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회관 국가등록문화재 등록
서울의 오랜 명소인 명동 중심부를 55년 동안 지켜온 유네스코회관이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돼 지난 7월 15일 회관 11층에서 등록증 전달식이 열렸습니다. 국가등록문화재는 국보 및 보물, 중요무형문화재, 사적, 명승 등 기존 지정문화재가 아닌 문화재 중에서 제작·형성된지 50년이 경과한 것으로 보존과 활용을 위한 조치가 특별히 필요한 문화재를 대상으로 문화재청장이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등록하는 문화재입니다. 주로 일제 강점기 이후 근대에 생성·건축된 유물 및 유적이 국가등록문화재로 많이 등재돼 있습니다. ‘대한제국 애국가’(문서), ‘서울 남대문로 한국전력공사 사옥’, ‘옥천성당’ 등이 대표적인 등록문화재들입니다.
그렇다면 유네스코회관이 국가등록문화재가 될 정도로 가치가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는 크게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먼저, 유네스코회관은 근·현대 대한민국이 국제 활동을 펼쳐나가는 중심지로서 역사적 가치가 있습니다. 한국에서의 유네스코 활동은 6·25전쟁 시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이후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설립되면서 유네스코는 전쟁으로 인한 피해 복구 및 교육·문화 분야의 발전과 정비를 위한 사업을 본격적으로 펼쳤고, 보다 원활하고 안정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보금자리를 짓는 사업도 함께 구상되었습니다. 십여 년에 걸쳐 정부와 각계의 지원을 받아 회관 건립 계획과 공사가 진행됐고, 마침내 1967년에 명동 한복판을 내려다보는 현대적인 고층 건물인 유네스코회관이 완공됐습니다. 이후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활동이 한국의 국력 신장과 더불어 한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는 과정에서 이 건물은 한국 유네스코 활동의 중심지이자 보금자리로서 그 역사적인 역할을 해 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기관 운영을 위한 경제적인 어려움을 해결하는 기반이 되기도 했다는 점에서도 유네스코 회관의 의미는 적지 않습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소유의 회관에서 발생하는 임대 수익은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다른 나라의 유네스코 국가위원회 활동에 비해 더욱 활발하고 두드러진 활동을 펼치는 데도 적잖은 도움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유네스코회관은 건물의 건축 양식에도 특별한 역사적 가치가 담겨 있습니다. 회관 준공을 즈음한 시기는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현대적 건축물들이 늘어나던 시기였습니다. 이 시기에 도입된 현대적인 건축 기법 중에는 ‘커튼월 기법’도 있는데, 이는 건물 기둥이 보이지 않도록 외벽 전체를 유리벽으로 만드는 방식을 말합니다. 유네스코회관은 이 커튼월 기법으로 지은 초창기 건축물로, 오늘날까지도 그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건축사적 의의가 있습니다.
이러한 의미를 가진 유네스코회관은 앞으로도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한국 유네스코 활동의 보금자리이자 명동의 랜드마크 중 하나로서 든든하게 서 있을 것입니다. 특히 올해부터 회관 입구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협약 50주년을 기념한 멋진 트라이비전도 설치돼 있으니, 명동에 들를 일이 있으시다면 여기서 인증샷 한 장 꼭 남기고 가시길 추천합니다!
글 서지선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청년기자단
정리 박다혜 유네스코한국위원회 홍보팀 전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