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글로벌학습도시네트워크
인적 자원을 비롯해 사회, 경제, 문화 전반의 인프라가 결집된 곳인 도시는 지역사회 발전의 원동력이자 모든 시민을 위한 양질의 교육 및 학습 제공의 측면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유네스코 글로벌학습도시네트워크(Global Network of Learning Cities, GNLC)는 이러한 도시의 잠재력을 평생학습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구축된 국제 도시 협력 플랫폼이다.
유네스코는 인간의 생애 전체를 교육의 과정 속에서 파악하는 ‘평생학습’(lifelong learning)의 개념을 처음으로 정립한 곳으로, 유네스코의 평생학습 활동은 유네스코 카테고리1 센터(직속기관)인 유네스코 평생학습원(UNESCO Institute for Lifelong Learning, UIL)에서 주도하고 있다. 유네스코 평생학습원은 지역 차원의 평생학습 증진을 위한 국제적 노력을 촉진하고자 2013년부터 2년마다 ‘학습도시 국제회의’(ICLC)를 개최해 왔다. 2013년 베이징에서 열린 1차 회의는 학습도시의 개념을 정립하는 자리였으며, 이를 토대로 멕시코시티에서 개최된 2015년 2차 회의에서는 도시 내 평생학습 증진을 통해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달성하기 위해 유네스코 글로벌학습도시네트워크(Global Network of Learning Cities, GNLC)를 공식 출범시켰다. 더불어 각국의 유네스코 국가위원회를 국가별 GNLC 업무 담당기관으로 지정했다.
1차 및 2차 학습도시 국제회의가 학습도시의 개념을 정립하고 GNLC의 기반을 닦았다면, 이후 개최된 3차(2017년, 아일랜드 코크) 및 4차(2019년, 콜롬비아 메데진) 회의에서는 GNLC의 세부 추진 방향을 수립하고 SDGs의 성공적인 달성(3차 회의)과 포용성 증진(4차 회의)을 위한 학습도시의 기여를 독려했다. 특히 4차 회의에서는 ▲지속가능발전교육 ▲평등 및 포용 ▲교육 계획·모니터링·평가 ▲세계시민교육 ▲기업가 정신 ▲건강과 복지, 모두를 위한 교육 ▲문해 등 7개 주제별 클러스터 활동 체계를 구축하고, 클러스터별로 활동을 주도하는 코디네이터 도시를 선정했다. 이들 코디네이터 도시에는 고양시(교육 계획·모니터링·평가), 연수구(세계시민교육), 오산시(건강과 복지, 모두를 위한 교육)도 포함되어 있다. 또한 유네스코 평생학습원은 모두를 위한 평생학습을 증진하고 학습도시 구축 우수 사례를 전파하고자, 2015년부터 매 2년마다 전 세계 GNLC 회원도시들을 대상으로 유네스코 학습도시상(UNESCO Learning City Award)을 시상하고 있다. 시상식은 학습도시 세계회의 개최 기간 중에 열리며, 2015년 12개 도시(남양주시 포함), 2017년 16개 도시(수원시 포함), 2019년 10개 도시(서대문구 포함)가 각각 수상했다.
한국은 2016년에 35개 도시가 가입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 총 50개 도시가 GNLC에 가입해 있다. 2020년을 기준으로 전 세계 64개국 229개 도시가 GNLC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입 도시가 가장 많은 국가로 발돋움하게 되었다. 이와 함께 2021년 가을에 개최될 제5차 학습도시 세계회의의 유치지로 인천 연수구가 확정됨에 따라, 향후 GNLC 활동에서 한국이 더욱 주도적인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GNLC 운영기관인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지방자치단체의 학습도시 네트워크 가입 및 활동을 지원하면서, 국내외 평생학습 분야 기관·단체 및 GNLC 회원도시들과 협력해 도시 차원의 교육 2030 이행 실천 및 평생학습 분야의 국제협력을 촉진하고 있다. 2020년에는 국내 GNLC 활동의 통합 및 체계화를 위해 10월에 「한국 GNLC 운영 지침」을 제정하고, 12월에는 GNLC 국내 실무협의회를 공식 출범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90% 이상 학습자들이 교육 이수에 제약을 받았다. 이러한 상황은 온라인 수업의 비약적인 발전의 기회가 되기도 했지만, 국가별·계층별 불평등 문제 심화, 수업의 질적 저하 등의 문제가 학습 성과에 미칠 위험이 커지는 결과를 낳았다. 더불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교육 분야 지속가능발전목표 4번(SDG4)의 근간을 이루는 ‘포용’의 중요성과 필요성이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GNLC를 통해 향후 도시의 평생학습을 효과적으로 증진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국제사회의 최신 교육 동향이 충분히 파악하고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또한 글로벌 시류에 부응해 국내 도시들이 보다 선제적으로 평생학습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오혜재 교육팀 선임전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