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한국위원회 설립 이전부터 시작된 국내 유네스코 활동은 한국 교육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1950년, 한국전쟁 도중 열린 제23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와 1951년 제6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유네스코는 한국의 교육 재건을 위한 긴급원조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유네스코는 운크라(국제연합한국재건단, UNKRA)와 협력해 한국에서 교육재건 및 지원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섰고, 무엇보다 적절한 교과서 공급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1954년 서울 영등포에 국정교과서 인쇄공장을 지었다.
고속윤전기, 지동활판기, 활자제조기, 사진식자기 등 당시 최신 인쇄시설을 갖춘 공장에서는 연간 3천만 부에 달하는 교과서가 쏟아져 나왔고, 이는 전후 한국의 초등교육이 빠르게 제자리를 찾아가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당시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불과 67달러로, 북한은 물론 아프리카 주요 국가들보다 가난했다. 하지만 폐허 속에서도 국민들의 교육열만큼은 여느 선진국 못지 않았다. 교육에 대한 민족적 의지와 유네스코 등의 외부 원조가 만나, 우리는 전 세계에 알려진 ‘기적의 스토리’ 를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유네스코뿐만 아니라 전 세계 국제 원조 활동의 모범 사례로 아직까지도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