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브릿지 2단계 동티모르 사업 보고
본 디아(Bondia, 동티모르 테툼어로 ‘안녕’이란 뜻)! 아름다운 태양이 떠오르는 나라, 동티모르에서는 지난해부터 브릿지 2단계 사업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발리 섬과 호주 사이, 경기도의 약 1.5배 면적의 섬나라인 동티모르에서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교육 지원 사업들을 소개합니다.
동티모르는 1975년까지 450여년 간 포르투갈의 지배를 받다가 독립을 했지만 같은 해 인도네시아의 27번째 주로 편입되며 다시 식민지가 되었고, 2002년에 마침내 주권을 회복해 신생국이 된 지 20년째를 맞이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우리나라는 1999년부터 2003년까지 4년간 유엔 평화유지군인 ‘상록수부대’를 이곳에 파견해 독립을 전후한 시기 동티모르의 평화와 안정 확립에 기여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인연을 이어서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우리 교육부의 지원과 국민들의 소중한 후원금을 통해 동티모르의 교육 발전을 위한 교육 협력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교육은 개인의 고유한 권리이자 성장의 발판인 동시에 국가 발전의 초석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교육 지원을 통해 동티모르가 당면한 여러 가지 문제를 주체적으로 극복하고, 보다 희망찬 미래를 스스로 열어갈 수 있는 국가로 성장해 나가도록 돕고자 합니다.
2020년부터 시작된 브릿지 2단계 동티모르 사업은 동티모르의 문해율을 높이고 교육소외계층을 지원하기 위해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유네스코동티모르위원회가 함께 추진하는 5개년 교육 사업(2020-2024)입니다. 작년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국가 전역에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되어 사업 추진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유네스코동티모르위원회와 동티모르 교육청소년체육부 비형식교육국(Non-Formal Education Department of Ministry of Education, Youth, and Sport)은 동티모르의 교육소외계층의 배움이 끊어지지 않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브릿지 2단계 동티모르 사업은 누구나, 언제든지, 가까운 곳에서 편하게 배움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역학습센터를 짓고 그 운영을 지원하는 한편,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활성화하는 데 힘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지역학습센터는 각 마을에 위치해 학교 정규 교육의 기회를 얻지 못한 주민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학교 밖 어린이와 청소년, 배움의 때를 놓친 성인 등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공간입니다. 동티모르는 2011년부터 2030년까지 이어지는 국가 전략 계획을 통해 전국에 65개의 지역학습센터를 설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학교 교육뿐 아니라 학교 밖 교육에도 큰 의지와 열정을 가지고 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브릿지 2단계 사업은 아투아벤(Atuaben), 모수(Mosu), 마눌루(Manuleu), 쿠다 울룬(Kuda Ulun) 등의 네 곳에서 지역학습센터 건축을 지원했습니다. 대단히 큰 공사가 아니었음에도 건축은 쉽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이동제한 조치로 인해 갑자기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고, 우기에는 공사를 하지 않는 문화적 터부가 있어서 잠시 공사가 멈추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모두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할 터전을 하루빨리 완성하겠다는 열정으로 우리는 마침내 센터 건축을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완공된 지역학습센터에서는 원래 동티모르 현지어인 테툼(Tetum)어 문해교육, 학력인정 프로그램, 기초생활기술훈련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우선 테툼어 문해교육만 진행이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은 대성공이었습니다. 처음 사업 계획시에는 프로그램 참가 학습자 수를 60명 정도로 추산했는데 무려 250명의 학습자가 참여한 것만 봐도 현지의 높은 관심과 호응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완성된 센터 건물에서 이제 힘을 쏟아야 할 부분은 바로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일입니다. 이를 위해 브릿지 2단계 동티모르 사업은 비형식교육 교사 및 강사들에게 역량강화 연수를 제공했습니다. 학생들의 학습의 질은 양질의 교육을 받은 교사들의 역량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수업 준비 및 센터 운영에 필요한 컴퓨터 등의 각종 기기를 구비하고, 학습자를 위한 학용품도 배포했습니다. 교육 지원의 효과가 브릿지 사업 대상 지역뿐 아니라 인근 지역에까지 퍼져나갈 수 있도록 기존에 운영중인 지역학습센터에도 여러 가지 교육 물품을 지원했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주민들이 양질의 교육에 닿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올해에도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은 계속되고 있지만, 배움을 위한 동티모르에서의 노력은 멈추지 않고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한 노력 끝에는 희망이라는 찬란한 태양이 다시 떠오를 것이라 믿고,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우리 국민들 역시 그 여정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브릿지 2단계 사업을 통해 우리 모두가 동티모르와 더 가까워지길 기대하며, 앞으로도 동티모르의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교육을 위해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김계신 브릿지팀 전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