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와 놀이 사이, 세계시민의 답을 찾다
ESD 공식프로젝트 <28> 나에게 세계시민이란 무엇일까요? “함께 공감하는 사람들이다. 왜냐하면 지구라는 한 집에 사는 우리 모두는 한 가족이기 때문이다!” “동그라미다. 왜냐하면 하나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닮지 않은 가족이다. 왜냐하면 세계시민은 생김새는 다르지만 한 가족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사는 사람이다. 왜냐하면 지구촌의 다양한 삶의 모습에 공감하며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매월, 월드투게더 세계시민학교에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담은 편지가 여러 곳으로부터 쏟아집니다. 학생들이 각자 자신에게 세계시민이란 어떤 의미인지를 한 자 한 자 손으로 꾹꾹 눌러 적어 보낸 편지입니다. 2012년부터 ESD 프로젝트와 함께하고 있는 ‘월드투게더 세계시민학교’는 관계, 그리고 공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을 ‘교실’이라는 또 다른 ‘세계’에서 ‘경험’하는 것으로 프로그램을 시작합니다. 세계시민교육은 초, 중, 고등학교의 창의체험, 자율학기제, 동아리 시간에 학교 안에서 펼쳐집니다. 대학교에서는 교양 필수 과목이나 숙박 캠프를 통해 학생들과 만나기도 합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학교나 도서관에서 교사, 그리고 학부모 연수를 통해 성인들과도 세계시민교육을 나누고 있습니다. 교육 시간에는 문화다양성, 세계의 불평등과 빈곤, 난민, 환경, 공정무역, 공정여행, 평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룹니다. 때로는 학생들과 대화를 통해, 때로는 교육 게임이나 예술적 요소를 포함한 활동을 통해 해당 주제에 관한 공부를 이어갑니다. 하지만 책상에 앉아 하는 흔한 공부를 떠올린다면 그것은 오산입니다. 학생들이 “선생님! 이거 공부 맞아요?”하고 물어볼 정도로 공부와 놀이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공부와 놀이의 경계뿐만 아니라 너와 나의 경계, 나라와 나라 간 경계를 허무는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학생들은 ‘우리 안에서 순간순간 살아있는 느낌’을 살펴보는 기회를 갖습니다. 학생과 선생님 간의 신선한 느낌도 공유하게 됩니다. 특히 학생들에게 단연 인기가 있는 프로그램은 바로 ‘캠페인’입니다. 캠페인은 학급에서, 혹은 세계시민동아리에서 나눈 내용을 다른 반이나 시민과 공유하는 활동입니다. 어찌나 번뜩이는 기획과 표현이 많은지! 프로그램 마지막 시간에 설문 조사를 하면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으로 어김없이 캠페인이 꼽힙니다. 그룹별로 모여 작품을 만들고, 그룹 내 학생들과 그룹 밖의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과정이 학생들에게 즐겁고 의미 있는 선물이 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월드투게더는 이제 세계시민교육을 해외지부에도 적용할 계획입니다. 내 안의 생각 한 조각, 나의 작은 행동 하나가 전 세계와 연결된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교육을 통해 평화로운 지구를 꿈꾸고 우리 모두가 하나로 이어지는 그날을 더 많은 학생들과 함께 꿈꾸고자 합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2011년부터 유네스코 지속가능발전교육 공식프로젝트(ESD 공식프로젝트) 인증제를 통해,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교육적 헌신과 노력이 깃든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2017년까지 총 85개 공식프로젝트가 인증 받았으며, 인증 받은 공식프로젝트는 한국형 ESD 모델의 일환으로 국제사회에 소개되어 보급·확산되고 있습니다. 김유미 사단법인 월드투게더 간사
유네스코 상식
유네스코 유산 ‘오해와 진실’ ⑰ 무령왕릉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인가요? 고구려의 침입을 막고 나라의 중흥을 이룬 백제 제25대 무령왕과 그 왕비의 능이 1971년 공주에서 처음 발굴되었습니다. 삼국시대 고고학 연구의 중요한 자료가 되는 무령왕릉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일까요? 이 질문에 대한 올바른 답은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백제역사유적지구에 포함된다’입니다. 2015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백제역사유적지구는 공주시, 부여군, 익산시 3개 지역에 분포된 8개 고고학 유적지로 이루어진 […]
