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GETHER 세계 기념일 캘린더’ 참여 작가 – 한페이지
연말연시면 여기저기서 새해 달력이 손에 들어오기 마련이지만,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이하 한위)의 달력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 2024년, 창립 70주년을 맞아 한위가 KT Y 소속 일러스트 작가들과 함께 만든 ‘70GETHER 세계 기념일 캘린더’는 작가들이 달마다 서로 다른 기념일 하나씩을 주제로 삼아 만든 작품을 소개하며 기념일의 의미를 재미있고 아름답게 알리고 있다. 이번 달에는 1월 24일 ‘세계 교육의 날’을 작품으로 표현한 한페이지 작가를 만나 그 뒷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 안녕하세요 한페이지 작가님, 소개를 부탁합니다.
간직하고 싶은 순간을 그림으로 남기는 일러스트레이터, 한페이지입니다. 소중한 순간을 한 페이지씩 남긴다는 뜻도 있고, ‘나만의 페이지’라는 뜻도 갖고 있는 이름이에요. 한 페이지, 두 페이지가 모여 책이 만들어지듯이 지금의 저를 만든 평범하고 특별한 순간들을 공유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1월의 기념일인 ‘세계 교육의 날’을 어떻게 표현하셨나요?
작품의 제목은 ‘우리들이 만들어 갈 세상’이에요. ‘교육’하니까 책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그림을 자세히 보시면 아이가 나무를 심으면 마을이 생기고, 아이가 별이나 모양을 그리면 그게 세상을 이루는 구성 요소가 되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어요. 책과 교육에서부터 시작해서 아이들의 손에서 무엇이든 이루어지는 세상을 그리고 싶었어요.
+ 교육이라는 주제가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부분이 있었을까요?
여러 세계 기념일 중에서도 세계 교육의 날이 제겐 좀 크게 다가왔어요. 저도 어렸을 때 미술학원에서 배운 미술이 제일 재밌었고, 그것이 지금의 일이 된 것이니까요. 미술을 교육받지 못했으면 지금 이렇게 활동을 하지도 않았을 거라는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또한 제가 작가로서 그림만 그리는 게 아니라 미술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기도 하다 보니 그 중요성을 더욱 느껴요. 저는 교육을 ‘씨앗을 심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씨앗을 심기 전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죠. 심기 전까지는 뭐가 나올지 모르기에, 교육은 나이에 상관없이 이루어져야 하고, 잠재력을 펼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게 나올지 모르고, 그게 어떤 모양일지 모르지만 그래서 더 각자가 가지고 있는 ‘나’라는 토양에 다양한 씨앗을 심어볼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 혹시 작가님도 최근에 무언가를 배우고 계신지 궁금해요.
저는 최근에 축구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정말 재미있고 스스로 꽤 잘한다는 생각도 들어요. 어렸을 때부터 했으면 선수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도 들었고, 이렇게 성인이 돼서도 교육을 받으면 여전히 발현되지 않은 잠재력을 발견할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세계 교육의 날을 맞아서 ‘이거 한번 해보는 거 어때요?’하고 제안하고 싶은 게 있나요?
‘생전 안 해본 것 배워보기!’가 어떨까요? 나이와 상관 없이 배우고 마음껏 뜻을 펼치면 좋겠어요. 저는 아이스하키 같은 걸 배워 보고 싶거든요. 그걸 하는 내 모습을 상상해 본 적도 없을 만큼 진짜 뜬금없는 걸 한번 배워 보는 거예요. 세계 교육의 날이 나도 모르는 내 잠재력을 찾아주는 그런 날이 된다면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물론 잠재력이 없어도 괜찮아요. 새로운 배움은 그 자체로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기도 하니까요.
+ 작가님의 향후 목표나 계획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미술교육을 통해 저도 아이들에게서 영감을 받으면서 함께 성장하고 싶어요. 제가 ‘세계 교육의 날’을 맡아서가 아니라, 원래 가르치는 걸 정말 좋아하거든요. 요즘은 아이뿐 아니라 그림을 그리고 싶어 하는 성인도 많고, 입시 위주의 교육 외에 미술교육의 영역도 다양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무엇이든지 ‘진짜 내 그림’, 내 머릿속에 있는 걸 원하는 재료로 그리는 법에 대해 관심이 많아요. 그것이 캔버스든 도화지든 태블릿이든, 매우 폭넓은 대상 중에서 그걸 찾는 과정부터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어요. 그런 것들을 가르치는 커리큘럼도 만들고 싶고, 또 제가 가르치는 친구들이랑 함께 해 보면서 영감도 좀 얻으면서 작품을 풀어내 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