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교육나눔
겨우 다섯 살.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수많은 정기후원자 중최연소를 자랑(?)하는 이루미 양의 나이다. 다섯 살 딸의 이름으로 4년 넘게 후원을 해 온 단란한 네 가족의 나눔 이야기를 <유네스코뉴스>가 들어보았다.
첫째 자녀 ‘이루미’ 이름으로 유네스코 교육나눔 사업에 4년 넘게 후원해주고 계십니다. 처음 후원을 결심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약 10년 전, 문화부 사무관으로 일하면서 처음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도시민들과 문화예술을 향유하기 위해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협력하여 아시아 청년포럼, 동아시아 어린이공연예술제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후원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알고 보니 유네스코는 문화유산뿐만 아니라 교육 분야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더군요. 1950년대, 한국전쟁 직후 폐허가 된 우리나라에 유네스코는 교과서 인쇄공장을 설립해줬고, 이를 통해 당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비롯한 수많은 어린이들이 교육 받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그러한 이유로 우리나라도 이제 국제사회에 기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이 이름으로 후원을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국제교류는 더 활발해질 겁니다. 우리 아이도 그런 사회의 구성원으로 성장했으면 좋겠고, 후원을 하면서 저 역시 어릴 때부터 저와 제 동생의 이름으로 유니세프 후원을 해오셨던 아버지의 뜻을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굳이 자녀의 이름으로 후원을 시작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큰딸 루미가 이제 다섯 살입니다. 루미가 조금 더 크면 유네스코 교육나눔 사업이 무엇인지, 나눔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싶습니다. 후원을 하면서 우리 아이들도 나눔에 대해 생각해보고, 생활 속에서 늘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어릴 적 저희 형제 이름으로 후원을 시작하신 제 아버지의 마음을 이제는 알 것 같습니다. 큰딸 루미가 장래에 어떤 사람으로 성장하기 바라시나요?루미(Lumi)라는 이름은 라틴어 ‘루미나리에’의 앞 두 글자를 따서 지었습니다. 루미나리에는 빛 축제로도 불리는데요, 그 이름처럼 제 딸이 세상을 환하게 밝혀주는 사람으로 크면 좋겠습니다. 참고로 둘째 딸 ‘시아’도 늘 베푸는 마음을 가진 따뜻한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한자로 ‘베풀 시, 버금 아’를 사용했답니다.
평소 가지고 계시던 나눔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저는 예전에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에서 초급반 한국어 강사로 약 2년 간 자원봉사활동을 했었습니다. 센터에서 만난 사람들은 낯선 땅에서 무시와 차별을 받으며 힘겨운 타향살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가진 능력으로 이 사람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를 고민했고, 한국어 강사를 선택했습니다. 한 학기를 마치면 학생들이 제게 감사 편지를 써서 줬는데, 비록 문법이나 글씨가 엉망이었지만 참 뭉클했습니다. 나눔을 한 문장으로 정의하긴 어렵지만, 이렇게 말씀 드리다 보니 나눔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유네스코한국위원회를 ‘문화유산 등재기구’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문화유산뿐만 아니라 교육 사업에도 주력하고 있는데 말이죠.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교육 받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유네스코 교육나눔 사업이 지속되려면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후원사업을 더 적극적으로 일반인에게 알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네스코의 사업에 공감하고 응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후원자도 자연스레 더 많아질 것입니다. 저와 같은 일반인도 쉽고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는 기념일 후원 캠페인도 마련되면 좋겠습니다. 자녀의 입학 기념 후원, 돌잔치 후원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네요. 이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나눔에 대해 잠시나마 함께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