세계유산협약의 이행 현황, 성과와 도전과제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지난 5월 2일 외교부 및 문화재청과 공동으로 서울 롯데호텔에서 유네스코 세계유산협약 가입 30주년 국제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 기조 발제를 맡은 무니르 부슈나키(Mounir Bouchenaki) 유네스코 세계유산 아랍지역센터 소장의 기조 연설을 요약, 소개한다. 1972년 체결된 이후 세계유산협약은 세계 문화 및 자연유산의 보호와 보존에 있어 가장 보편적이고 국제적인 이행수단의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거의 모든 국가가 회원국으로 가입되어 있고 보호 대상으로 지정된 유산의 수 역시 방대하다는 사실은 세계유산협약이 얼마나 성공적인지를 증명한다. 세계유산협약의 보이지 않는 성과 또한 적지 않다. 유네스코 문화 분야 사무총장보와 세계유산센터 소장을 역임한 프란체스코 반다린(Francesco Bandarin)은 “(세계유산협약은) 수백만 명의 가슴과 마음을 감동시키는 가운데 국제협력의 힘과 효율성을 피부로 느끼게 해주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세계유산협약은 선대에서 후대로 전해지는 유산이 국경을 초월한 보편성을 갖는 동시에, 특정 국가나 개인이 아닌 우리 모두의 자산임을 인정했다는데 그 가치가 크다. 세계유산협약 초안 작성에 참여했던 미셸 바티스(Michel Batisse)와 제라르 볼라(Gérard Bolla)가 “세계유산 협약이 가장 크게 공헌한 바를 꼽자면, 바로 인류가 우리 존재의 이원성을 깨닫게 한 점과 자연은 환경인 동시에 유산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한 점”이라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세계 대다수 국가의 참여와 인류의 지지에도 불구하고, 세계유산협약 앞에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각국의 유산은 여전히 엄혹한 현실을 마주하며 다양한 위협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유산의 수는 2018년 현재 1073점에 달한다. 하지만 1000개를 넘는 상징적 숫자에 비해서 해당 유산들이 얼마나 철저히, 효과적으로 보호받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자신있는 대답을 하기 힘들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나 정부간위원회는 문화 및 자연유산 훼손을 막기 위한 공권력을 갖고 있지 않아, 세계유산협약은 국제협력을 유도하고 증진하는 것 이상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한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협약 채택 이후 세계유산이 처음으로 직접 공격 대상이 된 사례는 1991년 12월 두브로브니크(크로아티아)의 구시가지였다. 유고 내전 상황에서 발생한 해당 사건 이후에도 전 세계에서는 여러 유산들이 고의로 파괴되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1993년 11월에는 모스타 르(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역사적인 다리가 파괴되 었고, 2001년 3월에는 탈레반 정권이 바미안(아프가니스탄)의 거대 석불을 폭파했다. 그리고 2012년 7월에는 유서 깊은 도시 팀북투(말리)에 위치한 세계유산의 왕릉이, 최근에는 시리아 알레포의 구시가지와 성채, 크락 데 슈발리에, 팔미라를 비롯한 일부 세계유산이 파괴되어 전 세계인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유네스코가 이 모든 과정에서 마냥 손을 놓고 있었던 것만은 아니다. 2012년 팀북투의 유산을 파괴한 아흐메드 알파키 알마흐디는 해당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에(ICC)에 기소돼 징역 9년을 선고받았다. 이에 대해 이리나 보코바 전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유산이 인류 전체에게 지니는 중요성과 해당 유산을 보존해 온 지역 사회의 공로를 인정했다는 점에서 큰 이정표”라 평가 하고, 해당 판결이 “세계유산이 재건 및 평화정착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유네스코의 신념에 힘을 실어 주었다”고 말한 바 있다. 모든 시스템이 그러하듯, 세계유산협약 역시 이상을 현실로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정책과 전략을 수정해 가며 다양한 도전에 맞서고 있다. △서양 중심적 유산 개념을 탈피해 세계유산목록의 균형성을 향상하고 △특정 카테고리(현대 또는 유사 이전 유산)의 등재 건 수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사실에서 나타나는 유산의 시대적 지역적 편중을 해소하고 △유산 등재 신청 건수 폭증에 따른 사무국과 자문기구의 업무 부담 증가 문제를 해결하고 △보다 높은 보존 기준을 확립하고 목록의 신뢰성을 유지하기 위해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것 등은 그 중에서도 시급하고도 중요한 일이다. 물론 이 모든 사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인적 물적 지원이 필수적이다. 세계유산협약이 당사국에 제공하는 지원은 주로 세계유산기금, 유네스코, 기타 공공 및 민간 기부금을 통해 조성된 자원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실질 가용자원은 지난 몇 년간 계속 감소해 왔다. 따라서 세계유산위원회는 정책 방향을 제시 하는 큰 그림을 그리는 일과 더불어, 이 같은 기술적 지원을 개선해야 하는 임무까지 함께 신경을 써야 한다. 과연 세계유산협약은 이런 도전 과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당사국들이 협약에 힘을 실어주고, 지난 40년간 협약이 수행해 온 역할과 협약이 쌓아온 명성을 더욱 증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우리 모두가 끊임 없이 고민해 보아야 할 문제다. 무니르 부슈나키 유네스코 세계유산 아랍지역센터 소장
