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라오스 공예디자인 워크숍
우기가 한창인 라오스의 루앙프라방 전통문화예술대학에서 7월 28일부터 8월 4일까지 7일간 ‘2019 라오스 공예디자인 워크숍’이 열렸다. 도예가라면 누구나 꿈꾸는 자기만의 가마. 그 꿈에 가까이 갈 수 있음을 직감해서일까. 덥고 습한 날에도 직접 벽돌을 쌓으며 가마의 구조를 익히는 참가자들의 눈빛은 한여름 태양보다도 뜨거운 열정을 뿜어내고 있었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한 워크숍은 하나투어의 후원으로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유네스코라오스위원회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라오스의 전통 도예에 현대적 도자 제작 기술을 접목하여 더욱 견고하고 상품성 있는 도자를 만들 수 있도록 돕고, 이를 통해 루앙프라방 지역의 지속가능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워크숍의 목표였다. 지난 두 차례의 워크숍을 통해 도자 제작을 위한 가스 및 전기가마, 토련기, 전기 물레 등의 현대식 기기가 마련됐고, 참가자들은 유약 제조 및 사용법과 염료 사용법 등의 도자 기술을 전수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워크숍에서는 ‘벽돌장작가마 제작’을 주제로 참가자들이 직접 가마를 만들며 가마의 원리 및 제작법을 익혀보았다. 가마의 기본적인 원리와 구조는 비슷하기 때문에 기본원리만 알면 이를 활용하여 본인만의 가마를 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벽돌장작가마 제작 기술은 상명대학교 세라믹디자인학과 교수진 등 국내 전문가 3인이 현장에서 전수했다. 참가자들이 워크숍에서 배운 기술을 쉽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라오스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가마 제작을 위한 벽돌 등의 재료도 최대한 현지에서 구한 것을 활용했다.
가마 제작 이후에도 루앙프라방 지역의 지속가능한 공예산업이 정착되기까지 남은 과제는 적지 않다. 도예품의 품질향상과 새로운 판로 개척, 라오스에서 생산되지 않는 도자 제작 재료에 대한 안정적인 수급과 대체품을 찾는 것 등이 주요 숙제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러했듯, 참가자들은 이 지역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 이곳의 날씨만큼이나 뜨거운 의지와 열정을 보여줄 것이다. 7일간 워크숍 장소를 가득 메운 40여 명의 참가자들 중 4명의 참가 후기를 함께 전한다.
반찬마을 도예가 티엔 판타미드 씨
작년 워크숍에는 아내가 참가했었는데, 도자 제작을 위한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것은 물론, 디자인적으로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어 매우 유익했다고 하더군요. 올해는 벽돌가마제작에 대한 워크숍을 한다고 해서 예전부터 배우고 싶었던 가마 제작법을 배우고자 참가했습니다. 도예가로서 가마를 가지는 것이 꿈이었는데, 가마를 직접 만들어 보면서 가마 제작뿐 아니라 사용법에 대한 기초부터 원리까지 배울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번 워크숍을 통해 배운 지식을 가지고 내년쯤 제 작업장에 가마를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루앙프라방 전통예술대 교수 포우톤 인타셍 씨
작년에 이어 올해 워크숍 역시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작년에 워크숍에서 배운 새로운 기술들은 학교 수업시간에 제자들에게도 알려주었고, 이를 통해 학생들 개개인의 창의성을 이끌어 내는 수업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학생들도 예전의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술을 활용하여 작품을 만들거나 미처 시도해 보지 않았던 새로운 디자인에 도전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올해 역시 벽돌가마 제작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배워 유익했으며, 이번에 제작한 벽돌가마가 라오스에 잘 맞는 형식과 기술의 가마라고 생각되어 앞으로 도자 제작뿐 아니라 다양한 곳에서 활용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반찬마을 도예가 호우판 퐁사바스 씨
2017년 첫 번째 워크숍부터 매년 워크숍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두 번의 워크숍을 통해 도자 제작에 대한 새로운 기술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고, 이번 워크숍에서는 가마 제작 과정과 활용 원리를 배울 수 있어 도예가인 저와 저희 마을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세 차례의 워크숍을 통해 반찬마을 도예가들의 실력이 많이 향상되었고, 특히 젊은 도예가들의 성장이 눈에 띄어 매우 흐뭇합니다. 워크숍은 마을의 도예가들이 자기개발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으며, 이를 통해 기존보다 다양한 상품을 제작할 수 있게 되어 새로운 판매 루트를 개척하기도 하였습니다.
촘펫 중학교 교사 콩은게른 씨
2017년부터 매년 워크숍에 학생들과 함께 참가하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있는 문화수업 시간에 워크숍에서 배운 내용들을 활용할 수 있어 도움이 많이 되고 있습니다. 공예에 관심 있는 학생들은 이 워크숍을 통해 새로운 기술을 접할 수 있어 진로에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문화수업 시간에 루앙프라방의 전통 예술 체험을 위해 학생들과 반찬마을에 방문하여 도자 제작 실습을 하기도 하는데, 반찬마을 도예가들의 꾸준한 성장이 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신소애 문화팀 전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