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유네스코 세계 기념해
유네스코 세계 기념해란?
우리는 역사적 의미가 있는 사건이나 인물을 기리기 위해 특정한 날을 기념일로 지정한다. 이와 유사하게 유네스코는 저명한 인물과 역사적 사건을 기념하고, 평화와 화해의 가치를 공유하기 위해 1956년부터 ‘세계 기념해’를 지정하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 기념해 사업은 회원국이 기념하는 인물과 사건에 대해 유네스코가 인정함으로써 세계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회원국이 기념하는 인물이나 사건이라고 해서 모든 인물과 사건을 유네스코 기념해로 신청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신청하는 기념해는 반드시 평화의 이상과 문화 간 대화, 상호이해, 관용의 가치 등을 증진하는 내용이어야 하며, 유네스코의 고유 사업영역인 교육, 과학, 문화, 커뮤니케이션과 관련이 있어야 한다. 또한 기념해 지정 대상 후보는 최소한 일개 회원국의 경계를 넘어 지역적 혹은 그 이상의 지명도를 갖고 있어야 하며, 최소 50주년이나 100주년, 혹은 그 배수의 기념해에 해당해야 한다. 이러한 원칙 때문에 특정 국가의 설립이나 군사적 사건 등은 신청 대상에서 제외된다. 다만 유네스코는 세계 기념해의 지역적 균형과 다양성 증진을 위해 아프리카를 비롯한 저개발국 혹은 군소도서국이 신청한 기념해와 성평등을 주제로 한 신청일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25주년도 신청대상에 포함시키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 기념해로 선정되면 공식적으로 유네스코 로고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협력을 통해 각종 국제회의 등을 개최할 수 있으며, 프랑스 파리에 소재한 유네스코 본부에서 선정된 기념 인물 및 사건에 대한 전시회를 개최할 수도 있다. 2년마다 지정하는 세계 기념해는 2년 주기의 첫 번째 해에 신규 기념해 신청서를 접수한다. 참고로 지난해에는 베토벤 탄생 200주년을 기념한 바 있다.
2021년 유네스코 세계 기념해 지정의 의미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12년에 다산 정약용 탄생 250주년이, 2013년에 동의보감 발간 400주년이 세계 기념해로 지정된 데 이어, 올해에는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이 유네스코 세계 기념해로 지정되었다. 다산 정약용은 지속가능발전의 가치를 추구하며 조선시대 사람들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고자 노력했던 삶과 업적이 인정을 받았으며, 동의보감은 한국을 넘어 세계 의료문화의 발전에 기여한 점이 평가받아 세계 기념해로 선정되었다. 2021년이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기념해로 선정된 데는 조선이라는 계급 사회안에서 기득권적 삶을 포기하고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는 평등사상과 인간의 존엄, 생명, 진리, 정의 등 보편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김대건 신부의 생애가 전 세계의 공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더불어 김대건 신부가 1784년에 천주교의 한국 전래 이후 61년만에 탄생한 우리나라 최초의 사제라는 점, 현재 10개국 이상의 주보성인 성당에서 사랑 받는 성인이라는 점 등도 평가를 받았다.
‘기념’이란 잊지 않고 마음에 되새기는 것을 말한다. 인류가 함께 기억해야 할 소중한 역사적 인물과 사건들이 유네스코 세계 기념해라는 이름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게 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
김명신 과학청년팀 선임전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