안병욱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신임 부위원장
안병욱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이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지난 5월 11일 서울 명동 유네스코회관에서 열린 제67차 정기총회에서 부위원장으로 선출된 안 원장은 앞으로 3년간 4명의 당연직 부위원장과 함께 31대 위원회를 이끌 예정이다. 유네스코와의 인연을 맺게된 소감과 부위원장으로서의 다짐을 <유네스코뉴스>가 들어보았다. 우선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선출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부위원장직을 맡게 되신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갑자기 중대한 소임을 부여받게 되어 어깨가 무겁고 또 걱정스럽습니다. 사실, 한국학중앙연구원장으로서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집행위원을 맡아야 한다기에 특별한 의지 없이 총회에 출석했다가, 감당하기 어려운 큰 부담을 진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큰 일을 겪게 됐다’는 표현이 가장 정확할 것 같습니다. 현 5인의 부위원장 중 유일하게 총회를 통해 선출된 부위원장이십니다. 역대 선출직 부위원장님들은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 더욱 특별한 애정과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신 바 있는데요, 신임 부위원장께서도 저희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연관된 인연이라든가, 관심사를 갖고 계셨는지 궁금합니다. 유네스코는 교육과 세계유산 등으로 일반인들도 평소 가까이 접할 수 있는 국제기구일 것입니다. 저 또한 1961년부터 2017년까지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발간한 영문 한국학 학술지 에 제 원고를 싣기도 했고, 이후 편집위원으로서 10년 넘게 저널 편집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을 이관받아 발간하고 있기도 합니다. 여기에 이번에 부위원장의 소임까지 지게 되었으니 참으로 별난 인연이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현 시점에서 국제기구로서의 유네스코와 국내 조직으로서의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아직은 구체적인 현황을 잘 모르기 때문에 제가 쉽게 언급할 일은 아닙니다. 다만 그간 국제사회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성장한 한국이 이제는 국제 사회에 기여하고 베푸는 역할을 해야 할 시점입니다. 그런데 정부와 시민사회의 지원과 후원은 이를 가능케 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것 같습니다. 게다가 미국 등 과거의 선진국들이 국제기구 내에서 소극적인 역할과 태도를 보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이런 국내외 문제를 우리가 보완할 수 있도록 위상과 역량을 키우는 일이 큰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주요 사업을 의결하고, 조직과 위원들 간 가교 역할을 주도적으로 수행하는 부위원장으로서, 임기 동안 특별히 챙기시고자 하는 부분이 있으신지요. 지금까지 사무처가 여러 임무를 훌륭히 잘 수행해 오셨습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원활히 업무를 수행할수 있도록 필요한 뒷받침을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 여러 위원님의 의견과 제안을 경청하고, 나아가 이를 평화롭고 화목한 인류사회를 조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국제적인 의제로 확장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끝으로 유네스코한국위원회 구성원과 <유네스코뉴스>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유네스코는 평소 우리들 생활 속에서 바깥 세상을 내다보게 하는 창문 같은 존재였습니다. 세계의 여러 뛰어난 문물을 소개하고 배울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이 창문 밖으로 나가 인류사회에 동참하면서 기여할 때입니다. 평화로운 인류사회를 위한 일에 모두가 뜻을 함께해주시길 바랍니다. 안병욱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신임 부위원장 프로필 안병욱 부위원장은 한국 근현대사를 전공한 역사학자로,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2013년까지 가톨릭대 교수로 재직했으며, 현재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을 맡고 있다. 학술단체협의회 대표, 의문사 진상규 명위원,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 국정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으며, 2007년에는 진실· 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과거사 정리 작업을 이끌었다.
