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유네스코·겨레말큰사전 국제학술포럼 소개 토착어 시
지난해 11월, 겨레말큰사전과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유네스코대한민국대표부가 공동으로 주최한 제2회 유네스코·겨레말큰사전 국제학술포럼이 ‘토착어로 문학하기’를 주제로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전 세계 7개 지역의 토착어 작가들이 창작한 시를 70명의 토착어 사용자가 직접 낭송하는 장면이 영상으로 소개됐으며, 이를 통해 토착어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채집과 기록이 아닌, 더 많은 토착어가 창작과 향유에 활용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자리에서 소개된 마야 카치켈어*로 쓰인 시 한 편을 소개한다.
*마야 카치켈어(Kaqchikel, 과거 Cakchiquel, Cachiquel)는 과테말라 중부의 카치켈족이 사용하는 마야어족 언어다. 2019년 기준 41만 명의 원어민이 있다. 현재 과테말라의 카치켈어 사용 지역에서는 스페인어와 카치켈어를 통한 이중언어 교육이 실시되고 있다.
재규어 산
미겔 안헬 옥슬라흐 쿠메스 (과테말라)
– 몇 대에 걸쳐 남미의 커피 농장으로 끌려갔던 강제 이주민들의 목격자에게
– Chi re ri xtz’eton toq xetaq ri qati’t qamama’ pa taq sipan samajchu wuxik ri kape
그리고 내 안에 사는 사슴이 나를 꾸짖었네:
뛰어!
그래서
나는 비탈진 화산을 뛰어 내려갔네
꼴사납게 구르며
달아났네
저녁놀을 쫓으며
그리고 그렇게 펄쩍펄쩍 뛰었음에도 불구하고
재규어는 나를 찾아냈네
붙잡히는 대신, 내 머릿속에는
높이 뛰어올라야 한다는 생각이 떠올랐네
그래서 나는 뛰어올랐네, 별이라도 들이받을 듯이
그리고 나는 깜짝 놀랐네
재규어도 나랑 똑같이 뛰어올랐으니까
녀석은 정말 높이
정말 재빨리 뛰어올랐네
나는 녀석의 검은 반점이
꼭 불빛인 줄로만 알았네
남쪽의 평지로 몸을 던져야겠다고 결심한 나는
바람과 함께 미끄러지듯 달렸고
평원을 가로질러 목적지에 도달했는데
그때 뒤를 돌아보니
계속해서 정말 높이
정말 재빨리 뛰어오르고 있는
재규어가 보였네
녀석은 거대한 언덕이 되어 있었고
‘재규어 산’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네
B’alam Juyu’
Miguel Angel Oxlaj Cúmez
Ja k’a ri Kej ri k’äs pa nuk’u’x, xub’ij chuwe:
¡katanin!
Ja ri’ k’a toq
kisumin xixule’ pe chi rij ri xkanul
kirejej, kitzok’yaj yinpeteneq
yinanimäjneq pe
woqotan pe ri aq’ab’äl
ustape’ k’a kan e nïm kaqän ri nuxak
ri b’alam xab’ama yiruchap
Ruma k’a ri’ xinnojij
pa jotöl yiropin
chikaj k’a xiropin kan xab’ama yenwil ri taq
ch’umil kik’in ri wuk’a’
Ja ri k’a toq xinnab’ej
chi junam nub’än ri b’alam
pa jotöl chuqa niropin
yalan aninäq, yalan chanin niropin
ruma’ ri’ ri taq q’ëq retal
xkiyuj la’ ki’ kik’in ri taq retal ri saqil
Ja ri’ k’a toq xinnojij xixule’ qa pa ruqajib’äl ri q’ij
xixik’an pa ruq’a’ ri kaq’ïq’
xib’yin chuwäch ri taq’aj, xinwichinaj
Po toq xitz’un kan chwij
nintz’ät chi ri b’alam
ntajin na niropin k’a pa jotol jotol
kan nïm k’a runimirlem ri rutzok’
kan chanin k’a
ruma ri’ xupo’ ri’ jun nimaläj juyu’
ruk’wa’n k’a rub’i’:
B’alam Juy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