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는 1945년 창설 이래 교육의 접근성 확대와 양질의 교육을 위한 국제적 차원의 의제 설정과 규범 제정, 회원국의 역량 강화 지원 등의 교육 활동을 최우선 분야로 추진하고 있다. 유네스코 헌장에 명시되어 있듯이 ‘인류의 교육은 인간의 존엄성을 수호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며, 모든 국민이 상호 관심과 협력의 정신으로써 완수해야 할 신성한 의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유네스코의 교육 활동의 중심에 ‘교육 분야 지속가능발전목표(SDG 4-Education 2030)-양질의 교육(Quality Education)’ 이행이라는 과제가 있다.
SDG 4–교육 2030 추진 배경
2015년 유엔은 개별 국가와 국제사회가 세계의 빈곤 종식과 평화유지를 위해 2030년까지 달성해야 할 17개 분야의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를 채택했다. 다른 지속가능발전목표 실현의 핵심 요소라 할 수 있는 교육은 네 번째 지속가능발전목표(SDG 4-교육 2030)로 반영되었다. 이전의 국제사회 교육 의제였던 ‘모두를 위한 교육’(Education for All, EFA)과 ‘새천년개발목표’(Millennium Development Goals, MDGs)의 성과와 한계를 반영하여, 2015년 세계교육포럼에서 채택된 ‘인천선언’과 ‘교육 2030 실행계획’을 통해 2030년까지 전 세계가 함께 달성해야 할 교육 목표를 제시한 것이다. ‘SDG 4-교육 2030’은 모든 국가를 위한 보편적인 교육 의제로서, 모두를 위한 평생학습 기회의 보장, 포용성· 형평성·성평등의 중요성 재확인과 세계시민성에 대한 새로운 강조 등을 특징으로 한다.
유네스코의 역할
‘SDG 4-교육 2030’의 목표는 ‘포용적이고 공평한 양질의 교육 보장과 모두를 위한 평생학습 기회 증진’으로, 10가지 세부 목표와 이행 수단, 43개 성과지표(글로벌 지표와 주제별 지표)로 구성되어 있다. 유아교육, 초·중등교육, 직업기술교육, 고등교육, 양성평등과 포용성, 평생학습, 지속가능발전 및 세계시민성, 교육환경, 교원 등 교육 부문 전체를 포괄하는 야심찬 목표다. 유네스코는 교육 2030 실행계획 등에 따라 사업의 중심을 ‘SDG 4-교육 2030’ 이행에 초점을 맞추고, 관련 의제들을 통합적으로 조정, 모니터링, 홍보하는 핵심 주체로 활동하고 있다. 국가 수준, 지역 수준, 국제 수준의 각 실행 목표에 따라 ‘SDG 4-교육 2030’의 이행 상황에 관하여 논의하고, 유네스코 통계국(UIS)을 중심으로 지표 점검 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세계교육현황보고서」(Global Education Monitoring Report) 발간 등을 통해 이에 대한 모니터링과 보고를 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적인 조정·평가 활동의 중심에는 ‘지속가능발전목표-교육 2030 운영위원회’(SDG-Education 2030 Steering Committee)가 있다. SDG 4 이행을 위한 전략적 지침 제공, 핵심 활동 권고, 이행 과정 모니터링, 교육협력 활동 장려, 홍보 활동 등 SDG 4 실행을 총괄적으로 조정하는 운영위원회에는 지역별 회원국 대표 25명과 SDG 4 이행 국제기구 관계자, 지역교육단체 대표 등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국은 2016년부터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대표하여 위원국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김광호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이 우리측 대표로서 한국의 교육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SDG 4 이행 의제들을 국제 교육계와 공유하고 있다.
SDG 4–교육 2030 관련 동향
지난해 11월 유네스코에서 발간한 「2019 세계교육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학교 밖 학생은 2억6천2백만 명, 초등학교 취학 전 유아교육 총 등록률은 50%, 성인 비문해자는 7억5천만 명이다. 지리적 위치와 경제적 능력에 따른 초·중등교육 이수율 격차는 여전히 존재하며, 지역별로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의 상황이 매우 열악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러한 현실에서, 2018년 12월에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최된 ‘2018 세계교육회의’(2018 Global Education Meeting)는 ‘브뤼셀 선언’을 채택, 8가지 우선 이행 분야를 제시하는 등 국제사회의 ‘SDG 4-교육 2030’ 달성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요청했다. 한편 올해 7월 유엔에서는 SDG 4 이행 과정을 점검하는 고위급 정치포럼도 개최될 예정이다.
향후 과제
한국은 ‘SDG 4-교육 2030’ 국내 이행과 국제사회 기여라는 이중의 책무를 갖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이미 교육부와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국내 이행 총괄기관으로서 지표별 연구협력기관, 시민사회단체, 학계 등과 공동으로 ‘SDG 4-교육 2030’ 협의체를 운영하며 국내 이행 현황을 점검하고 정보 공유 및 기관 간 협력을 촉진하고 있다. 다만 포용성과 세계시민성 등의 국내 교육정책 반영 방안, SDG 4 이해도 제고, 질적 모니터링 체계 구축 등에서는 더욱 가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국제적으로는 한국의 교육 경험과 전문성을 유네스코를 통해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현재는 SDG 4 이행을 위한 국제적인 기반 구축기로서의 의미가 크므로, 앞으로는 지역별, 국제적 실천을 뒷받침할 수 있는 지표 점검 체계 구축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현재 43개 지표 중에서 33개 지표만 점검하고 있는 실정을 고려하면, 국제적인 SDG 4 지표 점검 체계 구축에 대한 보다 실질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유네스코를 매개로 자발적 기여 등을 통해 국가별 특성에 맞춘 지표 점검 체계 역량 개발에 힘써야 할 것이다.
채홍준 주유네스코한국대표부 서기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