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2단계 부탄 프로젝트 모니터링 출장
브릿지 2단계 사업 착수와 동시에 팬데믹이라는 큰 벽과 맞닥뜨린 부탄은 그간 외부로부터의 영향을 최소화하고자 외국인 입국에 많은 제한을 두어왔습니다. 그러던 2022년 가을, 부탄의 문이 다시 열린다는 반가운 소식을 접한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지체없이 출장 준비에 나섰습니다. 2021년 브릿지 부탄 프로젝트를 후원한 기업인 스마일게이트사도 이번 출장에 동행했습니다. 해발고도 2000미터가 넘는 고지대에서, 바이러스의 위협 속에서도 펼쳐진 부탄의 비형식 교육 활동의 면면을 여러분께 전합니다.
브릿지 부탄 프로젝트는 학교 교육을 받기 어려운 부탄 주민들을 위해 지역학습센터를 중심으로 비형식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비형식교육센터 기초문해교육 과정을 통해 현지어(종카어)를 배운 학습자는 다음 단계인 문해후교육 과정에서 영어를 익히고, 마지막 단계로 지역학습센터에서 제빵, 직조, 재단, 염색, 목공 등 다양한 분야의 직업훈련을 받습니다. 이번 출장에서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팀푸 지역의 린첸쿠엔펜 지역학습센터와 푸나카 지역의 멘디강 지역학습센터를 찾았습니다.
부탄의 수도 팀푸의 중심에 위치한 린첸쿠엔펜 지역학습센터는 등록 학습자 수가 부탄에서 가장 많은 매우 활발한 센터 중 한 곳으로 손꼽힙니다. 이곳에서 출장단은 강사 세 명과 스무 명이 넘는 학습자들의 제빵 및 재단 훈련 수업을 지켜봤습니다. 줄지어 늘어선 재봉틀을 다루는 학습자의 눈빛과 손끝은 무척이나 진지했고, 그들이 완성한 가방과 손지갑은 부탄 특유의 무늬와 꼼꼼한 만듦새가 돋보였습니다. 학습자들은 이곳에서 익힌 기술을 활용해 일자리를 찾기도 하고, 혹은 직접 만든 상품을 시장에 내다 팔아 수익을 얻기도 한다고 말합니다. 대부분의 학습자들이 여성인 점을 고려할 때, 센터에서 실시하는 직업훈련이 지역 여성들의 경제적 자립과 역량 강화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장소를 옮겨 출장단은 1955년 팀푸가 부탄의 수도가 되기 전까지 300여 년간 부탄의 중심지였던 역사적인 지역인 푸나카로 이동했습니다. 이곳에 있는 멘디강 지역학습센터는 스마일게이트사의 브릿지 부탄 프로젝트 지원을 통해 2021년 문을 열었습니다. 비록 역사도 짧고 규모도 크지 않지만 이미 멘디강 지역학습센터는 이 지역에서 없어서는 안될 장소가 되었습니다. 이곳에서 만난 학습자 킨장 쵸덴(Kinzang Choden)씨는 유창한 영어로 “멘디강 지역학습센터가 없었더라면, 이 작은 마을에서 일생을 주부로 살 것이라 생각했던 우리들이 학습자가 되고, 이제는 가족을 부양하는 가장이 될 것이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출장단에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출장단은 학습자뿐 아니라 강사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2021년도 사업을 통해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부탄의 비형식 교육 과정을 체계적으로 검토하여 시대의 변화에 맞춰 오래된 내용을 삭제하고 새로운 내용을 보강하는 작업을 완료한 바 있습니다. 교육과정의 검토와 수정은 공교육에서도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했던바, 당시 부탄 교육부와 교사 및 강사 사이에서 이 작업은 특히 큰 호응을 얻기도 했습니다. 출장단이 부탄에 머무는 기간 동안 팀푸 지역 강사들은 작년 사업을 통해 수정된 비형식교육과정을 배우는 워크숍에 참가하고 있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강사들은 학습자가 수업 내용을 잘 이해했는지를 측정하는 방법에 대해 토의하고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브릿지 부탄 사업은 지역학습센터를 중심으로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지지만, 이들 강사의 역할 없이는 그 어떤 종류의 지원으로도 부탄 사람들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없었을지 모릅니다. 출장단은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대한민국의 교육부, 스마일게이트사를 대표해 강사들에게 깊은 감사를 표하고 응원의 메시지도 전달했습니다.
우리 출장단은 이번 기회를 통해 브릿지 부탄 사업이 개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그리고 이들이 자신이 속한 지역사회에서 만들어내는 변화가 결코 작지 않음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브릿지 사업이 더 많은 부탄 국민들과 함께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고, 그 혜택을 널리 나눌 수 있도록 앞으로도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손다희 브릿지팀 전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