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한국위원회(이하 한위) 지구촌 교육 나눔 사업의 후원자 중에는 한위와의 특별한 인연이 계기가 되어 후원을 결심했다는 분이 적지 않습니다. 이번에 나의 나눔 이야기를 보내주신 양우홍 후원자 역시 2년 전에 연수인턴으로 한위와 첫 인연을 맺은 것이 그 시작이었습니다.
내가 후원을 결심한 이유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이하 한위)로부터 후원과 관련된 저의 생각을 듣고 싶다는 부탁을 받고, 2년 전 겨울에 한위에서 연수인턴으로 일하던 때가 새삼 떠올랐습니다. 사회복지를 전공했기에 저는 후원에 대한 관심이 남들보다는 좀 더 많은 편이었고, 한위에서 후원모금과 관련된 연수인턴을 뽑는다는 공고를 보자마자 지원을 했습니다. 비록 길지는 않은 연수인턴 기간이었지만 저는 이곳에서 보고 듣고 깨달았던 점들이 적지 않음을 느꼈고, 이에 한위에 후원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품었습니다.
여러 기관 중에서 특히 한위에 후원을 결심한 이유 중 하나는 한위의 후원금 사용 내역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위에서 모금 관련 업무를 수행하기 전에도 몇몇 단체에서 모금과 관련된 교육과 활동을 대학생으로서 해 본 적이 있었기에, 한위에서 일을 하면서 이전에 경험한 여타 단체와는 몇 가지 다른 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단체에서는 일반적으로 후원금이 생기면 그 후원금 중 일부를 후원금을 모집하고 관리하는 데 사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전체 모금액에서 생각보다 적지 않은 비율이 그러한 관리비로 들어가고, 그 중에서도 모금 및 관리 인력에 특히 많은 비용이 들어가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한위는 사업에 투입되는 인력(PM 등)에만 인건비를 사용하고 나머지 금액을 온전히 사업 운영에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후원금의 일부가 기관 운영에 필요하다는 부분은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저는 후원금을 모집하고 관리하는 일보다는 실질적인 사업에 더 많은 도움이 되고 싶었고, 따라서 한위는 저에게 있어 첫 후원을 하기에 가장 적합한 곳이라 생각했습니다.
한위의 사업 영역 또한 후원 결심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저는 단순한 물질적 지원은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일차원적인 방안에 그친다고 생각합니다. 당장은 물질적 도움이 필요할지라도, 개인과 사회가 빈곤으로부터 탈출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그 사회의 구성원들에게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더욱 근본적 해결책이라고도 생각합니다. 따라서 지구촌의 소외 계층에게 지속적으로 교육을 진행하는 것이야말로 전체 인류 사회를 밝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일이라 믿습니다. 저는 한위야말로 소외된 이들을 위해 교육 사업을 진행하는 곳들 중에서도 전문성이 돋보이는 조직이라 생각하며, 이런 이유로 한위에 후원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나눔은 확산하는 것
어린 시절 TV에서 해외 빈곤 아동들에 대한 후원을 독려하는 프로그램을 시청하고는 어머니께 우리도 전화 후원을 하자고 말씀을 드린 적이 있는데, 이것이 나눔에 대한 저의 첫 번째 기억입니다. 그 이후 저는 후원에 대해서 잊고 있다가 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하면서 나눔에 대해 조금은 더 깊이 있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나눔은 확산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행복은 전염된다』라는 책을 읽으면서 ‘내가 행복하면 내 주위의 사람들에게도 그 행복이 전파된다’는 이야기를 접했고, 행복뿐만 아니라 나눔에서도 똑같은 일이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도 같은 깨달음을 얻은 바가 있습니다. 도움을 받은 친구 중 일부가 저와 비슷한 방식으로 또다시 타인을 돕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도움을 받았거나 받고 있는 이가 자신보다 더 힘든 이들을 위해 나눔을 하고 있다는 내용의 뉴스를 접하면서도 저의 믿음은 더욱 확고해졌습니다. 이처럼 나눔이 사람과 사람을 따라 더 널리 확산될 때, 저는 이 사회 전체가 더욱 따뜻하게 데워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다른 이들을 위해, 그리고 사회를 위해 시작한 작은 나눔은 세상 곳곳에서 더 큰 나눔으로 변해갈 것입니다. 이러한 저의 믿음, 그리고 확신이 다른 여러 후원자 분들에게도 전달되기를 바라며, 비록 짧은 글이지만 후원에 대한 제 생각을 정리해 볼 기회를 준 한위에 특별한 감사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나눔은 후원을 하는 것이지만, 앞으로는 더 큰 도움이 되는 활동들을 해 나가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자신이 생각하는 후원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 보시길 권합니다. 그러한 생각 자체만으로도 저마다 힘겨운 일이 적지 않은 이 코로나19 시대에 조금이나마 긍정적인 힘이 생길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양우홍 후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