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고등학교 유네스코학생자치회
지구촌 곳곳의 다양한 지역과 우리를 연결해 주는 여행과 관광은 코로나19 때문에 한동안 멈춰 있었지만, 한국관광고 학생들은 이런 상황에서도 나눔을 통해 우리와 지구촌 이웃과의 연결고리를 만들어가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그 일환으로 학생들 주도로 진행된 책 기부 캠페인의 이모저모를 독자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지난 4월 19일부터 29일까지 열흘간 우리 학교 도서관은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웃음소리로 오랜만에 활기가 넘쳤습니다.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을 기념해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주관한 ‘한 권의 기부’ 캠페인을 진행하며 북마켓을 운영한 덕분입니다. 개발도상국의 아이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선물한다는 이번 캠페인의 취지를 선생님께서 소개해 주셨을 때 학생자치회 구성원들은 모두 큰 흥미를 느꼈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의미 있는 캠페인에 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동참해 주면 좋겠다는 데 생각을 모았고, 학생자치회가 주축이 되고 도서부와 바리스타 동아리인 KOTO가 함께 힘을 합쳐 이번 프로그램을 기획했습니다.
우리는 학생자치 회의를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을 한 권씩 가져와 기부하고, 그 책으로 도서관에서 북마켓을 열어 책값을 유네스코 Dream 드림 저금통에 넣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처음에는 학생들이 책을 멀리하지는 않을지, 친구들이 기부한 책을 선뜻 구매할지 등의 걱정이 앞서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아침 조회시간을 활용해 전교생을 대상으로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을 소개하고 우리가 진행하려는 캠페인을 알기 쉽게 설명했습니다. 캠페인 포스터를 만들어 교내 곳곳에 게시하고, 캠페인 자료를 전시하며 북마켓 공간도 디자인했습니다. 책을 기부할 때 그 책을 소개하는 한줄평도 함께 써내도록 했는데, 짧은 문장 속에는 고민하며 적은 흔적과 함께 책을 열어보게끔 하는 매력이 듬뿍 담겨 있었습니다.
이렇게 학생과 선생님이 기부한 책은 무려 150여 권. 선생님들이 기부한 책은 특히 인기가 많아서 뒤늦게 도서관을 찾은 학생들은 아쉬움에 발길을 돌리기도 했습니다. 관광 영어・일본어・중국어 통역을 전공으로 하는 우리 학교의 특색에 맞게 북마켓 한편에 정말 좋은 책을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很(hěn) 安い ZONE! 매우 싼 지역!’이라는 이름도 즉석에서 만들어 붙이고 모두가 뿌듯해 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바리스타 동아리 KOTO는 학생들이 캠페인에 즐겁게 참여할 수 있도록 책을 구매하는 학생들에게 ‘KOTO 특제 스무디 할인권’을 제공해 캠페인을 축제의 분위기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격주로 등교를 하는 와중에도 학생들은 잊지 않고 책을 기부하고 캠페인 활동에 기꺼이 참여해 주었고, 그 결과 저금통에는 개발도상국 친구들의 꿈을 위한 우리의 정성이 차곡차곡 쌓여갔습니다.
이렇게 독서와 기부활동에 대해 높은 열정을 가진 학생들을 보며 캠페인을 준비하고 진행한 보람을 듬뿍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 활동을 통해 책 기부자는 좋은 책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기쁨을 얻고, 구매자는 평소에 읽고 싶었던 좋은 책을 저렴한 가격으로 사면서 기부까지 하며 보람을 느꼈으리라 생각합니다. 책장에서 잠자고 있던 책이 새로운 주인을 만나고, 또 개발도상국의 아이들을 위한 기부로까지 이어진다는 것. 이것이 바로 ‘선순환’의 사례가 아닐까요? 이 선순환의 고리를 생각하며 우리는 각자의 인생에서 더 자주 선순환을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캠페인 기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면서 정말 마음이 따뜻한 친구들이 우리 곁에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 기뻤습니다. 비록 살아온 환경도 문화도 다르지만, 다른 사람을 위해 무언가를 할 때 진정한 기쁨이 생기며 누구나 자신만의 방법으로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평소에는 생각해 볼 기회가 없었던 지구촌 나눔 분야에도 관심을 갖게 된 것이 이번 캠페인이 우리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이었습니다.
최예지, 성윤식 한국관광고등학교 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