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는 국가와 문화를 초월하여 평화와 자유를 노래하는 재즈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2011년 제36차 총회에서 4월 30일을 ‘세계 재즈의 날’로 정했습니다. 유네스코가 추구하는 평화와 화합, 자유와 공동의 번영이라는 이념은, 아마도 재즈가 지닌 의미, 가치와 서로 연결되어 있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바로 이 재즈의 가치, 세계 재즈의 날의 의미를 많은 국민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그리고 음악으로 한국 문화를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재즈 뮤지션인 나윤선 씨를 ‘세계 재즈의 날 홍보대사’로 위촉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유네스코가 지정한 기념일과 관련해서 홍보대사를 위촉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재즈로 재해석한 ‘아리랑’, 세계인에게도 감동 전해
나윤선 홍보대사는 아름다운 음색으로 사람들의 닫힌 마음을 열고 세계를 매료시킨 재즈 보컬리스트입니다. 특히 한국인의 정서를 오롯이 담은, 한민족의 대표적인 가락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기도 한 ‘아리랑’을 재즈로 재해석한 노래는 몇 번을 들어도 그 감동이 계속 마음을 울립니다. 세계인들이 ‘아리랑’에 보낸 찬사를 보면서 언어는 달라도 음악을 통해 세계인이 소통할 수 있음을 다시금 실감하게 됐습니다. 21세기는 상상력과 창의력, 다양성, 공존 상생의 세기입니다. 재즈가 추구하는 자유로움과 새로움은 곧 유네스코가 추구하는 가치와 맞닿아 있습니다. 저는 나윤선 홍보대사가 재즈를 통해 유네스코의 이념과 가치를 우리 국민들에게 널리 전파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국내 재즈 환경을 만드는 데도 관심을 가져주시면 고맙겠습니다.
1950년 한국전쟁으로 잿더미로 변한 이 땅에 유네스코는 국정교과서 인쇄 공장 건립을 지원해 주었습니다. 우리가 가르치고 배울 수 있는, 유네스코가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하는 바로 교육, 그 기반을 재건하는 데 많은 지원을 해 준 것이 유네스코였습니다. 유네스코는 당시 절망과 실의에 빠져 있던 우리에게 다시 일어 설 수 있는 힘을 보태주었습니다. 지금과 같은 경제적 번영과 안정을 이룩하는 데 유네스코가 큰 기여를 했던 것입니다. 이제는 우리가 유네스코로부터 받은 것을 국제사회에 갚을 때입니다.
고단한 삶에 용기와 희망을 주는 재즈
제가 개인적으로 재즈의 아름다움에 처음 접한 것은 주 휴스턴 총영사로 근무하던 2004년~2005년 무렵이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온 흑인 노동자들이 일을 하면서 합창으로 부른 노동요가 블루스, 흑인영가등과 결합하여 재즈로 발전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재즈는 떠나온 고향을 그리워하며 고단한 삶을 살던 당시 흑인 노동자들에게 용기와 삶의 희망을 불어넣어주었습니다. 뉴올리언스는 루이 암스트롱을 위시하여 수많은 재즈연주가들을 배출했습니다. 뉴올리언스가 미국 최악의 재난참사인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해 처참하게 파괴되었을 때도 뉴올리언스 시민들이 다시 일어나도록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어준 것도 바로 이 재즈였습니다.
이제는 문화가 세상을 움직이는 시대입니다. 나윤선 홍보대사를 통해 전파되는 재즈의 아름다운 선율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하루 하루 고단한 삶을 이어가고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위협으로 고통 받고 있는 우리 국민들에게도 희망의 메시지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그런 점에서 다시 한번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세계 재즈의 날 홍보대사를 맡아 주신 나윤선 홍보대사에게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나윤선 홍보대사와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함께 손잡고 재즈와 평화를 함께 이어 나갔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