2018년 신규 지정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신규 지정 지난 4월 12일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열린 제204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에서 우리나라의 무등산 권역을 포함한 전 세계 13곳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신규 지정됐다. 2015년 제38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유네스코 사업으로 공식화된 세계지질공원은 지질학적 중요성뿐만 아니라 생태·고고학·역사·문화적 가치, 과학적 중요성 및 희귀성 또는 아름다움 등을 함께 지니고 있는 지역을 지정한다. 인간과 자연, 땅과 물이 만나 빚어낸 보석 같은 지질공원 열세 곳을 간략하게 소개한다. 원문 소개 자료 링크
교육을 통한 평화, 유네스코의 존재 이유다
교육은 평화구축의 중추적인 역할을 할 뿐 아니라 평화구축을 소홀히 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좋지 않은 결과를 치유할 수 있다. 요즘 정세를 보면 ‘전쟁과 평화’라는 고전 영화가 떠오른다. ‘고교얄개’라는 영화가 유행이던 70년대 중후반, 고등학생이던 나는 극장에서 ‘전쟁과 평화’를 선택했다. 하지만 스펙터클한 전쟁영화일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영화는 지루했다. 아름다운 오드리 헵번만 기억에 남았다. 그래서 훗날 아내가 미용실에서 머리를 한 날에 ‘오드리 헵번이 울고 가겠네’라며 아내를 기분 좋게 하는데 써먹었다. <전쟁의 사회학>에 나오는 말도 떠오른다. 인류 역사에 있어 평화는 예외였고, 전쟁이 규칙이었다는 말이다. ‘피로 물든 팔레스타인’이라는 오늘 신문 기사 제목을 보며, 여전히 평화는 인류의 숙원임을 절감한다. 전쟁과 평화는 정말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반도에는 전운이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 변란에 대비해 너나없이 생존배낭을 준비했다. 하지만 4월 말 극적인 반전이 일어났다. 이에 5월 14일 <뉴욕 타임스>는 ‘북한과 트럼프: 적에서 친구로'(Trump on North Korea: From Foe to Friend)라는 비디오 클립을 선보였다. 해당 비디오는 ‘그때(then)와 지금(now)’ 을 대비시켜 최근 몇 달간의 상황을 담아 코미디 같은 극적인 반전을 보여준다. 지금 전 세계는 세기의 정상회담이 될 북미 회담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평화’가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한다. 이런 때일수록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인류가 얻은 교훈이자 기념비인 유네스코의 존재 의의를 다시금 돌아보게 된다. <유엔 헌장> 제1장 1조에 담긴 유엔의 창립 목적은 “국제 평화 및 안전을 유지하며”라는 말로 시작한다. 그러한 유엔의 창립 목적인 평화를 달성하기 위해 설립된 전문기구인 유네스코 역시, <유네스코 헌장>에 다음과 같은 창설 취지를 담고 있다. “전쟁은 인간의 마음 속에서 생기는 것이므로 평화의 방벽을 세워야 할 곳도 인간의 마음속이다. (중략) 문화의 광범한 보급과 정의, 자유, 평화를 위한 인류의 교육은 인간의 존엄에 불가결한 것이다. (중략) 이 기구의 목적은 (중략) 교육, 과학, 문화를 통한 국가 간 협력을 촉진함으로써 평화와 안전에 공헌하는 것이다.” 교육, 과학, 문화, 정보·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국제협력을 촉진하여 세계 평화와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는 유네스코의 사명을 우리의 마음에 다시금 새겨본다. 2년 전에 열렸던 한국평생교육학회 창립 50주년 기념 학술대회는 주제로 ‘평화, 공존, 그리고 학습’을 내걸었다. 당시 일부 회원들은 ‘갑자기 웬 평화냐’며 다소 생뚱맞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던 차에 유네스코 홈페이지에 ‘평화’라는 영문 단어를 중심으로 한 그림 한 점을 찾았고, 우리는 이것을 당시 학술대회 포스터로 활용했다. 이 그림은 서로 다른 문화 간의 대화, 문화적 다양성, 비폭력, 관용, 표현의 자유, 상호 이해 등 우리 인간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인간 활동들이 모두 평화와 관련되어 있음을 웅변한다. 평화가 삶의 중심이라는 이야기다. 이 내용을 회원들에게 전달하자 설득이 되었다. 