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츠 묄러 유네스코독일위원회 부사무총장
루츠 묄러(Lutz Möller) 유네스코독일위원회 부사무총장이 독일의 유네스코 비전을 나누기 위해 ‘2019 제주포럼’의 유네스코 세션에 참가했다. 배타주의 확산 시대에 유네스코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묄러 부사무총장의 이야기를 전한다.
세계 각지에서 배타주의가 확산되는 요즈음, 유네스코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유네스코는 일반 대중에게 다자주의가 왜 중요한지 알리고 그것을 촉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네스코학교, 인간과 생물권 사업(MAB) 등 유네스코가 가진 다양한 네트워크를 잘 활용하여 평화, 안보, 인권, 다양성 등 유네스코의 고유한 목표를 달성하고자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네스코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우선순위에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유네스코 국가위원회는 세계시민교육 등을 통해 그러한 과정을 적극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합니다.
유네스코 분야별 우선순위는 무엇일까요?
어려운 예산 상황에서 좀 더 선택과 집중을 위한 개혁을 시도해야 합니다. 문해, 과학교육, 통합교육 등 분야별 접근이 아닌 종합적인 시각이 필요합니다. 인권과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노력, 교육 2030 아젠다에 대한 리더십 강화, 회원국의 역할과 역량강화 지원, 시민사회의 참여 증진 등이 유네스코가 비교우위를 가진 우선순위라고 봅니다. 이러한 우선순위를 확인하고 조정과 촉진의 역할을 하는 과정에서 유네스코만의 독특한 자산인 국가위원회와의 적극적인 상호작용도 필요할 것입니다.
회원국들은 유네스코와의 협력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지난해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진행한 유네스코 전략 연구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회원국의 유네스코 활동은 국가적 이익과 글로벌 책임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내용에 크게 공감했습니다. 독일도 유네스코 회원국으로서 국가적 이해를 갖고 있지만, 그것만을 추구하지는 않습니다. 지난 2015-17년 독일이 유네스코 집행이사회 의장국을 수임했을 때도 유네스코 전체를 바라보고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동시에 유네스코 사업은 독일 정부의 교육 시스템 개혁 등 많은 부분에 좋은 영향을 가져왔기에 유네스코를 활용하는 것이 자국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물론, 회원국이 완전히 국가 이익을 버리는 것은 해당 국제기구에 참여하는 이유와 기여에 대한 동기를 약화시킬 것입니다. 따라서 국제기구에 참여함으로써 얻게 되는 경제적 효과는 중요하게 고려될 수 밖에 없지만, 그러면서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의 책임을 항상 함께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네스코독일위원회의 활동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독일위원회는 1950년 설립(독일의 유네스코 가입은 1951년) 이래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비슷하게 정부조직 밖에서 여러 활동을 적극 펼쳐 왔습니다. 현재 전문가와 시민사회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내부 조직개편을 진행하고 있는데, 유네스코 본부에서 진행되고 있는 전략적 전환의 맥락에 따라 국내에서 개혁을 먼저 시도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가을에는 청년들과 함께 국가위원회 활동에 청년들이 어떻게 더 참여할 수 있을지에 대해 함께 논의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에 유네스코 활동에 관한 제안을 주신다면?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이미 국내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아시아 등 여러 지역에서 국제적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타 국가위원회의 모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독일위원회의 ‘국제청년볼런티어’(International Youth Volunteer)를 한국에 소개하고 싶습니다. 이 사업을 통해 지난 10년간 매년 500여 명(누적 4천여 명)의 청년들이 개발도상국의 세계유산, 생물권보전지역, 국가위원회 등 유네스코 관련 기관에 6-12개월씩 파견됐고, 독일로 돌아온 청년들이 그 경험을 적극 공유하고 또 세계시민으로서의 의식을 가지고 관련된 일을 계속하게 된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도 이러한 사업을 고려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김지현 국제협력팀 선임전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