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유네스코협회연맹과 MOU 체결한 (주)콜텍 박영호 회장
1982년에 설립된 한국유네스코협회연맹은 유네스코의 이념 확산 및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1947년 설립된 민간기구인 세계유네스코협회연맹의 일부로 현재 20개 지방협회로 구성돼 있다. 협회의 원활한 활동을 돕기 위해 MOU를 체결한 세계적인 기타 제조 기업인 (주)콜텍의 박영호 회장을 만나보았다.
(주)콜텍은 세계적인 기타 회사로 명성이 자자합니다. 창업과 성장과정이 궁금합니다.
대학 졸업 후 부친이 경영하시던 수도피아노에서 해외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기타 수출에 관한 일이었지요. 1970년대 초 수도피아노가 사정상 문을 닫자 해외 바이어들이 제게 기타를 공급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래서 (주)콜텍을 창업, 은행에서 융자를 얻고 사람을 구해 100평 공장에서 기타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 1973년, 제 나이 스물여섯살 때였습니다. 세계 유명브랜드들의 주문을 받아 생산하는(OEM) 방식이었는데 정직하게 신뢰를 쌓은 덕에 비교적 순조롭게 성장했지요. 1980년엔 자체 브랜드 콜트를 만들었고 1994년에는 인도네시아에, 1999년에는 중국에 공장을 세웠습니다. 콜텍은 현재 세계에서 기타를 가장 많이 만드는 회사입니다. 세계 130여 개국에 연간 100만대 이상을 공급합니다. 지난해 매출은 2,400억원이 조금 넘습니다. OEM이 80%, 자체 브랜드가 20%입니다. 직원 수는 인도네시아 3천 명, 중국 800명 등 4천 명입니다. 미국을 비롯, 세계의 기타 매장 어디를 가도 콜텍 제품이 30-50%에 이릅니다. 지난 5년 간 매년 15% 이상, 최근에는 20% 이상 성장했습니다. 전자기타 뿐만 아니라 통기타도 앰프에 꽂아 사용하는 이들이 늘면서 앰프 수출도 늘고 있지요.
사업뿐만 아니라 나눔에도 힘을 쓰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유네스코협회연맹과 MOU를 맺고 지속적인 후원을 약속하셨는데, 특별한 계기가 있으셨는지요?
콜텍은 2012년부터 9년 연속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됐습니다. 지난해 말엔 한국 악기시장 발전에 기여하고 글로벌 시장을 개척한 공로로 세계일류상품 유공 표창도 받았지요. 콜텍이 오늘날의 입지를 다질 수 있게 된 것은 40년 이상 거래해 온 납품업자들의 축적된 노하우와 충성도 높은 바이어들의 지지 덕분입니다. 이제 회사는 어느 정도 발판을 굳힌 만큼 이제는 그간 받은 복을 사회에 돌려줘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유네스코협회연맹과의 협약은 유재건 세계유네스코협회연맹 회장과의 인연 덕분입니다. 우리 사회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유 회장의 관심과 노력을 보면서 무언가 함께 이뤄보면 좋겠다고 마음을 먹게 되었습니다. ‘음악을 통한 행복 전파’라는 콜텍 정신과 ‘교육·과학·문화를 통해 만드는 세계평화’라는 유네스코 정신을 접목하면 국내외 문화예술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기타는 행복’이라고 강조하십니다. 피아노를 연주하고 밴드도 하신다면서요.
기타를 치고 만지는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겠습니까. 연주자뿐만 아니라 듣는 사람도 행복하겠지요. 우리는 기타만 만드는 게 아니라 행복도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그간 2천만 대 이상의 기타를 만들었으니 최소 2천만 명이 기타를 연주했고, 그 연주를 들은 사람까지 합치면 수억 명의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파했다고 믿습니다. 사실 저는 기타 연주는 잘 하지 못하고 피아노를 연주합니다. 밴드에서도 건반과 보컬을 맡고 있습니다. 백두산 여행 중 멤버들끼리 의기투합해 밴드를 결성했는데, ‘7학년’이 밴드를 하다니 미쳤다고 해서 이름이 ‘미쳤스’(Meet us)랍니다.
유네스코협회연맹과의 협약 외에도 나눔과 사회 봉사에 애쓰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모교인 연세대에도 기부를 많이 하셨고요. 후배들이나 젊은 사람들에게 한 말씀 해 주신다면.
음악을 통해 사회가 보다 밝고 즐거워지면 좋겠습니다. 기타 회사인 만큼 매년 기타 콩쿠르를 개최하고 문화소외지역 방문공연과 군부대 후원에도 힘을 기울여 왔습니다. 학교 현장에서도 실용음악이 활성화돼 학생들이 좀 더 활기찬 생활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 모교인 연세대에 콜텍문화예술기금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젊은이들이 책도 더 많이 읽고 음악도 마음껏 즐긴 뒤에 사회에 나오면, 인생을 좀 더 아름답게 영위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요?
인터뷰 기획 한국유네스코협회연맹 진행 및 정리 박성희 여성신문 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