미 유니세프와 몇몇 환경단체에 후원을 하고 있기도 했고, 유네스코가 지향하는 과학, 문화, 교육의 발전을 위해 지구촌 연대를 도모하는 사업에 힘을 보태는 것은 또다른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예전에 KOICA(한국국제협력단)를 통한 ODA(공적개발원조) 사업 지원 과정에 참여하면서 어려움에 처한 나라들을 돕는 방식을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는 논의를 한 적이 있었는데, 유네스코라면 단순히 물리적인 지원을 하는 것을 넘어 도움을 받는 국가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렇지만 후원 액수가 너무 적어서 좀 부끄럽습니다.(웃음)
지금까지의 유네스코 활동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후원자로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유네스코는 우리가 늘 한 발 앞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추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같아요. 평화, 인권, 국제이해, 세계유산, 지속가능발전과 교육, 세계시민, 기후변화윤리, AI윤리, 교육의 미래, 연대 등 수많은 화두를 던지면서요. 뿐만 아니라 작년에는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위한 교육의 역할을 강조하는 지속가능발전교육2030에 착수하고 베를린 선언을 발표하기도 했고, 올해는 1974년 발표된 국제이해교육 권고안을 개정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지요. 개정되는 권고안에서는 인간 이외의 존재를 좀 더 고려하면서 지속가능성과 변혁의 필요성을 강조하게 되길 바랍니다.
여태까지 저는 유네스코와 함께 하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많은 공부를 했고, 크게 자란 것 같아요. 연구자로서뿐만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도 말이지요. 그런 점에서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언제나 제게, 또한 우리 사회에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유네스코가 한 발 앞서 다양한 논의의 장을 열어주길 바랍니다. 중요한 주제에 대해 관련 주체들이 함께 모여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함께 학습하고 연대할 수 있는 플랫폼의 역할을 계속 잘 했으면 좋겠어요. 그런 과정에서 여기 참여하는 우리 각자도 성장하고, 우리 사회와 유네스코도 발전하고, 우리 지구의 미래도 지속가능하고 정의로운 곳으로 변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인터뷰 진행 발전협력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