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남석 인천 연수구청장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지혜를 모으는 것이 학습도시의 역할
유네스코 글로벌학습도시네트워크(GNLC) 가입 지자체인 인천 연수구는 올 하반기에 유네스코평생학습원(UIL) 주최로 제5회 학습도시 국제회의(ICLC)를 개최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활발한 GNLC 관련 활동을 펼치고 있는 연수구의 학습도시를 향한 비전을 고남석 구청장을 통해 들어 보았다.
—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국내 글로벌학습도시네트워크(GNLC) 회원도시 중 하나로서, 연수구가 역점을 두고 펼쳐 온 활동들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연수구는 2003년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됐고, 같은 해에 대한민국 최초의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어 첨단 산업과 16개의 국제기구, 10개의 국내외 대학과 글로벌 캠퍼스가 위치한 글로벌 허브도시입니다. 이러한 특성을 반영해 연수구는 국제화 역량 강화를 통한 글로벌 학습도시로 성장하기 위해 다양한 도전을 해 왔습니다. 2012년 교육국제화특구로 지정된 연수구는 2018년 글로벌학습도시네트워크(Global Network of Learning Cities, GNLC)에 가입한 이후 2020년에는 아시아-태평양 GNLC 도시 간 지역네트워크출범을 위한 GAP(GNLC Asia-Pacific Platform) 창설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또한 GNLC 세계시민교육 클러스터 코디네이터 도시로서 36개 도시들과 함께 보다 나은 학습체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올해 개최될 제5차 학습도시 국제회의(ICLC)를 통해 평생학습 관계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평생학습의 뉴노멀을 정립하고자 준비하고 있습니다.
— 제5회 ICLC의 주최 도시로서 연수구는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고자 하는지 궁금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사회의 대두는 직·간접적으로 우리의 삶의 모습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또한 4차 산업혁명과 아무도 경험해 보지 못한 기술의 도래 속에서 인간다움이 무엇이고, 관계가 무엇인지에 대한 새로운 해답을 찾아야 합니다. 이번 ICLC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학습도시들의 성과를 평가하고 새로운 미래를 그리기 위한 자리가 될 것이라 기대합니다. 학습도시는 코로나19와 같은 예기치 못한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유연성을 길러야 합니다. 이를 위해 이번 회의에서 ‘글로벌리즘, 융·복합’을 콘셉트로 새로운 가치와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며,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이 위치한 도시로서 기후변화 대응 관련 병렬세션을 구성해 환경과 관련한 도시의 실천전략을 모색할 예정입니다. 무엇보다 이번 회의를 시민과 함께 어우러지는 평생학습 축제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 세계시민축제, 북페스티벌, 미디어 페스티벌 등 연계사업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 도시에 기반한 평생학습 증진 측면에서 GNLC가 어떠한 부분에서 도움이 된다고 보십니까?
도시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직면하는 위험과 문제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GNLC는 훌륭한 가이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GNLC를 통해 학습도시들은 문제 해결에 대한 아이디어와 경험을 공유하며 공동체로서 함께 성장하는 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옛말에 “삼인행 필유아사언”(三人行 必有我師焉), 즉 “세 명이 길을 갈 때 반드시 스승이 있다”는 말이 있듯이 GNLC라는 정책 지향 네트워크에서 이루어지는 동료학습을 통해 각 도시들은 이미 많은 것을 배우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 코로나19 팬데믹은 특히 ‘모두를 위한 교육’에 큰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학습자 간 격차를 좁히고 모두가 양질의 포용적인 교육 기회를 누리도록 하기 위해 도시 단위에서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연수구는 ‘모두를 위한 교육’이라는 사명을 달성하기 위해 평생학습 체계를 다듬어 왔고, 열정적인 평생교육사들과 배움의 열망을 지닌 학습자 여러분의 노력으로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바이러스가 강요하고 있는 비대면 사회를 맞아 우리는 교육 접근성의 중요성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9년 콜롬비아 메데진에서 개최된 제4차 ICLC에서 연수구는 ‘디지털 소외 인구를 위한 평생학습’을 주제로 교육 접근성 강화를 위한 사례를 전 세계와 공유한 바 있습니다. ‘모두를 위한 교육’의 전제는 학습체계에 학습자의 접근성을 개선하는 것이며, 따라서 평생학습의 접근 기회를 잃은 학습자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노력이야말로 학습도시가 추구해야 할 중요한 목표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 2050년까지 전 세계 인구의 70%가 도시에 거주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성패 역시 도시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SDGs에서 도시가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일까요?
도시는 우수한 인프라와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시민의 학습의욕을 촉진하고 평생학습 체계를 다듬는 데 좋은 여건을 지니고 있지만, 도시가 통합적인 관점에서 효과적으로 자원을 동원하고 평생에 걸친 학습문화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본적인 도시의 역할을 다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도시는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건강한 삶의 환경을 증진하며, 경제 발전을 촉진해야 합니다. 또한 위기 상황에서도 시민의 행복한 삶을 지켜줄 다양한 위기 극복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이러한 도시를 가꾸기 위해 시민들의 지혜를 모으고 함께 실천하는 학습 체계를 갖추는 것이 바로 학습도시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 끝으로 국내 GNLC 운영 기관인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 향후 국내 GNLC 활동 추진에 있어 바라는 점이 있으신지요?
교육과 학습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기관으로서, 학습도시들이 추구해야 하는 방향성에 대한 길잡이 역할을 더욱 적극적으로 해 줄 것을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 요청드립니다. 아울러 국내 GNLC 도시 간 활발한 사례 공유와 협업의 장을 마련해 주실 것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