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인주중학교의 유네스코학교 활동
인천 미추홀구의 인주중학교(교장 이상우)는 2004년 개교 이후 ‘슬기, 사랑, 창의’를 교훈으로 삼고 다양한 학생 교육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2019년에 유네스코학교에 가입한 이후, 지난해 코로나19 속에서도 열심히 활동을 펼친 인주중학교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미래선도형 인재를 키워나가기 위해 학생들의 다양한 교육 활동을 지원하고 있는 우리 학교는 마을 교육공동체와 함께 꿈과 끼를 찾는 자기주도적 진로활동과 글로벌 인재 육성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유네스코가 펼쳐 온 활동들이 우리 학교의 교육 이념을 달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는 판단하에 인주중학교는 2019년 유네스코학교네트워크에 가입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코로나19라는 난관 속에서도 갓 입학한 20명의 1학년 학생들과 더불어 유네스코 동아리를 운영하며 교내에서 유네스코의 이념과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알리기 위한 캠페인 및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바로 유네스코 ‘Dream 드림 캠페인’의 일환으로 펼친 활동들입니다. 우리는 세계 문해의 날을 맞아 문해교육의 중요성과 의미를 전교생에게 홍보하고, 희망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내 ‘소소담’에서 유네스코 문해 ‘무비(無非)데이’를 운영했습니다. 행사의 제목과도 같이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글을 읽고 쓰는 법을 배워 비문해가 없어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함께 참여해 준 학생들은 영화 ‘퍼스트 그레이더’를 시청한 뒤에 서로 감상평을 나누고 문해교육 응원 메시지 보드, 지장나무 만들기 활동을 하며 전 세계 학생들의 마음속에 희망을 심어줄 문해 교육을 한마음으로 응원했습니다. 이 시간을 통해 학생들은 문해교육의 중요성과 지구촌 교육 소외계층에 대해 더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를 발판으로 유네스코 ‘Dream 드림 희망나눔가게’를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유네스코 동아리 학생들은 ‘나에게는 불필요하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필요할 수 있는 물건’을 학생 및 선생님들로부터 기부받아 희망나눔가게 운영을 준비했습니다. 처음 진행해 보는 캠페인이라 기부 물품이 많이 모일지, 원활하게 운영될지 등 적잖은 걱정과 고민이 있었던 학생들은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이를 극복하기로 하고 함께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동아리 학생들은 캠페인을 통해 모인 수익금이 학교가 없어 배우지 못하는 지구촌 학교 밖 사람들의 교육사업을 위해 기부된다는 사실을 널리 알렸습니다. 물품 기부가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로 그치지 않고 보다 뜻깊은 일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게 된 학생과 선생님들은 집안 구석에서 잠자고 있던 물건들을 적극적으로 찾아 기부에 동참해 주었습니다. 그 결과 총 72명의 학생과 선생님들이 도서, 의류, 장난감, 학용품 등 다양한 물품 기부에 동참했고, 247명의 학생들이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며 희망나눔가게를 방문했습니다. 이를 통해 모인 수익금은 모두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 기부했습니다.
이번 행사는 인주중학교 모든 구성원들이 쓰지 않는 물건을 나누어 씀으로써 폐기물을 줄이는 계기가 되는 동시에, 수익금을 지구촌 교육 소외계층 아이들을 위해 기부함으로써 환경보호와 함께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일석이조의 시간이었습니다. 캠페인에 참여한 한 학생은 “그동안 잘 모르고 있었던 지구촌 교육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이를 위한 모금 활동에 동참할 수 있어 기쁘다”며 나눔의 현장에서 느꼈던 즐거움과 뿌듯함을 전했습니다.
작년 한 해 유네스코학교를 운영하면서 코로나19로 인해 적잖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연초 계획했던 많은 행사들이 취소되거나 변경되었고, 학생들 없는 학교는 마치 시간이 멈춘 것만 같았습니다. 하지만 유네스코 Dream 드림 캠페인을 운영하며 나눔의 즐거움을 느끼고 햇살같이 피어나는 학생들의 미소를 보며 잠시나마 따뜻해질 수 있었던 2020년이었습니다. 2021년, 아직까지도 바이러스와의 싸움은 끝나지 않았지만, 모두가 힘든 상황 속에서 나눔의 즐거움을 통해 많은 학교들이 이 따뜻함을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박솜이 인주중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