당시 “평화와 공존을 위한 평생교육과 학습”으로 주제 강연을 맡았던 김성재 김대중아카데미 원장은 “지구촌과 한반도의 현실과 미래를 생각할 때 평생교육은 무엇보다도 ‘평화와 공존’을 주요 내용으로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자연, 그리고 북한과도 평화 공존하는 평생교육을 주문했다. 평생교육 또한 유네스코의 중요한 주제다. 해당 강의를 들으며 그간 평생교육 분야가 평화교육을 챙겨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자연과 공존하는 평생학습 본연의 모습으로서 지속가능발전목표 16번(SDG 16)과 교육의 역할을 되새겨 본다. SDG 16은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평화적이고 포괄적인 사회 증진을 목표로 하는 평화, 정의, 제도를 근간으로 한다. 여기서 교육은 평화와 관용, 건강한 시민사회 건설의 선도자 역할을 한다. 평화는 SDG의 5대 강령인 사람(people), 지구(planet), 번영(prosperity), 평화(peace), 파트너십(partnership) 중 유난히 돋보이는 단어다. 여기서 평화란 정치 참여, 정의에 대한 접근을 말한다. 교육은 평화 구축의 중추적인 역할을 할 뿐 아니라 평화 구축을 소홀히 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좋지 않은 결과를 치유할 수 있다. 유네스코의 창립 목적인 ‘교육을 통한 평화’를 구축할 때 그 평화는 지속가능하다. 평화가 무르익어가는 오늘, 유네스코의 평생교육과 평화교육은 세계평화를 향한 길을 함께 가는 길동무임을 확인한다. 이희수 중앙대학교 대학원장·교육학과 교수 이희수 교수는 평생학습과 인적자원개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과 연구를 펼치며 <각국의 평생교육정 책>, <한국의 문해교육> 등을 펴낸 교육학자다. 지속가능발전목표의 교육 분야 정책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으며, 지난해 11월 14일 서울에서 열린 ‘제 1회 유엔 지속가능발전 교육목표 이행(SDG4-교육 2030) 포럼’에서 기조 […]
문화재의 불법적인 반출입 및 소유권 양도의 금지와 예방 수단에 관한 협약(1970)
유네스코 협약 돋보기 2 문화재는 한 국가나 공동체의 정체성이 오롯이 담겨있는 소중한 유산입니다. 선조들이 남겨둔 문화재를 통해 우리는 과거를 엿보고, 현재를 고민하며, 미래에 대한 교훈을 얻기도 하지요. 하지만 이렇듯 소중한 문화재가 해당 국가나 공동체의 손이 아닌 전혀 엉뚱한 곳에 가 있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과거 전쟁과 피탈의 역사 속에서 불법적으로 반출입된 문화재입니다. 하지만 […]
시험의 사회학
누구든지 ‘시험 점수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누구도 ‘당장 시험을 없애자’라고 자신있게 말하지는 못한다. 그것이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그리고 우리 사회에서, 시험은 과연 어떤 역할을 하고 있으며 어떤 명암을 갖고 있을까. 아시아 각국의 ‘시험 문화’를 비교 분석한 유네스코 방콕사무소의 보고서를 한국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
사본은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될 수 없나요?
유네스코 유산 ‘오해와 진실’ 16 유네스코의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 사업은 전쟁, 테러, 재난 등 여러 가지 상황 속에서 파괴되어가는 중요한 기록물을 보호하기 위해 1992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세계기록유산의 주요 등재 조건 중 하나로 유산의 ‘진정성’(authenticity)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는 해당 유산이 ‘진품이며 원본에서 손상되지 않은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인류의 중요한 역사적 기록물의 원본이 유실되고, 그 사본만 […]
교육 현장에서 활용할 나눔의 씨앗이 되길 바랍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지구촌 교육나눔 사업을 후원하는 여러 학교에서 나눔 참여를 위해 활용할 수 있는 교육 콘텐츠(교수학습자료)를 개발했다. 이 자료는 학생들이 자신과 세상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유네스코의 주요 가치를 배우는 한편, 나눔의 취지에 공감하고 봉사를 실천할 수 있도록 단계적인 교수‧학습 모델을 제시한다. 학교 현장에서 나눔과 기부, 세계시민교육을 치열하게 고민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자료를 만든 선생님들로부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