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정부가 17가지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를 달성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실천성과 혁신성 면에서 도시 단위의 정책이 갖는 실질적 중요성은 매우 크다. 도시의 실천 사례는 주변 지역에 영향을 주고, 지역의 경계를 넘어 함께 나아가며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네스코는 이러한 도시기반의 SDGs 전략으로 유네스코 글로벌 학습도시 네트워크(UNESCO Global Network of Learning Cities, GNLC)를 추진하고 있다.
도시의 변화 이끄는 교육의 가치
GNLC는 유네스코가 SDGs의 4번 목표(양질의 교육)와 11번 목표(지속가능한 도시)의 이행을 촉진하기 위해 전 세계 학습도시 간 협력체계를 구축해 각각의 사례를 공유하고, 정보를 교환하고, 공동 프로젝트를 기획하며, 학습도시의 지속적인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2013년 유네스코 총회에서 설립을 합의했다. 그리고 2015년 9월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제2차 학습도시 국제회의’를 통해 GNLC는 공식 출범하게 되었다. 현재 유네스코 평생학습연구소(UIL)가 이 네트워크의 사무국 역할을 하고 있다.
콜롬비아의 메데진에서 개최된 제4회 국제 학습도시 콘퍼런스는 1948년 세계 인권선언에서부터 2008년 유네스코 세계교육총회로 이어지는 맥락의 연장선에서 ‘포용 – 평생학습, 지속가능 도시의 원칙’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메데진을 포함한 10개 도시의 ‘2019 유네스코 학습도시 대상’ 시상을 시작으로 본회의와 분과회의, 시장단 포럼으로 이어진 이번 콘퍼런스는 난민, 이주민, 디지털 소외 시민, 장애인과 같은 특정 집단에 초점을 맞춘 사례와 전략을 공유하는 자리였다. 특히 1970~90년대 마약과 범죄 등으로 어두운 이미지를 갖고 있던 메데진이 교육을 기반으로 혁신도시로 거듭난 사례는 변화의 동력으로서의 교육의 가치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이번 콘퍼런스에서는 GNLC 회원 도시의 관심 영역에 맞춰 주제별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코디네이터 도시를 선정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학습도시를 포용적이고, 안전하고, 회복적이며, 지속가능하도록 만들기 위한 ‘2019~2021 GNLC 전략’을 발표했다. 또한 7개 분야별 클러스터를 나누고 ▲ 도시에서의 평생학습을 위한 모범 정책 및 실천사례 공유 ▲ 평생학습의 관점에서 주제 영역을 발전시키기 위해 유네스코 GNLC 회원 도시의 역량을 강화하는 ‘역량 강화 및 교육’ ▲ 지역 차원에서 정책 결정, 전략 수립 및 프로젝트 이행을 알리기 위한 지식 생산을 촉진하는 ‘지식 생산 및 공유’ ▲ 유네스코 평생학습연구소(UIL)와 클러스터 코디네이터 및 클러스터 구성원 간 정기적인 소통을 위한 플랫폼을 제공하는 ‘커뮤니케이션’ 등을 클러스터 핵심 활동으로 선정했다.
코디네이터 선정 도시의 역할도 중요
한국의 고양시는 ▲ 지속가능발전교육 ▲ 시민성 교육 ▲ 교육계획, 모니터링과 평가 ▲ 건강과 웰빙 교육 ▲ 문해교육(읽기, 가족문해) ▲ 기업정신 ▲ 공평과 포용 등으로 나뉘어진 7개 클러스터 중에서 ‘교육계획, 모니터링과 평가’ 분야 코디네이터로 선정되었다. 이는 고양시가 해당 분야에 뛰어난 성과가 있어서라기보다는, 그간 학습도시로서 시민의 주체 형성과 사회적 포용, 경제 발전과 문화 번영, 그리고 지속발전을 향상시키기 위해 고양시가 기울여 온 노력과 회원 도시들과의 지속적인 논의 등을 평가받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고양시는 해당 클러스터의 코디네이터로서 GNLC 회원 도시들이 학습도시의 성과를 확인하고 성장하는 데 기여하기를 바라며, 다음과 같은 역할에 집중하고자 한다.
첫째, 회원 도시들이 가지고 있는 ‘교육계획, 모니터링과 평가’ 분야의 다양한 유형별 우수사례를 수집하고 확산하는 허브 역할을 할 것이다. 이를 위해 UIL과 긴밀히 협조하면서 뉴스레터 및 게시판을 통해 자료를 보급하고, 회원에게 메일링을 할 예정이다.
둘째, 회원 도시의 사례와 모니터링에서 도출된 시사점을 바탕으로 평생학습도시의 성장과 지속가능성을 위한 전략적 접근 방법으로서 ‘교육계획, 모니터링과 평가’의 단계별 가이드 프로그램을 UIL과 함께 개발하고 회원도시에 제공할 것이다.
셋째, 클러스터 연례회의를 개최하고 후원하면서 회원도시와 관련 파트너 간의 ‘교육계획, 모니터링과 평가’ 관련 정책에 대한 논의 및 동료 학습을 위한 장을 마련할 것이다.
이같은 역할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내고 회원국 간의 교류와 협력을 높여 이번 회의를 통해 발표된 2019-2021 GNLC 전략이 실질적인 회원 활동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특히 학습도시 정책이 시민과 공동체, 도시의 질적 성장을 이끄는 동력임을 믿으며, 우수한 사례와 체계를 갖춘 도시가 상대적으로 힘든 상황에 있는 도시를 지원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 바로 그것이 7개 주제의 클러스터와 15개 코디네이터 도시, 그리고 UIL의 책무라고 생각한다.
김호석 고양시 교육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